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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이 '오명'을 발탁한 까닭
[분석] 구시대 인물 이미지 불구 '기술부총리'로 발탁
2003년 12월 30일 (화) 00:00:00 부천타임즈 기자 webmaster@bucheontimes.com

기사제공 : 국정브리핑   손병관(patrick21) 기자    

12.18 개각의 하이라이트는 오명 아주대 총장의 과학기술부 장관 발탁이었다. 지난 2월 참여정부 조각 당시 교육부총리 물망에 올랐다가 낙마한 오 장관이 '기어코' 기용된 것을 놓고 노무현 대통령의 오 장관 총애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도 나왔다.

오 장관에게는 두 가지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다. 경기고 출신으로 총동창회장을 역임한 것이 그에게 '학벌주의'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육사 출신으로 5∼6공화국 장관을 지낸 것도 새 인물의 이미지가 아니라는 일각의 평가가 그것이다.

'삼고초려' 끝에 발탁한 오명 '기술부총리'

그러나 행정가로서의 오 장관에 대한 평가는 사뭇 다르다. 81년부터 88년까지 체신부 장관을 지내면서 그가 이룩한 최대의 업적은 전전자 교환기(TDX)를 개발한 것. TDX 도입으로 전화번호 당일신청-당일개통 시대를 열어 오늘날 정보통신 발전의 초석을 쌓았다는 평가다. 89년부터 93년까지는 대전엑스포 조직위원장을 지내며 1400만명의 관중을 동원하는 등 성공이 불투명했던 행사를 성공시킨 추진력을 인정받았다.

93년 12월부터 2년간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내며 인천국제공항 건설을 밀어붙인 것은 지금 시점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경력이다. "영종도에 세계적 규모의 국제공항을 세워 동북아시아의 허브공항으로 만든다"는 그의 프로젝트가 노 대통령의 '동북아 중심국가' 구상과도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참여정부의 첫 국무총리 인선 때도 막판까지 고 총리와 경합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정찬용 인사수석은 29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오 장관은 '내가 이미 여러 차례 장관을 했다'며 손사래를 치는 것을 내가 '당신이 그만큼 우리나라 IT 발전을 위해 일했고, 산하단체에 부하들도 많으니 좀 남아서 일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오? 이번에 되면 부총리급으로 대우해주겠소'라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정 수석은 "우리가 삼고초려했다"는 말까지 하며 오명 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였음을 암시했다.

이 때문에 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오 장관에 대해 '과학기술정책, 산업정책, 과학기술 인력 양성 등을 부총리급 위상에서 총체적으로 기획조정할 수 있는 비중있는 인사'라고 호평한 것도 가볍게 들리지 않게 됐다. 김태유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도 "(오 장관이)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 건설, 보건복지 등 국가과학기술 분야의 기술부총리로서의 통합 조정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오 장관이 입각하기 직전까지 총장을 맡았던 아주대학교의 직원 및 학생들사이에서도 호평이 지배적이었다.

이기홍 아주대 직원노조위원장은 "오 장관이 처음에 총장으로 왔을 때는 '5공인사' 이미지 때문에 염려가 많았는데, 노조에 대해 합리적으로 접근했고 노조 요구도 가능한 많이 들어주려고 했다. 재단, 직원, 학생 3자 모두가 합격점을 줬는데, 사실 오 총장이 물러나면 이보다 더 유능한 사람이 올 수 있을까 걱정이 들 정도"라고 호평했다.

"청와대와 <동아>와의 '관계 모색' 거리 멀다"

이 위원장은 "지난 2월 오 총장이 교육부총리에 거명될 때 네티즌들이 반감어린 글을 많이 올렸는데, 지금 돌아보면 오 장관의 직위(사립대학총장협의회장) 때문에 몇몇 사람들이 총장에 대한 비판 여론을 유도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 총장이 그때 교육부총리를 했더라도 각종 교육현안들을 원만히 처리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3년도 아주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김두한(경영학과 4학년)씨는 "육사-5공 이미지 때문에 보수적이고 권위주의적 인물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실제로 만나본 오 총장은 그런 사람과 거리가 멀었다"고 회고했다. 김씨는 "인간관계를 아주 중시하는 스타일로, 사람을 너무 아우르다보니 학교 발전을 위한 추진력은 약했던 것 같다"고 평했다.

오 장관이 동아일보 사장을 지낸 전력을 놓고 "청와대가 <동아>와 관계모색을 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에는 <동아> 내부에서도 반감을 드러냈다. <동아>의 한 중견기자는 "오 장관이 <동아> 사장을 했다고 해서 내부에서 그를 <동아> 사람으로 보는 사람은 없다. 오명 입각을 '<동아>와 관계회복' 카드로 보는 것이 우리가 아는 노무현 스타일하고도 전혀 안 맞지 않냐?"고 반문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오 장관을 놓고 여러 가지 평가가 엇갈렸지만, 그가 행정분야에서 쌓은 업적은 무시할 수 없었다. 과거 정부에 복무한 것을 놓고 사람들을 쳐내다보면 참여정부에서 쓸 수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신과 5공 시절부터 관료로서 역량을 발휘한 고건 국무총리를 연상케 하는 평가로, 5공이래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를 거쳐 참여정부로까지 이어진 오 장관의 출세가도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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