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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읽을 만한 책
2004년 01월 04일 (일) 00:00:00 부천타임즈 기자 webmaster@bucheontimes.com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선정한 1월에 읽을 만한 책을 소개한다.

  ≫소라단 가는 길   저자 : 윤흥길출판사  창비 8,500원

   

  윤흥길의 『소라단 가는 길』은 환갑을 앞둔 나이의 지방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어린 시절에 겪은 전쟁의 체험과 인상 깊은 사건을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엮어진 연작소설집이다. 모두 11편의 이야기가 담긴 이 작품집은 [귀향길]에서 시작하여 [상경길]로 끝나는 통일성의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작품의 주제와 흐름에서 성장소설의 성격을 보여준다.

대체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세대는 가난하고 힘든 성장과정을 거치기 마련이다. 작가는 이러한 세대의 기억 속에 각인된 전쟁의 참상과 인간성의 훼손을 이끌어내어 우리의 어두운 과거를 돌아보려 한다.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을 통해서 과거의 삶을 정리하려는 작가의 의도는 추억 속에 함몰되는 자아도취적 서술을 배제하고 삶을 객관화하려는 이성적 관점의 서술을 동반한다. 여러 군데에서 보여지는 웃음의 아이러니는 그러한 객관화의 반영이다. 윤흥길은 이 작품집을 통해서 그의 작가적 역량이 건재해 있고 또한 깊어져 있음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추천인 : 오생근(서울대 불어불문학과 교수) 
  
 ≫옛사람 59인의 공부산책   저자 : 김건우 출판사 : 도원미디어 12,000원

   

  '출세하려면 공부해라'는 우리 민족의 오랜 전통으로서, 특히 공부가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갈파한 유교를 국교로 한 조선왕조는 교육전성기이며, 해방 후 한강의 기적도 교육의 힘에서 나왔다.

이 책은 조선왕조를 교육국가로 끌어올리는 데 앞장선 세종과 정조를 비롯하여 조광조, 이황, 이이, 송시열, 정약용 등 유명한 학자 22명, 명사를 키워낸 6명의 대표적 여성, 그리고 11명의 중인과 평민, 그밖에 18명의 명인들의 공부이야기를 담고 있다. 공부하면 어렵고 따분함을 먼저 떠올리지만, 이 책은 공부에 담긴 일화와 각종 참고자료를 도판으로 소개하면서 쉽게 풀어 써서 편안하게 공부에 대한 재미를 이끌어내고 있다. - 추천인 : 한영우(한림대 한림과학원 교수) 
  
  ≫철학으로 반지의 제왕 읽기   저자 : 그레고리 베스헴 출판사 : 이룸13,000원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은 영화화되어 현란한 영상미와 그 방대한 스케일에 묻혀서 정작 심오한 철학적 성찰이 과소평가된 느낌이 있다. "진리의 조명과 선한 도덕성의 장려"라는 저자의 의도가 오히려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문제의식을 느낌 12명의 철학자와 2명의 영문학자들은 이 책을 통해 원래의 의도를 복원하고자 한다.

이들이 도달한 결론은 과학 기술의 위험을 경고하고 자아의 회복과 인류애를 통해 인간 본연의 삶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철학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으면 그것이 존재하는 의미가 퇴색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철학을 현실과 밀착시키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다보면 그 심오한 교훈이 외면당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톨킨의 가르침이 복원되어 있음을 목격할 수 있다. - 추천인 : 엄정식(서강대 철학과 교수) 
  
 ≫조선 군주의 정치기술    저자 : 김만중 출판사 : 거송미디어 10,000원

   

