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나정숙 기자

아직도 부천의 ‘뜨거운 감자’로 불리는 추모의 집 조성계획이 지난 4월 초 임해규 의원의 주선으로 화장장 반대대책위 관계자와 경기도 행정부지사가 면담을 가진 이후 지자체간 ‘先협의’가 이루어져야 가능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열띤 논의(論議)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 점은 특히 한나라당의 부천시장 후보 결정과 맞물리면서 반대대책위나 추진위 쪽이나 모두 사태를 관망하게 만들었다.

지난해부터 홍건표 시장은 동사무소 초도순시 등 각종 공식석상에서 ‘추모의집’건립 필요성을 강조하고 시정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는데 지난 4월22일 한나라당 5-31선거 필승결의대회장에서는 ‘추모의집’문제를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아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런 시점에 지역에서 발간되는 <부천저널>에는 “부천추모공원 꼭 필요한 시설입니다”란 제하의 광고가 게재돼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이 광고는 1면 하단에 5단(가로 37센티 세로 17센티>크기 컬러로 제작되었으며, 광고료는 150만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문의 발행일자는 4월 28일~5월 4일이다. <부천저널>은 2004년 11월 30일 창간호를 발행한 이후 현재까지 14호에 이르고 있으며, 특수주간, 유가(有價)지로 등록돼 있다. 발행부수는 공개되지 않아 알 수 없다.

<부천저널>이 2004년 11월 창간이후 제대로 발행했다면 2006년 현재까지 주1회 기준 80회 정도는 발행했어야 하는데 18개월동안  14회 발행해 한달에 한번꼴도 신문을 내지 않았다는 통계가 나온다.

<신문·통신 등의 등록에 관한 법률시행령> 제2조 및 제5조, 21·22조에 따르면 주간의 경우 “계속해서 6회 이상 휴간하거나 1년 동안 연간 총발행일수의 1/6 이상을 발행하지 않을 경우” 등록 취소사유에 해당하며, 특별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 변경신고나 휴간 신고를 해야 하는데 휴간신고는 휴간일로부터 5일 이내에 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특수주간의 경우 정치기사를 쓸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 공보실에서는 올해 초 추모공원을 집중홍보 대상으로 선정하고 각 언론사에 연 1회 배분하는 행정광고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추모공원 조성에 대한 시민 여론을 감안, 본지를 비롯한 몇몇  언론사에서는 광고내용을 타 광고로 변경해 줄 것을 요청하거나 유보하기도 했다.

시 공보실의 ‘추모공원 건립’ 홍보 행정광고와 관련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광고료의 불균등문제이다. 공보실에서는 올해 광고료로 주간 150만원, 격주간 70만원으로 책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부천저널>처럼 발행일자도 지키지 않으면서 특수주간으로 정치기사를 쓸 수 없음에도 정치기사로 도배를 하고 있는 탈법 신문사에는 거액(?)의 광고료를 지불하면서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며 꼬박꼬박 발행하고 있는 신문에는 원칙대로 지급, 형평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시 행정광고의 내용과 매체 선정의 적절성 여부이다.

추모공원 조성계획에 대해서는 이에 반대하는 역곡동 주민들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수차례 물리적인 충돌을 불사하며 저항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에서는 이에 대한 공청회나 시민들의 의견수렴 없이 시장의 행정행위로 치부하며 강행하고 있다. 더욱이 얼마 전 추모공원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홍건표 시장이 5-31 선거 출마가 확정된 마당에서 공약 중 하나인 추모공원을 시정광고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현재 홍 시장의 개인 홈페이지(http://www.hgp.pe.kr)  ‘공약’란에는 추모공원 조성이 명기돼 있다.

이러한 내용을 시정광고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사이버환경운동부천연합(http://cafe.daum.net/rufqks)에는 “이거 혹시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되지 않나요!. 시장 공약사항인데 이렇게 버젓이 광고를 낼 수 있는 겁니까???”(ID: yjaesik), “홍 시장 선거법 위반 아닌가요? 공약이기 때문에…”(ID: 눈이예쁜소녀) 등 18건의 항의성 글이 올라와 있다.

물론 시 공보담당자는 “행정사항이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답변을 받은 것으로 5-31 지자체 선거 때문에 다른 내용을 사용하지 못해 6월까지 이 내용을 시정광고로 사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매체 선정에 있어 지역에서 발행되는 정간물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공보 담당자가 언론으로서의 기본사항도 준수하지 못하는 신문에 비싼 광고료를 지불하며 시정을 홍보한다는 것은 예산집행의 부적절함과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라 보여진다.

광고를 게재할 때는 대부분 광고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발행일, 발행부수, 매체의 특성과 인지도, 게재면 등을 고려해 선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그것이 지역언론의 육성 발전을 위해 연 1회 창간기념일에 제공되는 관행적인 행정광고일지라도 최소한 일정한 기준과 요건은 갖추어야 할 것이다.

시 공보실 담당자는 올해 행정광고 집행내역에 대해 밝혀 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그걸 왜 밝혀야 하냐”며 <부천저널>의 광고게재에 대해서는 “발행인이 몸이 아파 오랫동안 입원해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신문 발행도 못한 것으로 들었고, 도와달라는 요청 때문에 광고를 수주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하여 “최소한 신문발행이라도 정상적으로 하는 곳에 광고를 수주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공보실 관계자는“우리가 그걸 어떻게 다 압니까? 한 두 곳도 아니고…”라고 답변함으로서 공보실 직원으로 책무를 망각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도와 달라는 요청 때문에 광고를 주었다”는 ‘공과 사’도 구별 못하는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격주간 신문을 발행하고 있는 모 신문사 발행인은 “1년 동안 시정에 관련된 보도내용을 금액으로 따지면 상당량이지만 이 보다는 시민들에게 시정에 대해 알려주고 건전한 여론을 형성, 시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세로 힘들지만 언론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마치 돈 때문에 광고료를 거론하는 것 같아 말하고 싶진 않지만 발행일 등을 기준으로 광고료를 배분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발행도 제대로 안하고 발행부수도 얼마 안되는 신문에 이처럼 많은 광고료를 지불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10년 넘게 복지 관련 전문지를 발행해온 한 신문사의 편집장은 “종합지가 아니라 조금 다르겠지만 관행으로 배분되는 창간 기념일 행정광고를 협조 요청했지만 장애인 등 주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신문이라 그런지 발행사실 조차 모르고 있더라”며 “소위 목소리를 높이는 곳에는 협조해 주고, 오히려 지원을 받아야 할 곳은 '힘들어도 참고 조용히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이유로 광고료 50~60만원에 불과한 행정광고조차 수주할 수 없었다”고 행정 광고의 불균형 배분을 지적했다.

언론을 관장하고 있는 시 공보실은 언론이 신문법에 의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모니터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올바른 여론은 올바른 정보에서 나온다. 언론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의 뉴스를 독자에게 전달할 뿐 만 아니라 현안에 대한 비판과 이에 따른 대안을 제시함으로서 건전한 여론을 모아내는 매개의 역할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