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화 기자(인천일보 사회부차장)
 
정치자금법위반과 뇌물수수 혐의 의혹을 받고 있는 홍건표 부천시장이 5일 오전 검찰에 전격 소환됐다.

지난 3일 제19대 부천시장으로 취임한 홍 시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 단 한 마디 사과도 하지 않았다. 단지 기자회견을 통해 ‘빌린 돈’이라고 언급하며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시민을 대표하는 시장이 아무 조건 없이 특정인으로부터 수억원을 빌렸다는 주장을 수긍하는 시민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 간다. 이런 변명은 많은 정치인들이 돈 문제에 연루될 때마다 되풀이하는 항변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에 그쳤다.

홍 시장의 이런 태도 역시 비단을 훔친 도둑이 경찰에 잡히자 ‘주인에게 외상이라는 말을 안 했을 뿐’이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홍 시장의 태도는 적절하지 못했다. 진실이야 사법당국에서 밝히겠지만 검찰이 혐의를 잡고 집무실과 자택까지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그는 어떤 형태로든 시민들의 이해를 구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이와 달리 줄곧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고 떳떳하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시민들의 분노를 촉발시키고 있다. 게다가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음모론까지 내세우며 검찰 수사에 대해 ‘관심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며 오히려 불만을 토로해왔다.

또한 관련기사를 보도한 언론에 대해서도 노골적으로 ‘악의적이다’라는 표현을 써가며 적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동안 홍 시장은 여러 차례 공식자리에서 ‘그 누구에게도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강조해왔다. 취임사에서는 스스로 자신을 ‘청백리’로 표현했을 정도다. 하지만 홍시장의 해명대로 수억원의 돈을 빌렸다 해도 이는 ‘청백리’와는 거리가 먼 행위다.

어쨌든 사건의 전말은 사법당국을 통해 밝혀지겠지만, 이번 일로 적잖은 시민들은 자존심이 구겨졌다. 다만, 홍시장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정의’와 ‘진실’이 과연 어떤 결과로 나타날 것인지 지켜볼 따름이다.

김병화 기자는 경희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으며, 정치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89년 불교신문 기자에 이어 1992년부터 인천` 경기지역 지방언론사에서 16년째 사회부, 경제부, 정치부에서 현장기자로 일하고 있으며,  현재는 인천일보 사회부 차장(부천담당)으로 재직 중이다. 김 기자가 몸담고 있는 인천일보는 인천. 경기지역에선 유일하게 2년 연속 `지역신문발전지원기금 우선지원대상자'에 선정됐고, 재직기간동안 편집권 독립과 언론개혁의 선봉에서 개혁적인 기자정신을 발휘해 나가고 있다. 연구저술논문으로 <불교방송 편성에 관한 연구(1992)>·<부천지역 케이블TV(system operator) 이용성향과 발전방향에 관한 연구(1996)>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