조선왕조는 근세에 보기 드물게 500년 이상 지속된 왕국이었다. 조선왕조의 지속성, 내구성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여러 요인이 있으나 그 중에서도 뛰어난 군주들의 통치술 (statecraft)이 최근 많이 거론되고 있다. 김만중이 쓴 『조선 군주의 정치기술』은 조선의 군주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였던 다양한 정치기술을 일반 독자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말하자면 마키아벨리가 이야기했던 군주의 비르투(virtu)가 조선 군주에서는 어떻게 나타났는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조선 군주들이 기획하고 행사했던 '선위파동', '기획사정', '토사구팽'의 사례에서 우리는 오늘의 한국 정치를 읽어낼 수 있는 코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역사 속에서 오늘에 필요한 교훈을 읽고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한 책이다 .- 추천인 : 임혁백(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자본의 미스터리    저자 : 에르난도 데소토/윤영호출판사 : 세종서적 14,000원

   

 자본주의는 세계 어디서나 성공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갖고 있는 이념일까? 그렇다면 왜 서구의 자본주의는 지역이나 국가에 따라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가?

이 책은 이러한 의문에서부터 시작된다. 애덤 스미스와 마르크스의 자본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출발점으로 자본과 자본주의의 발전의 역사를 섭렵한다. 미국과 유럽, 남미에서 나타났던 자본주의의 성공과 실패의 역사를 제도적 관점에서 분석하여 무엇이 자본주의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는가를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 제3세계와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이행하는 국가들이 겪어야 할 현안을 분석하여, 국부(國富)의 창출이 무엇으로부터 비롯되는가를 가르쳐 주는 책이다.  - 추천인 : 정갑영(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역사가 이들을 무죄로 하리라    저자 : 박원순  출판사 : 두레 23,800원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저자는 이 책에서 일제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온 인권변호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인권변호사들의 개인적인 성장 배경은 물론 주요 변론사건을 살펴봄으로써 이들이 이 땅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얼마나 헌신해 왔는가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더욱이 결론에서의 공익변호사에 대한 논의는 새시대 인권변론의 갈 길을 진지하게 모색하고 있다. 인권과 법의 시각에서 한국 현대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한 뛰어난 저작이다. - 추천인 : 김호기(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에코 에너지    저자 : 피터 호프만/강호산 출판사 : 생각의 나무 19,500원

   

 지금까지 우리 인간은 화석연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화석연료는 기본적으로 재생 불가능하며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에 대체에너지의 개발이 시급하다. 에너지 소비량에서 세계 10위를 차지하고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7%에 이르는 우리나라는 특별히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에코 에너지(원제 Tomorrow's Energy)』는 생명의 탄생에도 존재했고 지금도 가장 흔한 원소인 수소가 환경보호로 보나 에너지 효율로 보나 대단히 훌륭한 대체에너지라는 것을 풍부한 자료를 동원하여 설득하고 있다. 수소에너지는 화석에너지와 달리 1차 에너지가 아니라 이른바 에너지 매개체이자 2차 형태의 에너지이기 때문에 OPEC과 같은 독점적인 카르텔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낮다는 경제적인 측면도 괄목할 점이다.  - 추천인 : 최재천(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아주 특별한 관계    저자 : 정은미 출판사 : 한길아트 14,000원

   

  주로 평론가나 애호가에 의해 씌어지는 미술서적 분야에서 화가 정은미의 존재는 매우 돋보인다. 화가의 글이 미술자체보다 작가의 신변 에세이가 많은데 비해 정은미는 본격 미술이론서를 지속적으로 써오고 있으며, 예술가 특유의 뚜렷한 자기 관점을 통해 그림 보는 안목을 키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몬드리안이 조선의 보자기를 본다면』과 『화가는 왜 여자를 그리는가』에 이어 나온 이번 저작은 현대미술의 중심인물 15명의 파트너십을 다루고 있다.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 코코슈카와 알마 말러, 모딜리아니와 잔 에뷔테른의 경우처럼 고통과 절망을 안겨준 남녀관계가 대종을 이루지만 오노 요코와 존 레넌 혹은 장 미셀 바스키아와 앤디 워홀의 경우처럼 두 사람의 만남이 결정적으로 예술적 영감의 불을 지핀 사례도 무수하다.

