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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객전도(主客顚倒) '펄벅 기념관' 개관 행사
2006년 10월 02일 (월) 00:00:00 양주승 기자 webmaster@bucheontimes.com

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

   
▲ 홍건표 시장을 비롯 오명근 시의장, 김문수 도지사 부인 설난영 여사, 국회의원 차명진, 도의원 황원희 등 정치권 인사만 있지 지역복지관-종교계-교육계 인사들은 찾아 볼 수 없다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사회의 냉대와 멸시 속에서 고통 받는 혼혈아동들을 ‘편견과 차별 없는 세상’에서 살게 하기 위해 일생을 바친 故 펄벅 여사의 업적을 기리는 ‘펄벅기념관’개관행사가 정치권 인사 중심 행사로 치러져 뜻있는 인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9월30일 오전 10시 부천시 소사구 심곡본동 556-9번지 옛 ‘소사희망원’자리에 건립된 ‘펄벅기념관’개관 행사가 열렸다.

정작 이날 행사는 맨 앞자리에 앉아 용기와 격려, 축하를 받아야할‘소사희망원’출신 혼혈아들은 뒷전에 물러나 있었고 정치판 인사들만 내빈석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었다.

또한 제일 먼저 달려와  축하해야 할 지역사회복지관 임원들과 교육계, 종교계 인사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으며 다만 외국인 노동자의 집 김범용 소장만이 뒷좌석에 앉아 행사를 지켜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주최측으로부터 초대를 받지 못했는지 아니면 초대를 받고도 여타 사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는지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부천의 내노라 하는 사회복지단체 및 교육계, 종교계 인사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펄벅여사가 64년부터 74년 타계하기까지 부천 에서 일궈낸 인도주의적 업적을 생각한다면 참으로 아쉬운 개관행사였다.

배한성(교통방송 아나운서·성우)씨의 행사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홍건표 시장, 오명근 시의장, 차명진 국회의원의 축사가 있었는데 모두가 입에 바른 요식적인 축사였다.

   
▲ 국회의원 임해규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뒤늦게 참석한 임해규 국회의원은 축사에서 “과거 3대시의원을 지냈던 소사구 출신 홍인석 전의원이 펄벅기념관 건립 추진을 위해 미국 현지 재단까지 다녀오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는데 이제야 빛을 보게 됐다”며 “이 자리에 꼭 초대되었어야 할 홍인석 전의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가장 아쉬운 대목은 내빈들의 축사가 끝난 후 이어진 펄벅여사 동상 제막 및 기념관 오픈 테이프 컷팅 행사 였다.

‘소사희망원’ 출신 혼혈가수 인순이를 비롯하여 정동권.제임스리,오세근, 혼혈장애인 시인 김영철, 혼혈인기 연예스타 김디에나 양 등이 동상개막 및 테이프 컷팅의 중심에 섰어야 했으나 지역정치인들이 중앙을 차지하고 각종 세레모니를 주도함으로서 그들은 뒷전에 서서 구경하는 참관자의 역할 뿐이었다.

펄벅기념관 남현주 사무국장은 “소사희망원 출신인 가수 인순이 씨는 펄벅재단 홍보이사이며 이날 축사를 계획했지만 부천시  관련부서와 의전관계를 협의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빠졌다”며 “부천시로부터 위탁받은 단체로서의 한계를 절실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남 사무국장은 “이로 인해 축하공연 쇼에서 노래를 할 예정이었던  인순이·윤수일 씨가  마음이 상해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김디에나 양은 “내빈으로 참석한 일부 정치인들이 혼혈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며 불편한 심정을 털어 놓기도 했다.

파주에서 온  A모씨는 “편견과 차별로 소외받고 있는 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보다는 오히려 펄벅여사의 딸 등 유명인사와 함께 기념촬영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며 “무슨 친분이 있었으며 무슨 추억을 남기려 하는지 속마음을 알 수가 없다”며 꼬집기도 했다.

소사본동에서 40년 이상 살아 왔다는 토박이  주민 B모씨는 “주객이 전도된 행사는 이번 뿐 만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흔히 보아왔다”며 “최근 모 학교 행사에 참석했는데 주인공은 학생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뒷전에 서서 박수만 치고 외부에서 초청된 지역 기득권 인사들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된 것을 보고 형식에만 치우친 전시행정은 앞으로 개선되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 1964년부터 73년까지 펄벅 여사가 운영했던 <소사희망원>에서 출신 혼혈아 및 고아들이 어른이 되어 이날 개관식에 참석했다. 왼쪽에서 두번째가 함중아와 양키스 멤버 정동권 씨ⓒ부천타임즈 고은경 기자

펄벅기념관은 총 32억원(국비 5억, 도비 5억, 시비 22억)의 예산을 들여 지상 2층으로 건축되었는데 대지면적은 916평에  건축면적은 1층 전시실  51평. 2층 사무실  55평으로 외부 조경시설(분수대·파고라·주차장) 면적이 810평으로 본관 건물이 너무 협소해 시민이 참여하는 각종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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