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철 (前경기도의원)

경기가 어려워지면 음식 장사하는 가게에서는 주방장을 해고하고, 기업에서는 홍보비를 줄인다. 식당이나 요리집에서는 고정비 중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주방장의 인건비를 줄여 어떻게든 생존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또 기업에서 홍보비를 줄이는 것은 홍보라는 것의 효과가 바로 즉자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또 홍보비를 줄인다고 해서 그 타격이 바로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듯 소위 홍보비는 그 책정이나 집행 모두에 있어 큰 탄력성을 지닌 것이다.

경기도에서도 매년 막대한 홍보비가 집행된다. 소위 공보관실에서 주관하는 홍보비는 어떤 면에서는 ‘새발의 피’인지도 모른다.

산하기관 등에서 집행되는 홍보비, 사업비 및 각종 행사지원 명목으로 집행되는 홍보비 더 나아가면 인쇄비용까지 소위 언론기관에 집행되는 비용은 막대하기만 하다. 실제 이러한 비용이 얼마나 되는 지 또 그 집행이 얼마나 공정한지는 늘 꽁꽁 숨겨져 있기 마련이다. 

물론 이러한 비용이 공개되었을 경우 언론사간의 형평성의 문제 등이 제기되어 집행부가 곤란한 입장에 처할 수도 있다.

우선 공보관실 등에서 집행되는 홍보비의 경우는 대체적으로 기준을 갖고 집행되어 진다. 중앙언론에 대한 홍보비, 지방언론에 대한 홍보비, 기획홍보비 등이 나름대로 기준을 갖고 집행된다.  대체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사업성 명목의 홍보비나 행사지원 명목의 홍보비이다.

이러한 문제가 되는 홍보비가 집행되고 논란이 되는 것은 바로 지방자치단체장의 홍보를 위한 홍보성 비용으로 지출되기 때문이다. 언론사를 길들이기 위해서나 단체장의 홍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막대한 비용이 적당한 명목으로 집행되어 진다.

더욱이 홍보비용이라는 것은 무슨 건물 짓듯이 사전 계획, 예산, 설계도, 감리 등의 복잡한 절차를 수반하지 않기 때문에 정말 집행이 편안하다. 심지어는 통장으로 보냈다는 은행 입금표 하나가 입증자료 끝이다.

중앙정치 중심주의인 한국적 풍토 속에서 지방언론은 정말 열악한 현실속에서 일하고 있다.  건강한 지방언론이 살아야만 지방자치가 제대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지방언론의 육성을 고려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집행은 나름대로 필요하고 의미있는 일이다. 물론 지방언론기관도 변해야 할 점이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시혜성 지원을 기대하지 말고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인 지원을 이끌어 내어야 한다. 이참에 기존의 관행을 털고 새로운 시스템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필요하다. 기존의 관행은 주는 자나 받는 자나 입맛에는 달지만 결국은 독이 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부천시에서 편파적으로 홍보예산을 집행하였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홍보예산은 주머니돈 쌈지돈이 아니다. 집행에 법적 문제가 없을지는 모르지만 정당한 집행은 아닐 것이다. 더욱이 홍보 예산을 집행하면서 언론기관의 논조를 문제 삼는다면 더욱더 안 될 일이다.

지방정부는 언론을 통제해도 또 길들이려고 해서도 안 된다. 언론과의 시각이나 입장이 다르다면 자기 정책의 정당성을 적극 홍보하거나, 아니면 부당한 기사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정당한 방법을 통해서 해야 한다.

부당한 언론에 항의하거나 부당한 언론에 의해 오도된 정보를 바로 잡기위한 노력을 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언론의 군기를 잡으려 하거나 소위 광고를 미끼로 길들이려고 한다면 이는 정말 잘못된 일이다.

시장이 어떠한 입장을 가졌는지는 모르지만, 또 집행하는 공직자가 어떠한 생각을 하였는지는 모르지만 공무(公務)는 항상 불편부당(不偏不黨)해야 한다.

신종철 님은 제6대 경기도의회 문화공보위원회 위원을 지내셨으며 성균관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졸업. 홈페이지( http://www.sinjc.net).이메일( sinjc@sinj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