저자는 미술사 이면의 풍부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작품 예증을 통해 사람의 만남과 이별이 곧 예술행위라는 관점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 책은 작품보다 화가의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대중예술서이다. 각 등장인물에 대해 저자가 직접 그린 헌정 그림도 책의 내용을 풍요롭게 한다. - 추천인 : 김갑수(시인¸ 출판평론가) 
  
 ≫새만금 - 갯벌에 기댄 삶    저자 : 허철희 출판사 : 창조문화 3,000원

   

 바다 생물의 90%는 평생의 한 번은 갯벌에 왔다가야 살 수 있다. 그러니까 습한 뻘은 불필요한 진흙의 땅이 아니라 바다의 품에서 사는 생명들의 자궁이다. 전어는, 웅어는, 조기는, 서해안에 출현하는 어류의 77%는 새만금 갯벌에 생명 빚을 지고 있다. 어류뿐이 아니다. 새만금 뻘이 없어지면 철새들은 갈 곳이 없다. 검은머리 갈매기는, 저어새는, 황새는 어디로 가나. 갯벌이 죽으면 바다와 함께 하는 생명들이 폭격맞은 듯 생의 여정을 생략한 채 처참하게 죽어가고, 갯벌이 죽으면 바다가 죽는다.

그러니 바다는 뻘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사진작가 허철희가 사진을 찍고 글을 쓴 『새만금 갯벌에 기댄 삶』은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그저 생존하는 새만금 갯벌에 기댄 생명들의 이야기다. 어쩌면 그렇게 많은 생명들이 그렇게 서로 기대 사는지,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산과 바다에 우리가 간다는데 산과 바다에 대한 애정이 깊을수록 영성이 그만큼 깊어진다고 믿는다. - 추천인 : 이주향(수원대 교양학부 교수) 
  
 ≫창밖의 사람들    저자 : 올리비에 두주/박희원 출판사 : 낮은산 8,500원

   

  어른인 부모님들 안에 잠들어 있는 어린이의 생각을 깨워주는 책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들과 함께 읽고 느낄 수 있게, 생각할 수 있게, 상상도 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라고 보았습니다.

성애 낀 유리창에 아이들이 무심히 그려본 그림이 눈사람 또는 자기 얼굴이거나, 모르는 누구나 무슨 동물이나 꽃송이 일지라도, 유리창이라는 안쪽 세계와 바깥쪽 세계를 구분 지어주는 칸막이로써 유리창이 있어서, 세계는 두 개 이상의, 유리창이라는 또 하나의 세계를 더 존재시켜준다는 것을, 느끼고 생각하기 바랍니다. 유리창이라는 통로로서 창밖 사람들과 창안의 자기를 여러 면에서 비교도 해보고, 유리창에 그려진 인물과 이야기도 해 보며, 유리창의 그림의 목소리를 느끼고 상상도 해볼 수 있게 해 줍니다.

이 책에는 참으로 멋스러운 느낌과 생각과 상상력을 일으켜주는 고상한 색상의 그림들과 몇 마디의 이야기가 있어, 어린이들이 마음대로 고쳐 쓰고 고쳐 읽을 수도 있게 해 줍니다. 바로 이점이 이 책을 추천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창의 안과 밖 그리고 창이라는 3개의 세상을 아이들이 마음껏 원하는 대로 다루어 자기 세계화시켜보도록 자극받았으면 합니다.

건축, 그래픽,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글과 그림을 아우르는 100여 권의 그림책을 만든 프랑스의 올리비에 두주가 아트디렉터로서 쓴 글을, 디자인을 공부하고 어린이 책에만 전념한 오랜 경험자인 이자벨 시몽의 그림으로, 우리 삶의 이면을 사실적이고 생생한 방식으로 그려주고 있습니다. - 추천인 : 유안진(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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