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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한테 받는용돈
2005년 07월 06일 (수) 00:00:00 정현순 시민기자 jhs3376@empal.com

부천타임즈: 정현순 시민기자  

 

“자기 손자 봐주고 용돈 받았어?
“응 받았어 왜?”
“그럼 얼마 받았는데?”
“받을 만큼 받았어.”
“얼마 받았는데?”
“왜 그래 받을 만큼 받았다니깐”

몇 달째 손자를 봐주는 친구에게 묻는 다른 친구의 질문이다.


부모들이 손자를 봐주면서 용돈을 받지만 그 역시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나도 손자를 봐주면서 용돈을 받을 때의 일이다. 딸아이가 수고했다면서 용돈을 줄때는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어 냉큼 받지 못했었다.

 

더군다나 손자를 봐주는 할머니들 중에는 용돈을 받지 않는 할머니들이 적지 않게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한 푼도 안 받잖니 신이나지 않았고 맥이 풀리는 것도 사실이었다. 딸아이한테 용돈을 받으면 그동안 힘들었던 일들이 어느 정도 없어지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그러나 딸아이가 하얀 봉투에 돈을 담아서 내밀면 직접 받기보다는“그래 거기에 놔둬라”했었다. 결혼한 자식한테 용돈을 받아쓴다는 것은 생각만큼 편한 일은 아닌 듯하다. 오래 전 딸아이가 벌었다면서 돈을 처음으로 내놓았을 때의 일이 생각난다.

 

내가 딸아이한테 돈을 처음 받아 본 것은 10년 전쯤  딸아이가 대학을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의 일이다. 그때 첫 번째로 받은 돈을 봉투째 나에게 줬었다. 그때 얼마 동안인지는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금액은 5만원인가 그랬다.


적은 액수의 돈이지만 저도 옷도 사 입고 싶었을 테고, 화장품도 사고 싶었을 테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꽤 많았을 텐데도 한 푼도 건드리지 않고 나에게 모두 내 놓았던 것이다.  나는 누런 봉투에 담겨진 그 돈을 받아들고는 어찌나 감격스럽던지 하루에도 몇 번씩 꺼내어 보고 또 보고 했었다.

 

한달도 넘게 그대로 두었다가 썼던 기억이 난다. 그런 딸아이가 결혼을 하면서도 집안에 무슨 날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봉투를 내놓는다. 그렇게 우리 집에 봉투를 내놓을 때면 시댁에도 똑같이 내놓기 때문에 딸아이의 부담이 꽤 될 거란 생각도 든다.

 

딸아이가 봉투를 내밀면 난 “얘 엄마는 괜찮다. 이리저리 쪼개고 나면 넌 뭐가 남겠어? 엄마는 안받아도 괜찮으니깐 너나 잘살아”한다. 그럼 딸아이는 “엄마한테 이거 줘도 나 잘 살고 있으니깐 걱정하지 마”한다. 그러는 딸아이가 더 안쓰럽다.

 

아마 이 세상에서 돈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도 돈을 참 좋아한다. 하지만 딸아이가 고생하면서 버는 돈이기에 낼름 받아쓴다는 것이 어째 좀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몇 번이나 거절한다고 해서 한번 마음먹고 내놓은 돈을 도로 가져갈리 없는 일이란 것은 뻔한 일이다.

 

그래서 번번이 작은 실랑이를 하다가는 받고 했었다. 그러고 나면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마는 것이다. 이왕 받을 거라면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아무리 자식이 주는 용돈이지만 고맙다는 말을 하는 것이 좋을 거란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는 딸아이가 봉투를 내밀면 “그래 고맙다. 잘 쓸게”하며 받았다. 처음에 내가 그런 인사를 하니깐 딸아이도 쑥스러웠는지 얼굴이 약간 분홍빛을 띠면서 “엄마는 뭘 얼마 안 되는데”하며 웃었다. 그래도 난 그 뒤로도 그런 인사를 잊지 않았다.

 

딸아이도 익숙해졌는지 아님 그런 말을 듣는 것이 좋았는지 이제는 “뭘,  얼마 안 되는데”한다. 자식이 주는 용돈은 내게 돈이 많이 있든 적게 있든 상관없이 기분이 최고로 좋다.

 

또 자식이 내미는 용돈의 액수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식한테 받는 용돈은 부모들 자신한테 쓰기보다는 한푼 두푼 모아 대부분은 다시 자식한테 혹은 손주들한테 쓰여 지고 있다. 그것이 사람 사는 재미일것이다. 그러고 보면 사랑은 돌고 도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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