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

6월 들어 부천지역에는 2개의 축제가 열렸다.  지난 17~18일 심곡1동주민자치위원회가 주최한 <제2회 진말몽당축제>와 24일 중4동주민자치위원회가 주최한 <제4회 별·산 한마당 축제>는 연례행사로서 타 지역 축제와 차별화 되는 것도 없었으며 정체성 부각에도 실패했다는 것이 지역 문화예술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심곡1동‘진말몽당축제’는 대학생들 외면으로 반쪽짜리 행사전락
중4동‘별·산한마당축제’는 축제수익금 9만8천원으로 당초 계획 무산

올해 들어 2회째 맞이하는 심곡1동 ‘진말몽당축제’는“ 지역적 자긍심과 정체성을 정립화하는 차별화된 문화축제로 민·관·학이 공동으로 기획하고 대학과 지역 주민이 참여해 공동체 의식을 고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축제 관계자는 말했지만 부천대학생들의 외면으로 반쪽짜리 축제가 돼버렸다.

축제에서 보여준 품바공연, 태권도시범, 어린이 재롱경연대회, 댄스팀 공연, 초청가수 공연, 주민노래자랑, 그리고 부대행사로 몽당백일장 및 사생대회, 진흙도판 및 작품 만들기 등은 타 지역 축제에서도 단골로 등장하는 프로그램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특히 주최 측은 향수어린 심곡1동의 옛 지역 특성인 ‘진흙’이라는 테마를 ‘진말’로 내세웠지만 고작 보여준 것은‘진흙도판 및 작품 만들기’이벤트로 이는‘진말’의 지역적 전통과 역사성을 보여주기에 너무 빈약했다.

“남이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모방과  전시위주로 이벤트업체에 의해 붕어빵 찍듯 기획돼 노래자랑과 품바 각설이. 엿장수 가위소리, 파전에 막걸리 먹자판만 즐비하다면 그것은 단지 유흥 일뿐이며 문화적 퇴보로서 진정한 축제라고 내세울 수 없다.

<제2회 진말몽당축제>를 평한다면 하루 종일 소란스러운 엿장수 가위소리와 각설이 북소리 뿐 이었다.

제4회 별·산한마당 축제....수익금 9만8천원으로 당초 계획 완전 무산

24일과 24일에는 원미구 중4동사무소(동장·이경훈)에서는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은완기)주관으로 제4회 별·산한마당 축제를 열었다. 이 축제에는 한라종합사회복지관, 한국예총부천지부, 참좋은교회 등 지역의 민간단체들이 함께 참여했다.

“사랑을 나누는 아름다운 동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아나바다마켓”행사를 기획하여 축제수익금 중 일부를 독거노인과 불우이웃을 돕는 나눔 행사를 통해 주제가 있는 마을축제로 기존 축제와의 차별화를 꾀한다고 했지만 “아나바다마켓”은 지역 내 YMCA,원종종합사회복지관.프리마켓 등에서 수년전부터 매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차별화 되는 특색이 있다고 내세울 수 없다.

이날 주최 측이“아나바다마켓”행사를 통해 얻은 수익금은 총 9만8천원에 불과해 수익금 중 일부를 불우이웃을 돕겠다는 당초 계획이 완전 무산되어버린 것.

23일 오후 6시30분 부천체육관 광장에서 열린 <퓨전콘서트-공감21> 오프닝 연주 때는 30여명의 관객만이 텅 빈 좌석에 앉아있어 사회자와 출연진들을 당혹하게 만들었으며 사회자도 창피했던지 “관객의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멋진 공연을 보여주겠다”는 멘트로 공연을 시작했다.

문제는 관객의 숫자도 숫자지만 무대 주위엔 행사의 성격을 알리는 홍보성 현수막 한 장 걸려있지 않았으며 무대 뒷면엔 ‘조기축구회 회원모집’현수막이 걸려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성공적 축제문화의 정착을 위해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사고는 버려야 한다. 이번 별·산한마당 축제는 7백여만원의 예산이 들어갔으며 이중 구청에서 3백만원 지원 나머지 4백만원은 주민자치위에서 주민들의 협찬을 받았다.

축제를 자신의 정치적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도 문제

문화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못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지역축제는 일부 정치지망생이나 정치인들의 홍보·업적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지난 5-31 지방선거에 출마한 서 모 도의원 당선자는 자신의 선거 홍보물에 ‘별·산한마당축제’를 자신의 업적으로 홍보해  유권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지방자치시대 물결을 타고 경쟁적으로 늘어난 전국의 지역축제는 1300여개에 이른다. 생활 속의 축제문화를 지향하는 영국의 650여개 비하면 한국은 그 두 배에 이른다.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지역축제가 있는가하면 지역경제 마케팅과 자치단체 선거용 이벤트성 축제도 있다. 서양에서는 축제날을 ‘홈 커밍데이(Home coming day)’로 삼기도 한다. 외지에 나간 고향사람들이 돌아와 동창회를 열고 축제도 즐긴다.

부천은 구도심 지역은 동네마다 지역주민 대대로 이어온 문화의 뿌리가 있다.  하지만 중·상동은 신도시 개발로 형성된 마을로 전통성을 찾기 힘든 부분이 있다.

이제, 우리도 지역주민이 대대로 이어온 과거와 현재,미래를 여는 문화축제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문화는 한 사회의 작동 원리이기 때문이다.

한병환 전부천시원은 “축제의 가장 큰 의미는 일상적인 것에서부터 일탈하여 평소에 억눌려 왔던 삶에 대한 열정을 문화적으로 배출하면서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인데 부천의 축제는 지역주민의 열정을 조직적으로 분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예총부천지부 김창섭 회장은 “축제는 공급자 중심의 범위를 넘어서 파트너십에 의한 협력적 문화네트워크 구축은 지역 문화의 활성화를 위한 자발적 문화운동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지역문화의 원할한 재생산 구조를 확립함으로서 지역문화의 정체성과 시민 정주의식을 함양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공적 축제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도 중요

“남의 잔치상에 재 뿌리지 않는다.”는 온정주의 때문인지 축제와 관련하여 지역 언론은  분석이나 비판적 시각을 찾기 어려운 홍보차원에 머물고 있다.

성공적 축제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축제가 진정한 문화 작동의 원심력으로서 자리잡도록, 미디어가 조정과 문화적 기능의 프레임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