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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축구 3대0... 그러나 패자는 없었다
'8·15 민족대축전' 개막식 시작... 1000여명 1km 행진
2005년 08월 14일 (일)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취재:김태경 장윤선 강이종행 안윤학 기자. 사진:권우성 기자

 3 대 0...그러나 응원에 남북은 없었다 

   
▲ 14일 저녁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축구경기에서 남북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2005년 남북통일축구'가 14일 저녁 7시부터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결과는 남한팀이 북한팀에 3 대 0으로 승리. 그러나 5만여 관중들의 응원에는 남북이 없었다. 오직 '우리 민족', '통일 조국'만이 있었을 뿐이다.

북측 선수단과 남측 선수단의 소개에 이어 선수들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스탠드를 가득 메우고 통로까지 들어찬 관중들은 양측 선수들에게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본부석 오른쪽에서는 거대한 한반도기가 관중들의 손에서 손으로 이어지며 스탠드 위를 서서히 움직였고, 본부석 맞은편 815명의 중앙응원단과 관중들은 연신 "통일조국"을 외쳤다.

저녁 7시 2분, 북측의 선공으로 경기가 시작됐다. 관중들은 전반 9분경 북측 골키퍼 김명길 선수와 남측 공격수 김진용 선수가 충돌해 쓰러지자 김명길 선수에게 "화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관중들의 환호에 보답이라도 하듯, 남북 선수들은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한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치열한 경기 속에서도 양측 선수들은 경기장에 쓰러진 상대방 선수를 일으키는 등 페어플레이를 펼쳤다.

경기시작 34분 남측 정경호 선수가 페널티지역 우측에서 올라온 센터링을 헤딩슛으로 연결시킨 데 이어, 2분 뒤 김진용 선수가 추가골을 터뜨리자 경기장은 그야말로 함성의 도가니였다.

하지만 관중들은 몇분 뒤 북측이 남측 페널티 지역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맞게 되자, 북 선수들을 위해 목청껏 응원하기도 해 한민족의 단합된 마음을 나타냈다.

중앙응원단 또한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에 맞춰 응원을 하며 북 선수들을 응원했다.

남북 구별없는 응원에 시민들 감동
남북통일축구 후반 경기는 저녁 8시 6분 경 남측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관중들은 후반에도 남북한 모든 선수들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 8.15 민족대축전 행사를 더욱 빛냈다.

후반 23분 박주영 선수의 추가골은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러나 북한 선수들이 남측 문전에서 골 기회를 가졌을 때에는 더 큰 박수와 응원이 터져나왔다.

북한이 세 골차로 뒤지기 시작하자 관중들은 "한 골 넣어! 한 골 넣어!"를 연호하며 노골적(?)으로 북한 팀을 응원했다. 후반 24분과 31분 북한팀의 안철혁 선수와 리영광 선수가 남측 골문앞에서 결정적인 골 기회를 놓치자 관중들은 안타까운 탄식을 쏟아내기도 했다.

가족, 이웃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는 서옥주(34, 주부)씨는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가 출렁이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설렌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북한이 경기를 지고 있는 것에 대해 "내기에서 북한이 이긴다는 쪽에 만원을 걸었는데 잃게 생겼다"며 답답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경기장 좌석에 앉지 못해 선 채로 경기에 주목하고 있던 이광례(29, 쌍용자동차)씨는 "관중들이 한 목소리로 응원하는 모습을 보니 통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어느 팀이 이기고 지고를 떠나 매우 감동적인 경기"라고 말했다.

관중들의 열렬한 응원에도 불구하고, 남한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3대 0으로 남한이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경의선 타고' 등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남북한 선수들은 함께 대형 한반도기를 들고 경기장을 한바퀴 돌았고 관중들의 환호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날 경기는 관중들이 모두 선채로 목이 터져라 "통일조국"을 외치는 광경으로 끝이 났다.   

   
▲ 남북해외 대표들이 각각 성화를 들고 행진을 벌이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 북측 대표단이 대행진을 하다가 환영하는 남측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2005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2신 대체 : 14일 저녁 7시 54분]

8.15 민족대축전 개막 "분단의 역사를 묻겠다는 각오"
14일 오후 6시, 김성철 6·15공동선언실천 남북해외 공동행사 북측 준비위원회 부위원장, 김지여 해외 준비위 위원, 이석태 남측 준비위 공동대표 등 3인의 공동사회로 8·15 민족대축전 개막식이 시작됐다.

