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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후퇴시키는 인터넷 실명제는 명확히 위헌"
[인터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이은우 변호사
2006년 05월 29일 (월) 00:00:00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박상희 기자(민중의소리)     
 
 "현재 '공직선거법'을 찬성, 통과시킨 국회의원들을 보면 국민들의 비판을 싫어했던 사람들이 대다수다. (인터넷 실명제는) 많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 통과된 것은 의원들을 향한 국민들의 불신과 비판이 싫어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싶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터무니 없는 실명제 법안, 어떻게 해서든 힘을 모아 없애야 한다."
  
처벌을 전제로 한 강제적인 인터넷 실명제를 둘러싼 인터넷언론, 시민사회단체, 네티즌들의 항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이은우 변호사(법무법인 지평)는 '(실명제는) 국민들의 비판을 듣기 싫은 국회의원들이 직접 나서 국민의 입을 막은 처사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이은우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이 변호사는 이번 5.31 지방선거 시기에 실시된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우선 소수자들도 자기의 견해를 떳떳하게 밝히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 되어야 한다"며 "날카로운 비판을 하려면 본인의 이름을 숨기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경우마저도 모두 막아버리고 실명을 쓰지 않으면 말도 못하게 한다는 것은 민주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잘못된 것"이라고 못박았다.
  
 "일단 민주주의 사회에서 핵심은 표현의 자유다. 표현의 자유의 핵심은 '비판의 자유', '정치적 비판 자유'라고 볼 수 있다. 그 자유가 충분히 보장 받으려면 당연히 익명으로 말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되어야 한다.

익명을 제한한다면 그 제한은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 최소한의 범위로 제한되어야 하는게 마땅하다. 그러나 지금 인터넷 실명제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유권자들이 대개 의사를 표현할 때 반드시 실명을 기입하고 자신의 의견을 밝히도록 제한하고 있다.
  
'비겁하게 이름을 숨기고 헐뜯는다'며 실명제 반대에 반박하는 사람도 있지만 익명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핵심 원동력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신시대 이후 필명, 가명을 써서 정치, 현실 비판 글을 발표해왔고 그런 것들이 민주주의 사회를 지탱해오지 않았나."
  
선관위 실명인증방법이든 선거법상의 위법으로 해석되는 민간 실명인증방법이든 이를 적용할 경우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 유출 위험도 존재한다.
   
돈 없는 사람은 마음대로 글 쓸 수 없는 인터넷 실명제

  
전세계에서 이른바 주민번호를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사적 기관에 넣는 곳은 우리나라 밖에 없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이은우 변호사는 '문제는 민간 신용정보회사의 데이터베이스는 금융감독원에서 제공받은 것이기 때문에 통장, 즉 돈 없는 사람은 어떠한 의견 개진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프라이버시 침해와 동시에 국민들의 주민등록번호를 모으게 만든다는 것이다. 안그래도 현재 대한민국은 주민등록번호가 너무 널리 퍼져있어 개인정보 침해사건에 아주 굉장히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런데 오히려 법을 만들어 주민등록번호 모으도록 강제하고 있다. 거꾸로 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실명 확인된 사람만 글을 쓰게 되므로 차별화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민간업체인 신용정보회사들이 데이터 베이스로 사용하는 주민등록번호는 금융감독원에게서 제공받은 것이다.
  
때문에 금융 계좌가 있는 사람만 실명확인이 된다. 결국 통장을 만들지 않았던 사람은 유권자임에도 불구 글을 못쓰게 된다는 것이다. 돈 없는 사람은 글도 못쓴다는 말이다.
  
대한민국에 주민등록번호를 갖고 있지 못한 해외동포도 자신의 입장을 얼마든지 밝힐 권리가 있지만 그것도 제한되어 있다. 또 각 민간 기업들로 하여금 실명을 밝히지 않았을 경우, 삭제를 의무화하고 있지 않나. 여러가지 면에서 황당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에 대한 내용 규제와 관련한 외국 헌재의 판례도 있다. 과거 미국 조지아주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할 때 실명으로 하도록 했다가 '위헌'으로 판결 나 무효가 된 바 있다. 또 선거 관련, 미국에서는 지지 또는 반대의 글이 담긴 유인물을 만들 때 작성자의 이름을 쓰도록 하는 선거관리규정을 만든 바 있는데 이 역시 익명 표현의 자유에 침해된다고 해 위헌 판결이 난 사례도 있다.
  
이 변호사는 인터넷 실명제가 헌법 제21조 표현의 자유 및 언론의 자유, 제17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제11조 평등권, 제15조 직업의 자유, 제10조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방법은 하나. 힘을 모아 실명제 법안을 없애야 한다고 이 변호사는 말한다. 그는 인터넷 실명제는 명확히 '위헌'이므로, 우선 처벌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재청을 청구할 것을 권고하고, "재청하게 되면 위헌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고도 설명했다.
  
 "명확히 실명제는 위헌이다. 이미 인터넷 실명제와 관련 위헌 심판 소송을 걸은 바 있다. 법이 개정된 후 제기해놨는데 아직 판결이 나지는 않았다. 실명제로 자기의 이름을 밝힌 사람들을 한해서 글을 쓰게 하고 더군다나 은행에 통장이 없는 사람들, 해외동포 사람들에게 글도 못쓰게 하는 행태, 이는 분명 불평등하고 잘못된 것이다.
  
실명제 불복종은 이의가 있으면 20일 이내에 제기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기간 내에 불복해 놓고 나서 절차에 따라 위헌법률심판재청을 신청해 각 처벌조항을 없애도록 재청한다면 위헌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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