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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白手)의 삶
2006년 08월 19일 (토) 00:00:00 한억만 기자 ponamch@hosanna.net

한억만 기자 (관동대학 겸임교수)

   

'짜장 1,200원에 안되겠니?'를 유행시켰던 백수는 이제 취직함으로 막을 내렸지만, 현실은 여전히 우울할 뿐이다.

최근 프랑스에서 실업 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는 등 모든 나라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오늘 날 백수들의 현실을 웃음으로 이겨내며 그들을 만들어내는 사회 상황을 우회적으로 꼬집는 영화나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백수나 비정규직들로 판을 치고 있다.

취업을 위해서라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극이 나올 정도로 이 시대의 최대 관심사는 취직일 뿐 다른 어떠한 혁명일지라도 의미가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토익 850점이 넘은 어느 자매는 백수 생활 한 달째가 접어들면서, 남는 것은 늦잠과 점점 비어 가는 통장 잔고 속에 자발적 백수가 될까봐 두렵다고 고백하는 그들은 더 이상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 일상이 되어버린 이웃의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남이 볼 땐 그들은 여유(餘裕) 있고 모든 것이 넉넉한 듯하나, 실제 현실에서는 돈도 빽도 친구도 없이 하루살이처럼 의미(意味)없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특별히 어려운 일이 없음에도 마음은 늘 무겁고, 가끔 소리 내어 웃어도 기쁘지도 않고, 시간은 넘쳐도 정작 하고 싶은 일은 하지 못하고, 언제나 모든 것이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것이 백수들의 삶이다.

하지만 백수들의 진짜 폐해는 생활 속에서 이러한 불안전한 일들보다는 암(癌)이나 에이즈 같은 악성바이러스들이 있는데,

   
▲ 백수(白手)의 삶

그 첫 번째는 인생 내성(耐性)의 천적이다.
백수의 삶의 대부분은 노는 일이다. 일을 하지 않고 놀면 처음에는 편할지 몰라도 갈수록 몸과 생각은 굳어진다. 만약에 인생의 목적이 돈과 성공 그리고 여유로운 생활이라면 일이란 돈 벌기 위한 수단에 그치겠지만,

진정한 일의 목적은 관계(關係)의 배움과 신이 주신 사명의 통로가 되고 있기에 일 하지 않는 것은 인생 내성(耐性) 자체를 떨어뜨리는 일이므로 큰 병보다 무섭다는 것이다.

두 번째 폐해는 왜곡(歪曲)된 삶이다.
일을 안 하면 처음 몇 일은 좋으나 며칠이 지나면 일 하고 싶다는 금단현상이 생겨나고, 그러다가 더 지나면 이젠 일하는 정상적인 삶이 불편하게 여겨지는 왜곡된 삶이 되면서 장기적인 백수가 되어간다.

졸업 때까지 부모는 최소 1억 넘게 투자 했음에도 여전히 용돈을 타다 쓰는 현실에서, 본인도 자괴감이 들면서 우울증과 열등감에 빠져 죽음까지도 생각해 본다. 그러므로 이런 삶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철저한 대책(對策)을 세워야만 벗어날 수 있다.

첫째로 백수에 대한 거시적(巨視的)인 안목이다.
백수들은 현실적으로 연애는 물론, 여러 모임도 꺼려지고, 심지어 밥 먹을 때도 구박 당하기 일쑤다. 그들은 어느 순간부터 이 사회의 낙오자나 이단자가 되어버려 가족과 이웃들로부터 왕따 당하고 있지만, 장애인처럼 백수 될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다.

최근 우리나라 이직(移職)율은 미국보다 높다는 통계가 발표되었는데, 그 이유는 눈이 높아서가 아니라 일에 대한 인식(認識)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돈을 벌기 위해 직장을 다녔는데, 요즘은 일과 주변 환경이 적성에 맞는지 곧 직업관 자체가 바뀐 것이다.