이석태 남측 준비위 공동대표가 "7천만 동포 여러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 민족대축전 시작을 선언합니다"라고 개회선언을 하자, 5만여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로 환호했다. 이어 성화 점화, 대형 한반도기 게양 등 행사가 진행됐다.

백낙청 남측 준비위 상임대표는 "우리는 광복과 함께 시작된 분단의 역사를 과거로 묻겠다는 각오로 서울에 모였다"며 "민족사의 거스를 수 없는 물줄기는 이미 시작됐다, 여러분의 뜨거운 함성을 모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 민족대축전의 개막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기남 북측 단장은 축하연설에서 "지역적, 당파적 리해관계를 초월해 우리민족끼리의 리념으로 뜻과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축전이 민족적 화합과 신뢰를 도모하고 북남관계 발전에 특색있게 기여하는 뜻깊은 대회합으로 장식되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고 덧붙였다.

남측 단장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개막 축하연설에 나섰다. 정 장관은 북측 대표단의 국립현충원 참배에 대해 "민족의 화합을 위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기 위해 내린 결단을 우리 모두 뜨겁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장관은 "이제부터 우리는 본격적으로 분단과 정전 상태를 청산하고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남북해외 대표단 외에 일반시민 등이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채 시종일관 환호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개막식은 오후 6시 50분에 끝났으며, 저녁 7시부터 남북 통일축구 남자팀 경기가 열리고 있다. 남북통일축구대회 전반전이 열리고 있는 저녁 7시 43분 현재 스코어는 2(남) : 0(북)을 기록하고 있다.

   
▲ 14일 저녁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과 함께 열린 남북축구경기에서 관중들이 통일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과 남북축구경기가 14일 저녁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어머나! 성화대에 불이 안 붙었네?" 
 [이모저모]8·15민족대축전의 몇 가지 에피소드
 

   
▲ 14일 저녁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과 함께 열린 남북축구경기에서 관중들이 통일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 북측 대표들과 인사해 눈길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은 14일 오후 8·15 민족대축전이 열리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북측 당국대표단과 반가운 표정으로 인사를 나눴다.

김 부회장은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림동옥 조평통 부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짧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김 부회장은 "지난 6·15행사에서 만난 뒤 서울로 오신다고 하길래 인사를 드린 것 뿐"이라며 "환영한다, 잘 오셨다 등의 말을 건넸을 뿐 다른 얘기는 없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반도기 그려놓은 대형 에드벌룬 이날 8·15 민족대축전 남측 준비위는 한반도기를 그려놓은 대형 애드벌룬과 사물놀이패들이 행사 분위기를 고취시켰다. 길 양쪽에 도열한 학생과 일반시민들도 "민족통일!"을 연호하며 북한과 해외대표단을 환영했다.

○…남측 준비위, "우리는 하나" 응원 8·15 민족대축전 남측 준비위원회 응원단은 유니폼으로 대형 한반도기를 만든 뒤 양옆으로 '하나'라는 대형 글자를 구성, 눈길을 끌었다. 이들 응원단은 모자를 흔들고, 북한가요인 '반갑습니다' 등을 부르며 남북 양팀을 동시에 응원했다. 남북이 사전에 합의한 대로 대형 태극기와 인공기 모두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응원 구호도 "조국통일" 하나로 통일됐으며, 붉은 악마가 참여하지 않아 '대한민국' 구호는 나오지 않았다.

○…성화대에 불이 안 붙었다? 개막식 행사에 앞서 진행된 성화점화식에서 성화대에 불이 붙지 않고 꺼지는 해프닝 발생. 개막 전 행사로 남북해외 대표단 각 1명씩 손을 잡고 공동으로 운동장 한켠에 마련된 성화대에서 점화식을 가졌으나, 곧바로 불이 꺼져버렸다.

대표단과 관람객들이 어리둥절하는 가운데 행사진행요원이 곧바로 성화대에 올라 (가스밸브로 보이는) 스위치를 켜자 곧바로 성화대에 불이 타올랐다. 이를 지켜본 관람객들이 박수로 환호하는 훈훈한 장면도 연출됐다. 

 

[1신 : 14일 오후 6시11분]

백두-한라산 성화 앞세우고 1000여명 행진
광복 60주년을 맞이한 14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남북 및 해외대표단이 함께 하는 역사적 8·15 민족대축전 민족대행진이 펼쳐졌다.

