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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자연재해·생태계파괴 주범은 기후온난화"
대기오염 줄일 확고한 정부 정책 필요
2003년 12월 29일 (월) 00:00:00 부천타임즈 기자 webmaster@bucheontimes.com

기사제공 : 시민의신문    김세옥 기자 kso@ngotimes.net

2003년 한해동안 폭염, 폭우 등 극단적인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피해액은 얼마나 될까?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기후협약 관련 제9차 당사국 회의에 참석한 크라우스 퇴퍼 국제연합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에 따르면 올 한해 동안 발생한 자연재해 피해액은 무려 6백억 달러(72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또 전 세계 자연재해비용을 조사, 피해규모를 산정한 뮌헨재보험사의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올 여름 유럽을 강타한 폭염·혹서로 인해 약 2만명이 사망했고, 농업부문에서만 1백억 달러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 것을 알수 있다.

이런 상황은 비단 유럽 지역의 일만은 아니다. 지난 가을 한반도를 덮친 태풍 매미, 5조원 이상의 재산피해와 수많은 인명 손실을 초래한 태풍 루사에서 우리는 이미 성난 자연의 공포를 체험했다. 언제부터인가 열대 지방의 기후현상이라 배웠던 스콜(squall)과 같은 게릴라성 폭우를 여름철마다 만나게 됐고, 겨울 같지 않은 따뜻한 겨울이 반복되고 있다. 기후 전문가들은 올 겨울 역시 그리 춥지 않은 겨울이 될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 손실 막심=여름철 홍수재해와 나머지 기간 가뭄재해를 유발하는 한반도 특유의 계절별 강수 편중현상이나, 전 국토의 ⅔ 면적이 산으로 구성돼 하류지역 홍수집중을 불러오는 지형적 요인 등도 자연재해의 원인이긴 하지만, 이런 요인들이 중심이었던 시기는 1960년대 이전이다.
 
기후, 환경 등 관련분야 전문가들은 "1960년대 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자연재해 대부분은 무분별한 화석연료 사용 등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같은 인위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은 오존층 파괴와 기후재앙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 세계 9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듯 대기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는 엄청난 자연재해를 불러왔다. 에너지시민연대 통계조사를 살펴보면 최근 10년 동안 발생한 한반도 기후재해는 총 1천2백88명의 사망자와 23만8천7백21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고, 84만7천2백38ha의 농경지 손상 등 엄청난 피해액을 기록한 것을 알 수 있다.

▲자연생태계 파괴·생물종 소멸=화석에너지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외에도 인위적 개발물질인 프레온가스 등의 온실가스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면서 지구온난화현상은 가속화됐고, 이로 인해 지구온도는 40년 전보다 0.2∼0.3℃가량 높아졌다. 학자들은 2100년에 이르면 지구온도가 1990년에 비해 1.4∼5.8℃ 정도 상승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지구온난화는 기후변화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생태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구 속의 작은 한 부분인 한국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산림생태계를 예로 들어보자. 참나무류가 우점하는 온대지역인 우리나라는 남북으로 긴 반도의 특성과 구릉지 덕택에 위도·고도에 따라 난대림에서 한대림에 이르는 다양한 식생과 생태계가 분포한다.

임엄연구원 산림생태과 임종환 박사는 "이런 상황에서 지구온난화가 계속돼 평균기온 2 ℃가 상승할 경우 제주도와 같은 남부도서지역에서나 발견할 수 있었던 동백나무를 비무장지대의 서부해안지역과 철원평야, 심지어 강원도 지역의 동해안에서 발견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기후변화 속도를 생물종의 적응·이동 속도가 따라가지 못해 몇몇 생물종은 생태계에서 영영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인간건강 악영향=대기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는 물론 인간의 건강과 생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장재연 시민환경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 대도시 지역의 기온과 사망률 관계를 분석한 결과 여름철 기온 상승에 따라 사망률도 함께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유례 없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1994년 7∼8월 두 달 사이 서울에서만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사망자 수가 9백88명 더 늘어났다.
 
장 소장은 "같은 해 서울시에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8백2명이었던 점과 비교해볼 때 혹서 발생에 따른 인명피해가 매우 심각한 일임을 알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지난 10년 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1백95건의 기상재해로 인해 1천5백4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오존농도 상승으로 수목류, 목초류, 잡초류의 꽃가루와 곰팡이 농도도 점차 짙어져 알레르기 등의 건강 피해도 증가했다. 

▲대안은 무엇인가=기후재앙을 부르는 대기오염은 앞서 언급했듯 경제 손실과 자연생태계 파괴는 물론 인간의 건강과 수명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결국 대기오염을 줄이는 방안을 찾아내야 이러한 환경재앙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면 대기오염과 같은 기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박성문 에너지시민연대 차장은 "기후문제에 대비한 환경적 측면에서의 확고한 정부 정책의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에너지절약시책이나 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보급 등 기후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접근에는 일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지만, 접근 의도가 기후협약에의 효율적 대처를 통해 국익과 경제이익을 도모하자는데 무게를 두고 있어 문제라는 설명이다.

박 차장은 "기후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지구환경과 후손을 보호하자는 환경협약의 본질까지 가볍게 여긴다면, 환경협약의 의미가 경제기술협약 정도로 왜곡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와 산업계가 온실가스 방출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함과 동시에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나리오를 선택해 ▲에너지 수급정책 변화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핵에너지 정책 포기 등을 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후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 모색과 함께 고민해야 할 점은 이미 발생한 자연재해나 발생할 재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다. 심재현 국립방재연구소 연구기획팀장은 "수해와 같은 엄청난 자연재해를 대비하기 위해선 먼저 이에 대한 위험인식을 분명히 하고 적절한 방재대책 마련이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앙재해대책본부가 예방작업부터 피해조사, 복구비 지원 등을 총괄하는 종래의 중앙집권적 대책마련 방식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자연·사회적 여건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방재행정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전문가 참여와 계몽을 통한 안전관리체계 확립 ▲과학적·합리적 기준 설정과 적용 ▲지속적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축적 및 산업육성 등을 강조했다.

한편, 장재연 소장은 "기후변화가 인간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기후변화와 건강과의 직·간접 영향 인과관계를 확실히 규명하고 변화를 지속히 감시해 국가적인 적응방안을 수립하는 것과 이를 위한 관련 연구 수행 및 자료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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