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

"부천영화제가 97년에 시작돼 금년 9회를 맞이했다. 작년(8회)에는  6만4천명 정도의 관객이 영화제에 참여했다. 이중 영화를 본 부천시민은 3천5백여 명에 불과했다. 86만 부천인구와 수도권 전체 인구를 감안한다면 소수의 마니아들만이 영화를 즐겼으며 국제영화제치곤 시민으로부터 많이 외면을 당했다고 생각한다. 복사골 문화센터 주변 아파트에만 6만 명이 거주한다. 부천시민의 대부분이 외면하는 영화제였다. 따라서 새롭게 변신해야 한다"“
<정초신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7월14일부터 23일까지 열흘간 열릴 <제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같은 기간에 열리는 <리얼판타스틱 영화제>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정초신 감독을 만났다.

▲ 정초신 수석프로그래머

9회부천영화제에 단 한편의 한국영화만이 폐막작으로 참가한 것에 대하여 정초신 감독은“유상욱 감독의 종려나무 숲 외에 한편도 오지 못했다. 진짜 힘들게 결정해 준 유 감독이 눈물겹도록 고맙다. 출품을 통지했던 작품 중에서 세 작품이 중도에 외압(?)으로 출품을 포기했다. 영화제 기간 중  깜짝 상영을 통해 몇 편 더 올 예정이지만 그것도 확실치 않다."며  국내 게스트 섭외의 어려움을 토해냈다.

이어 “이번 부천영화제에는 심사위원장인 미국 호러장르의 대가  밥 클락 감독을 비롯 유상욱 감독, 지난해 분신사바를 폐막작으로 선보인  한국의 안병기 감독. 충무로의 신예 피판 페스티벌 레이디 장신영 등 80여명이 올 것으로 예상하지만 국내영화인들은 리얼판타스틱에 참석할 것 같다”고 말하고 “다양한 영화를 감상하려면 부천판타스틱에 오고 배우나 감독 얼굴을 보려면 서울의 리얼판타스틱에 가라. 얼마나 민주적(?) 인가.”라며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국내 영화가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정 감독은 “지난해 말 김홍준 前집행위원장이 해촉되면서 영화인회의를 비롯한 국내 영화인 단체들은 부천영화제에 출품작을 내거나 참석하지 않겠다는 '보이콧' 선언을 했다”고 그간 상황을 설명하고 “지난 5회 때까지 정 감독 자신이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일했던 인연으로 부천영화제에 왔는데.‘왜?  피판에서 일하느냐, 피판을 떠나라’는 등 영화 관계자들의 외압에 시달려왔다.”고 마음고생을 털어 놓았다.

▲ 제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홍보 문구가 쓰여진 소주병을 들고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다음은 정초신 수석프로그래머와의 일문일답

-정말 부천영화제가 영화인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가?
“그동안 영화제가 소수 마니아를 대상으로 치러졌기에 부천시민이 외면해 왔다. 대중과 함께하는 영화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에  도와주기는커녕 영화인회의를 비롯한 영화관계자들이 보이콧 운동을 펼쳐 찬물을 뿌리는 것은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외국에서 부천판타스틱과 서울의 리얼판타스틱을 바라보는 시각은?
“한 국가에서 두개의 판타스틱 영화제가 열리는 것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유럽판타스틱영화제연합(EFFFF) 회장이 이번 영화제 기간 감시관의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하여 두 영화제를 오가며 상황을 살피고 평가할 것이다.”

-지난 8회째까지 부천영화제의 문제점은 없었는가?
“부천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영화제가 시민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지난해 피판은 6만4천여 명의 관객이 부천을 찾았는데 부천관객은 3천5백여 명에 불과했다. 복사골 문화센터 주변 아파트에만 6만 명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창피할 노릇이다. 85만 부천인구와 수도권 전체 인구를 감안한다면 소수의 마니아들만이 즐긴 영화축제인 셈인데 이제 새롭게 변해야 한다는 정답은 극명하게 나왔지 않은가?”

-이번 9회 부천영화제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
"다양성으로 대중과 함께하겠다. 좋은 작품을 선보이고 일반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편한 작품을 선정했다. 서울에서 열리는 리얼판타스틱영화제가 마니아 중심의 영화를 상영한다면 부천은 대중 중심의 영화제로 바뀐다. 이렇다면 양자간 존재의 의미는 확실한 것이 아닌가?.부천시민은 마니아 중심의 소수보다 다수의 대중성을 갈망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수석프로그래머를 맡으면서 힘들었을 텐데?
“리얼판타스틱쪽으로간 전임 프로그래머들이 그간 부천에서 일하며 얻은 노하우를 가지고 갔기 때문에 빠져나간 공간을 채우기 위해 정말 힘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보다 초청작품수는 줄었지만 최선을 다해 만족할 만한 좋은 작품을 초청하는데 성공했다고 자신한다."

-방해공작(?)은 없었는가?
“물론 있었다. 전임 프로그래머들이 지난 2월부터 포르투갈, 베를린 영화제 등에서 부천영화제 보이콧 운동을 펼쳤고 최근에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국제푸드페스티벌로 바뀐다는 전자메일 20만 통이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뿌려졌다고 한다. 그래서 외국 영화인들로부터 '너희가 문제가 많다고 해서 작품을 출품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천영화제는 1회째부터 현재까지 200억 가까운 자금이 투입돼 만들어진 매우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자산평가가 500억이 넘는다고 인정해주는 영화제다. 영화제는 성공적으로 치러질 것이다“

정초신 수석프로그래머는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뉴욕대학교 영화매체학 석사과정을 거쳐 남가주대학교 영화제작학과를 차례로 마친 정초신 감독은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기 전 <귀천도>, <엑스트라>, <퇴마록> 등의 영화 프로듀서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2002년과 2005년 소년들의 성적 호기심을 황당하고 기발하게 그린 <몽정기1.2>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대중의 심리를 자극하며 상업영화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감독, 영화 프로듀서, 영화제 프로그래머, 대학 강사, 조단역 배우 등 화려한 이력만큼이나 무궁무진한 영화적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다.

▒ 동국대, 국민대, 추계예술대 강사.
▒ 2000년 <자카르타> 각본/감독‘2002년 <몽정기> 감독.2003년 <남남북녀> 각본/감독.2005년 <몽정기2>감독
▒ 1991년 NYU 영화매체학과/1994년 USC 영화제작학과 /1999~2001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2005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