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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꽃 보다도 더 붉은‘수주 변영로 문학제’
2006년 10월 23일 (월) 00:00:00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 10월을 맞이하여 우리문단의 큰 별이자 부천의 큰 자랑인 민족시인 변영로 선생을 기념하기 위한 ‘제2회 수주변영로 문학제’가 부천시에서 열려 마음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양귀비꽃 보다도 더 붉은’의 제목으로 열리는 문학제의 하나로 20일, 부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제8회 수주문학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번 수주문학상 대상은 임경묵(교사, 시흥시, 70년생)씨 작품 ‘질경이의 꿈’이 수상했으며 우수상은 현택훈(강사,대전시,74년생), 박기동(사업,부천시,59년생), 정철웅(교수, 광주시, 59년생)씨가 각각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지난 8월중에 시 부문에 대해 전국 문인을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하여 353명이 2,732편을 응모되어 이중 4명의 수상작이 결정되었으며 대상은 5백만원, 우수상은 1백만원의 상금을 각각 지급받았다.

   
▲ <질경이의 꿈>으로 대상을 받은 임영묵(교사)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수주문학상은 부천이 고향이며 작고후 고향땅에 묻혀 계신 수주 변영로 선생의 뛰어난 문학기량과 올곧은 민족정신을 기리기 위해 부천시에서 1998년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이듬해인 1999년 제정되었다.

이제 갓 두 돌이 된 ‘수주 변영로 문학제’는 변영로 선생의 뛰어난 문학기량과 민족정신을 기리기 위해 ‘수주문학상’을 비롯하여 ‘수주 문학 작품 낭독회’, ‘문학과 사진의 만남전’ 등 7가지의 다양한 문학행사를 한데 묶어 치르는 문학행사로 열려 부천시를 양귀비 꽃 보다도 더 붉게 물들이고 있다.

수주 변영로 문학제는 20일 부천시청에서 열린 수주 수필 낭독회와 수주문학상 시상식에 이어 26일 오전 10시에 복사골문화센터에서 작가초청 목요문학나들이가 있으며, 27일부터 11월 2일까지 부천현대백화점 9층 가네트갤러리에서 문학과 사진의 만남전이 준비되어 있다.

또한, 청소년에게 문학의 꿈을 심어주기 위한 부천 청소년문학상 작품을 20일까지 공모했으며 다음달 2일에 부천현대백화점에서 나의 애송시 낭송회가 열릴 예정으로 있고, 복사골문화센터 2층 문화사랑방에서는 다음달 3일 부천 신인문학상 시상식이 열린다.
 
수주 변영로 문학제는 (사)민족문학작가회의 부천지부에서 주최하며 부천시, 부천시의회, 수주문학상운영위원회, 복사골문학회, 부천예술포럼에서 후원해 열리는 부천의 대표적인 문학제이다.

 

<질경이의 꿈>은 실직한 당신’을 질경이풀‘의 질긴 생명력에 비유한 이 작품은 최근 문단에 발표되고 있는 서정시의 약점을 발전적으로 극복한 좋은 시라고 판단되었다.

시적 서술의 묘사력과 언어의 유연한 구사능력 그리고 대상에 대한 관찰 등이 적절한 어조에 실려 있어 뛰어난 시적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심사위원 이승훈, 최동호>

 

 

   

질경이도 꽃을 피우냐고요
바람이 구름을 딛고 하루에도 수천 번씩
오르락내리락하는 소백산 정상에서
꽃 안 피우고 살아남는 게 어디 있나요

노루오줌도 찰랑찰랑 지린 꽃을 피우고
심지어 개불알꽃까지 질세라 덜렁덜렁
망태를 흔드는데요 사실 말이지

그렇게 아웅대며 서둘 필요는 없거든요
밟힐 때마다 새파랗게 살아남아
가끔 뿌리까지 헹궈주는 바람을 끼고
소백산 허리에 닥지닥지 달라붙은
저를 보신 적이 있잖아요
실직한 당신의 낡은 등산화 밑에서도
이렇게 구겨진 날을 밀어 올리잖아요

혹시
뒤돌아보지 않고 지나온 길이 후회되세요
흔적도 없이 지워드릴 수도 있거든요
가파른 오르막길이 팍팍하고 힘들면
부담없이 제 발목쟁이를 또옥 따서
풀싸움이나 하면서 잠시 쉬었다 가세요

길 잃어 막막한 당신이 뿌리 채 뽑아서
하늘 높이 제기차기를 해도 그만이구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가 가진 그늘은
씨방처럼 부푼 땀방울들을 말리기엔
너무 키가 작으니까요

그러니까 제 발목쟁이를 드린다는 거예요
대신에 당신의 캄캄한 어깨를 껴안고
하산하던 씨앗 한 톨이
고개 묻고 돌아가는 당신의 뒤안길 혹은
보도블록 틈에 질긴 뿌리를 부리고 서서

언젠가 당신의 지친 발목쟁이에
입 맞출 수 있다면
저는 밟혀도 정말이지 괜찮거든요
이젠 당신도 다시 한 번
울먹이는 희망을 돌볼 시간이잖아요
<‘질경이의꿈’임경묵/제8회 수주문학상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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