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미경 의원은 축사에서 “국회에서 많은 행사가 열리지만 이렇게 화려한 게스트들이 온 것은 처음”이라며 “대한민국은 지금 한류를 통해 세계인과 소통하고 있는 만큼 정치와 영화가 어우러진 이 자리를 통해 한국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영화인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상식 말미에 무대에 오른 박희태 국회부의장은 “영화 전문가들이 주는 영평상은 문광위 의원들도 인정하는 상인만큼 국민을 대표해서 주는 상으로 보아도 무방하다”며 “이 상을 수상한 영화인들은 모두 국민 배우, 국민 감독”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문화관광위 이미경 위원장을 비롯해 열린우리당 이광철·안민석·유인호·우상호 의원,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 민주당 손봉숙 의원 등은 영화평론가들과 함께 시상자로 참여한 데 이어 시상식 후 국회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린 축하 리셉션에도 참석, 영화인들과 자리를 함께 하며 행사를 축하했다.

▲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심사평과 수상소감]

○한옥희(영화평론가): 이병헌 <달콤한 인생>에 대한 평. 너무나 황홀한 꿈이라 울었다. 불 같은 열정과 냉혹한 불굴의 연기, 관념과 가시적인 연기의 독특한 양면을 선보인 르와르 연기의 절정이며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었다. 앞으로도 글로벌 스타로 한국영화의 스타로 우뚝 서길 바란다.

○…이병헌(남우주연상): "아버지에게 영광을...". 듣는 내내 쑥스러워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며칠 전 밤에 술을 한 잔하는데 박진표 감독으로부터 남우주연상 수상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받고 놀리는 줄 알았다. 영화 인생에서 두 번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그게 영평상에서 받았기 때문에 너무 기쁘고 뜻깊다. 이 상은 어릴 적부터 영화배우가 꿈이었던 아버지에게 제일 먼저 전하고 싶고, 영화인생에 뜻깊은 캐릭터로 탄생하게 해준 김지용 감독, 이 자리에 와 준 일본 팬들에게 감사한다.

○민병록(전주영화제집행위원장): 전도연이라는 배우는 여러 방면의 다양한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진정한 여배우로 <해피엔드>, <내 마음의 풍금> 등에서 잘 보여주었다. 여배우가 예쁘면 연기력이 감성이 덜하고 관객을 흡입하는 연기력이 부족한데 전도연은 이성과 감성, 모든 것을 가진 배우이다.

○전도연(여우주연상): 올해 상을 많이 받았는데 상이라는 게 받아도 받아도 기분 좋다. 사실 극중 은하는 운명적인 사랑을 하지만 나는 운명적인 사랑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은하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고는 말 못한다. 은하로 살면서 행복을 알게 해준 황정민에게 감사하며 상을 쫓는 배우가 아닌 어느 자리에서나 빛을 발하는 그런 배우로 살겠다.

▲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하정우(남 신인연기상): 기쁨과 영광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 죽을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 (탤런트 김용건의 아들로 밝혀져 디시 한번 관심을 끌었다.)

▲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정유미(여 신인연기상): 이런 자리에서 상을 받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너무너무 감사드린다. 연기를 하는 게 힘들고 어려울 때도 있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게 해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 지켜봐달라.

○심영섭(영화평론가): 이미 배우로서 연기를 보여준 방은진 감독이 <오로라 공주>로 한국 영화 역사를 새로 썼다. 원래 한국공포영화에서 원한을 가진 여자는 귀신의 복장을 한 피해자로 나오는데 <오로라 공주>는 모성애와 원한을 가진 여성이 복수를 하는 능동적인 주체로 변화시킨 만큼 본격적인 여성주의 시각의 감독 탄생을 알린 영화였다.

○방은진 감독: 고맙고, 이런 상을 받아도 될 만큼 작품을 잘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주저앉으려 할 때 마다 관객수에 연연하지 마라, 첫 작품이니 긴장을 풀라고 다독이며 진심으로 충고해 준 이창동 감독과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

○강동원(대리수상): “대신 받아도 제가 받는 것 만큼이나 기분은 좋네요.” 얼마전 열린 청룡영화상과 대한민국영화대상의 조명상에 이어 이날 두바이에 간 이명세 감독을 대신해 감독상과 최우수 작품상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사실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도 받고 싶었지만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기 때문에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은 거나 마찬가지다.

○안성기: 잘된 감독들은 모자를 쓴다. 내년에는 좋은 모자를 쓰고 와라. (진행을 맡은 영화배우 안성기 씨는 시종 편안하고 재치 넘친 멘트로 관객들의 지루함을 달래 주었다. 이명세 감독의 영상 수상소감을 듣고나서)

○김종원(특별상 수상자): 29살 청년이 70을 앞둔 나이가 되었다. 늘 상을 결정하는 자리에 섰는데, 오늘은 받는 자리에 섰다. 영평 발기인 10명 가운데 현재 4명이 생사 확인이 안되고 있으며, 영평 초기 현수막에 직접 글씨를 쓰고 남대문시장에 가서 먹을거리를 장만했던 시절이 기억난다. 이제 영평 식구도 10명에서 75명으로 증가하는 등 비평의 풍토가 마련되었고 영평 있어 외롭지 않다. 현역정신으로, 비평정신을 잃지 않을 것이고 이 상을 상패를 만든 장윤호 친구에게 바친다.

○정청래(국회의원): 정평상도 있으면 좋겠다. 국민들을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 즉석에서 ‘전도연’으로 삼행시를 지어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전: 전도연씨네요/ 도: 도대체 생각이 안나서 통과/ 연: 연기를 잘해서 축하합니다.

○손봉숙(국회의원): 웬만한 행사에는 항상 국회의원이 주인공이다. 그런데 오늘 떼거리로 몰려가서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리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강동원과 포옹을 하자 관객들의 질투어린 환호가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