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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모든 진상 다 밝혀라
[고태진 칼럼] 그리고 약속대로 재신임 물어야
2003년 12월 30일 (화) 00:00:00 부천타임즈 기자 webmaster@bucheontimes.com

고태진 / 오마이뉴스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이 안희정씨 등 측근인사들의 불법정치자금 수수와 이기명씨의 용인땅 매매를 통한 장수천 빚 변제과정 등에 개입했다는 29일 검찰의 발표는 새삼 충격을 주고 있다.

결국 그도 '진흙탕 속의 정치인'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참여 정부의 도덕성에도 치명적 상처를 입게 되었다.

검찰의 발표대로라면 이제껏 대통령의 해명은 결과적으로 거짓이 되어 버린 셈이다. 특히 노 대통령이 2002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쓰고 남은 선거자금을 횡령해 사적인 빚을 갚는데 쓰라고 지시했다는 사실과 대선직전 썬앤문 그룹 문병욱 회장이 불법 자금을 노후보 측근에 전달하는 현장, 또는 그 직전에 노 후보도 자리를 같이 했었다는 사실은 많은 국민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정권 말기도 아닌 대통령 취임 1년만에 검찰에 의해 불법 사실이 밝혀졌다. 노 대통령 자신으로서는 억울한 점이 있을 지 모르겠다. 노 대통령 측근들의 돈 문제는 사실 이제까지의 정치권의 비리와 비교해 보자면 현격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고 또한 그럼으로써 국민들이 들이대는 도덕적 잣대가 이미 엄청 엄격해져 있다. 예전 정치판에서의 엄청난 비리를 들어 변명함으로써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물론 노 대통령측은 국민들에게 몇 가지에 대해 정상 참작을 해달라는 기대를 가질지도 모른다.

우선 측근들의 비리 문제가, 사업을 통한 정치 자금 조달의 구상인 '장수천 사업'의 실패에서 대부분 비롯된 것으로써 개인의 치부나 사리사욕의 결과는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을 것이다. 또 오늘의 이 사태는 결국 노 대통령 자신이 소신을 갖고 밀어붙인 검찰 독립의 결과라는 사실도 상기시키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거짓과 불법은 설령 그가 대통령이라고 해도 그냥 넘어가서는 안될 사안이다. 또한 잇단 개혁정책의 후퇴에 이어 노 대통령의 도덕성마저 의심받게 사태가 발생함으로써 참여 정부의 국정 운영 능력이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국가적으로도 무척 손실이며 불행이다.

이제 노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한 점 의혹 없도록 진실을 밝히고 국민들에게 진솔하게 사과하는 일이다. 특히 이번 검찰 수사에서 가장 큰 덩어리가 걸려있는 썬앤문 그룹의 감세 청탁 의혹은 밝혀지지 않았다. 국민들은 당연히 그 부분을 가장 궁금해 할 것이다. 검찰에서 밝혀내지 못한 부분에 대한 진실을 스스로 깨끗이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통령 측근의 비리 의혹에 대한 특검도 예정되어 있다. 노 대통령이 이미 약속한 바와 같이 특검 수사에 대한 최대한의 협조도 당연히 필요하다. 대통령은 물론 이 문제로 처벌받을 수 없다. 하지만 대통령 측근의 비리 의혹에 대해 철저한 진실 규명과 뼈저린 반성과 사과 없이는 도덕적 상처를 입은 채로 국정을 원만하게 이끌고 갈 수가 없다.

결국 이 문제를 털고 가는 방법은 철저한 진상의 규명 후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물어보는 것 외에는 없을 것 같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스스로 밝히고 특검 수사로서 다시 검증을 받은 연후에 밝혀진 모든 사실을 토대로 국민들에게 신임을 다시 물어 보는 것이 해결책이다.

노 대통령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차가 되고 싶었는데 구시대의 막차가 될 수도 있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이제 노 대통령은 새 시대를 여는 첫차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구시대의 막차로서의 역할은 아직 남아있다.

노 대통령이 최도술씨의 비리 혐의가 터져 나왔을 때 "눈앞이 캄캄했다"라고 말했던 것이나 측근 비리에 대해 검찰의 수사를 받겠다고 스스로 이야기 한 점, 재신임 약속은 유효하다고 일관되게 이야기한 점 등을 보건대 노 대통령 스스로 구시대의 막차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를 보여 준 것이라 믿고 싶다.

노 대통령은 먼저 철저하게 진실을 밝히고 스스로를 단죄하여야 한다. 그것이 불법과 악습이 횡행하던 구시대를 끝내는 막차의 소임이다.

고태진/오마이뉴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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