또 지금 백수들은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는 황제세대이다 보니 헝그리 정신도 부족하고, 목표의식이 떨어 지다보니 높은 이직율의 원인이 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백수의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그들 개인의 일을 넘어, 사회계층 간의 갈등으로 비화되면서 국가의 사활이 걸린 문제가 되어버린 것이다.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연초부터 일자리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시한부 일자리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것보다는 더 근본적인 일은 먼저 기업(企業)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이 이루도록, 규제나 조세 등의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킴으로 기업 할 마음이 생겨나게 해야 한다.

   

둘째로 취업 준비생들의 새로운 인식이다.
지금 학교를 졸업해도 취업을 못하는 학생들이 절반 가까이 되어 약 백 만 명은 직업을 갖지 못하고 취업 준비가 직업처럼 되었지만, 앞으로도 이들에게 취업이란 밝지 않다는 점이 더욱 안타깝게 만든다.

그것은 잠재적 성장력이 이미 떨어진 상태에서 유가상승과 환율하락 그리고 세계적인 경제 악재들로 인해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기에 새 일자리는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이 문제에 대해 한 근본적인 대책은 정부도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고 있겠지만, 당사자들의 의식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먼저, 분명한 목표(目標)가 있어야 한다.
졸업생들이 취업에 대한 생각이란 대기업이나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것 뿐, 진정으로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대한 분명한 비전이 희박하다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목표(目標)란 일에 대한 방향성과 같은 일이다. 비전이 분명할 때 성취를 위한 방법들도 구체적으로 준비할 수 있으며, 또 시행하다가 만나는 시행착오들도 최소한으로 줄일 수가 있어서 일에 대한 열매도 빨리 거둘 수 있지만, 그러한 인생 목표가 없게 되면 다른 사람 목표가 자신의 기준이 되기에 일을 하다가 만나는 고난들을 이기지 못하고 삶 자체까지 흔들리는 된다.

이렇게 구체적인 목표와 함께 다음으로 일에 대한 거시적(巨視的)인 안목이 요구된다. 외국인 합작회사에서 고위직에 있는 형님과 나는 지난 주 취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자기 회사에는 박사출신도 전공과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지만 그 일 자체도 고졸도 할 수 있는 단순한 일이라는 말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문제는 졸업장이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과 기술이 회사에서 얼마나 유용함에 따라서 취업과 대우가 달라지고 있다는 현실이다.

실직자가 이렇게도 많지만 3D 업종엔 아직도 일하길 싫어하고 여전히 화이트칼라 쪽으로만 몰리고 있다.이런 견지에서 일과 회사에 대한 인식(認識)변화가 무엇보다도 요구되고 있다. 언제까지나 공부 잘하는 학생은 의대나 고시공부만 하겠는가.

그러므로 졸업과 취업의 문턱에 가서야 이런 고민하지 말고 초등학교 때부터 원시(遠視)적인 능력을 키우도록 부모의 역할이 크다.

상상(想像)은 자유지만, 그 자유란 상상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잘 알고 있기에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주여,
인간은 근본적으로 잠시 동안
비정규적 존재요,
최종적으로는 실업자(失業者)라는
한계적인 상황 속에서  산다 해도,
지금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새삼
얼마나 큰 축복(祝福)인가를
체험케 하시니 감사합니다.

그러나,
걱정이 되는 것은
우리들의 자녀들이 졸업 후
후회(後悔)하지 않는 인생이 되도록,

이미 정해놓은 기준이 아니라
자신과 미래를 바로
알고 지금부터
철저하게 준비하는 자들이 되게 하소서.

곧 분명한 목표(目標)와
거시적(巨視的)인 안목으로
자신들의 하늘을 준비하길
기도(祈禱)합니다.

▒ 한억만 목사(교수)님은 강릉포남교회 담임목사 이시며 관동대학교 겸임교수 입니다. 영동크리스챤 편집위원. 다음카페 http://cafe.daum.net/peterhan 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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