남북해외 민간대표단과 남북 당국대표단을 비롯한 행진 참가자 1000여명은 이날 오후 5시12분 서울 강변북로 진입로에서 "역사적인 북남 공동성명의 기치 밑에 조국통일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가자"는 글귀의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8.15 민족대축전이 열리는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평화공원까지 행진을 벌였다.

   
▲ 행진중에 담소를 나누는 김기남 조평통 부위원장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2005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정동영 장관-김기남 부위원장, 맨 앞줄에서 행진
행진단 맨 앞에는 검은색의 '통일 열차'가 섰고 한라산과 백두산에서 채화한 성화, 대형 한반도기가 뒤를 이었다. 행렬 앞에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기남 북측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걸었다.

   

민족통일대행진을 시작하면서 최창만 북측 조선직업총동맹(직총) 부위원장은 "성화 불길은 민족적 통일로 가는 우리 민족 신념의 상징"이라며 "희망찬 통일조국을 위해 오늘의 통일대행진을 힘차게 다그쳐나가자"고 말했다.

남측 민족대행진 단장인 한상렬 '6·15 공동선언실천을 위한 남북해외공동행사준비위원회' 남측 공동대표는 "우리는 지난 6월 15일 평양 행사에 이어 오늘 통일원년에 새 역사를 창조하기 위해 함께 (행진)하고 있다"며 "외세의 껍데기는 가라, 우리민족은 알몸으로 한 몸"이라고 외쳤다.

행진단은 이날 1km에 달하는 거리를 걸었다. 성화는 남·북·해외 대표가 함께 봉송했으며,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남북 해외 대표 6인의 여성들이 통일기를 함께 들었다. 남측 준비위는 한반도 지도와 'One Corea'가 그려진 대형 열기구를 띄웠다.

월드컵경기장에 울려퍼진 남·북·해외 한 목소리 "아리랑"
민족대행진단은 이날 오후 5시40분 월드컵경기장에 도착했다. 시민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반갑습니다, 어서오세요, 조국통일"을 외쳤다.

이날 상암동 주변에는 500여명의 시민들이 거리에서 통일기를 흔들며 "조국통일 만세"를 외쳤다. 월드컵경기장 안에서도 참가자들이 '아리랑'을 여러 차례 불렀다. 또한 월드컵경기장에서는 '경의선 타고' '통일합시다' '가장 늦은 통일을 가장 멋진 통일로' 등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이에 앞서 최광기씨 사회로 진행된 사전행사에서는 부산민족민주청년회, 평화통일시민연대 합창단 등 815명으로 구성된 '815 대합창단'이 분위기를 돋우었다.

우익-진보단체 회원 한때 충돌... "태극기 불허에 항의하는 것"
한편 이날 오후 4시 40분께부터 월드컵경기장 북문 입구에서는 우익단체 회원 10여명이 태극기를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행사를 벌였다. 이들은 "김정일 열 받을라, 골 넣지 마라, 개찬이 똥영생각" "인공기 지켜주고 태극기 금지시킨 이해찬 정동영 물러나라"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진보단체 회원 10여명이 이들에게 달려들어 한때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봉태홍 '자유민주수호를 사랑하는 사람들' 대표가 한 시민이 던진 물병에 맞아 이마가 찢어지는 등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경찰 50여명이 긴급 출동됐지만, 우익단체 회원들은 오후 5시40분 현재까지 계속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신해식 독립신문 대표는 "행사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나서서 태극기 입장을 불허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나오게 됐다"며 "이를 앞장서 주장한 이해찬 총리와 정동영 장관에게 항의하기 위해 행사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지난 6월 15일 평양에서 열린 6·15 5주년 기념행사와 마찬가지로 각자 국기 대신 한반도 통일기를 사용하기로 남북이 합의했으며, 북한의 경우 시내에서도 인공기를 걸지 않는 '상호존중의 예의'를 발휘한 바 있다.

   
▲ 14일 저녁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과 함께 열린 남북축구경기에서 관중들이 통일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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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저녁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과 함께 열린 남북축구경기에서 관중들이 대형 한반도기를 펼쳐들고 응원하고 있다.

14일 저녁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과 남북 축구경기가 열리는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앞에서 경기장안에서 태극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에 항의하는 우익단체 회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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