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이 일선 학교들의 불법 찬조금 모금을 강력 금지하고 있음에도 불법 찬조금 모금은 여전하고, 모금 규모는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의회 김광회(교육위) 의원에게 제출한 행정사무 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학교 찬조금 강요에 시달린 학부모들이 도교육청과 학부모단체에 제보한 불법 찬조금 모금 건수는 63건으로 집계됐다.

김광회 의원은 “일부 학교에서 불법찬조금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며 “감사에서 적발되고도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다보니 잘못된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교육청은 이들 학교에 대해 감사를 벌여 기관과 학교장, 행정실장 등이 연루된 6건은 경고, 27건은 주의 조치했다. 15건은 현지 시정을 요구했다. 특히 학부모들로부터 모금했다가 적발돼 반환한 금액은 모두 5억1천3백여만원으로 지난해 반환금액 8천여만원보다 6배나 늘어났다.

또 지난해에는 적발학교가 초등학교 8개교, 중학교 3개교, 고교가 18개 학교로 고교가 주류를 이뤘으나 올해는 초등학교 10개교, 중학교 16개교, 고교가 7개교로 불법 찬조금 모금이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 학교 대다수는 학생들의 간식비 등으로 사용했으나 수원의 모 초등학교는 지역사회어머니회에서 1인당 3만원씩 259명으로부터 모두 7백70여만원을 걷어 일부를 교직원체육복, 교장 퇴직선물 등으로 사용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한 고등학교는 올해 학부모 1인당 10만~1백만원씩 모두 1억 1천여만원을 걷었다. 간식비 등으로 쓴다는 것이 돈을 걷은 명목이었는데, 이 중 4천5백80여만원을 쓰고 나머지는 학부모들에게 반환했다. 수원의 모 고교도 올 3월 3학년 학부모회에서 학급당 1백30만원씩 모두 1천8백여만원을 모금했다가 행정감사에서 적발됐다.

다음은 불법찬조금 모금과 관련한 김광회 의원과 일문 일답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학교 찬조금 강요에 시달린 학부모들이 도교육청과 학부모 단체에 제보한 불법찬조금 모금 건수가 63건으로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해 주신다면?

“G학교의 경우 학부모회 내의원회에서 저소득층자녀 지원, 행사시 학생 지원, 학부모 식사비 등 명목으로 132명에게 2,624만원 지출, 자체적으로 불우학생 수학여행비 지원 등, K교의 경우 지역사회 어머니회에서 1인당 3만원씩 259명에게 7백7십여 만원 지출, 교직원 체육복, 교장 퇴직선물 등으로 일부 사용. S교의 경우 1,2,3학년에서 총 1억7백여 만원 모금, 학생간식비로 1천4백여 만원 지출, 잔액 9천2백여만원  반환 등 입니다.”

-이렇게 걷고 있는 불법찬조금은 주로 어디에 쓰여지는가?

“대부분의 불법찬조금은 학생간식비 및 자치활동비로 사용되고 있으며, 일부학교는 시설비 및 교실 사물함이나 정수기 등 비품비 등으로도 지원 받은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모금 주체가 학부모 단체이다 보니 자체 친목경비로도 상당부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불법찬조금 모금이  근절되지 못하는 이유는?

“학부모들이 불법찬조금 모금을 관행적이며 부패행위로까지 인식하지 않고 있으며, 학교의 개입이 없는 상태에서도 학부모들이 교육적 열의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학부모회 등 각종 친목단체를 구성하고, 이를 통하여 기금을 모금한 후 학교에 여러 가지 형태의 목적으로 지원하며 학교에서는 이를 관행적으로 묵인 또는 방관하고 있습니다.”

특히, 불법찬조금 민원은 대부분 교육열이 높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기금 운용지침에서 찬조금 사용목적을 직접교육경비의 지원에만 한정하고 있어 교직원들의 복지성 경비 등의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급원과 학부모단체 자체 친목, 운영경비 등의 집행을 위하여 많은 학부모 단체가 음성적으로 모금 및 집행하고 있는 실정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불법찬조금 모금시 처벌은 어떻게 하고 이루어지는지? 처벌이 너무 솜방망이는 아닌지?

“불법찬조금에 대한 집중적인 단속은 2003년도부터 시작되어 현재까지 매년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금품수수 차원의 비위에 준하는 행위 등을 제외한 학부모들의 자의적 모금행위에 대하여는 홍보, 계도 등을 통하여 근절에 대한 의식변화를 유도하는데 가장 큰 중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최근 언론보도 등으로 범국민적 척결의지가 표면화되고 있으며, 중앙정부차원에서의 강력한 근절대책이 논의되는 등 사회전반 분위기를 적극 수용하여 현재 기존보다 더욱 강경한 세부적인 근절대책을 수립 중에 있으며,   이후부터는 불법찬조금으로 인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시정요구에도 구체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학교에 대하여 엄중 적용할 계획입니다.“

-학교에서는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학교를 운영하는데 있어 필요한 재정이 워낙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찬조금을 걷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데, 이에 대하여 어떻게 보시는지?

“학교재정 상황을 볼 때 기본교육경비에 대하여는 부족함이 거의 없음을 학교 예·결산 등을 통하여 알 수 있으며, 다만 학교별로 추진되는 특정 사업에 대하여는 그 재정수요를 감안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재정수요를 충당하기 위하여 일부학교에서는 ‘체육관 건립 기금모금’ ‘학교도서관 건립 기금모금’등 사업내용에 대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재정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불법찬조금의 모금과 사용내역을 보면 학교 기준 재정수요를 충당하기보다는 별다른 목적 없이 모금한 후 학생간식, 자치활동 행사경비, 자체 친목경비 등에 대한 집행이 대부분임을 볼 때 불법모금의 이유가 학교 운영경비의 부족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불법찬조금 근절을 위하여 어떤 정책대안들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보시는지?

‘정책대안과 관련 하여는 현재 교육인적자원부의 관계법령 폐지법안에 대한 처리가 입법부에서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에 있으며, 우리 교육청에서는 불법 찬조금의 원천수요를 근절시키기 위하여 강력한 근절대책을 마련 중에 있으며, 이후부터 적용. 시행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