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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는 나의 힘”
국내 유일 여성 바이크레이서 최윤례씨
2003년 12월 27일 (토) 00:00:00 부천타임즈 기자 webmaster@bucheontimes.com

   

세상 참 빨리 돌아간다. 광고만 ‘초고속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게 아니다. 광속의 디지털문화는 사람들을 ‘속도의 전쟁’으로 내몬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탈락하고 말 듯한 위기감 속에서 사람들은 가까스로 살아간다.

그런 세상에서 바이크레이서 최윤례(26)씨는 ‘스피드는 나의 힘’이라고 당당하게 외친다. 최씨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여성 바이크레이서로 활동중이다. 몇몇 여성레이서가 활동한 바 있지만 ‘속도의 전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소리 없이 사라지곤 했다.

하지만 그는 다르다. 올 5월 전문레이서의 길에 들어선 이후 5회에 걸쳐 대회에 나섰다. 순위권에 드는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골인한 남성레이서도 꽤 많다.

“힘과 스피드가 부족해요. 코너워크에서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래도 요즘은 자신감이 붙어서 비가 올 때도 과감하게 코너워크를 하는 편이에요.”

지난 10월 로드레이스챔피언십 7차전 곡선주로에서 그는 180㎞대의 과감한 코너워크를 선보였다. 직선주로에서도 270㎞대의 속도를 유지했다. 그의 대담한 질주에 바이크레이스 전문가들은 찬사를 보냈다. 남성레이서에 비해 부족한 힘과 세기, 그리고 스피드를 유연성으로 극복하고 있다는 것.

“스무 살 무렵 절친한 동생의 소개로 오토바이를 탔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매력에 빠져들었죠. 하지만 큰 사고를 당한 적은 몇 번 없었어요. 사고를 당해도 다친 적이 거의 없죠. 운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 유연성이 좋아서 그렇다는 말을 많이 듣는 편이에요.”

그 특유의 유연성은 취미생활에도 나타난다. 수상스키, 스노보드 등 유연성이 뒷받침되어야만 속도가 붙는 스포츠를 만능으로 소화해내고 있는 것. 그는 드라마 ‘그녀는 짱’,'북경 내 사랑’, 영화 ‘똥개’ 등에서 전문대역도 해내면서 자신의 자질을 맘껏 뽐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일상으로 돌아오면 너무도 평범한 여자가 된다.

“빠른 거 싫어해요. 느긋한 걸 좋아해요. 운전도 조신하게 하고요. 내숭도 잘 떠는 (웃음) 평범한 여자예요.”

사실 그는 키가 크고(176㎝) 마른 편이다. 외모만으로는 발레리나처럼 보일 뿐, 전혀 바이크레이서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그러한 모습에 만족하고 있지만 요즘은 조금 다른 생각을 지니기 시작했다고 한다.

   

 “살을 좀 찌우려고요. 체중이 늘어야 체력이 붙고, 그래야 힘이 생기고 스피드가 붙거든요. 열심히! 부지런히! 먹어서 (웃음) 많은 남성레이서들을 제칠 거예요.”

‘유연한 스피드’를 즐기는 여자, 최윤례씨는 당분간 연애도 결혼도 생각이 없단다. 연애와 결혼은 나중에도 할 수 있지만 레이서는 지금밖에 못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직업생명이 짧다는 얘긴데 불투명한 장래에 대한 두려움은 없을까.

“누가 내 일을 대신해줄 수 없잖아요. 나밖에 할 수 없거든요.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이라는 것을 안다는 것 자체가 큰 행복인 것 같아요. 그걸 알기에 열심히 살 거예요.”

그가 말한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레이서를 그만둔 후의 일이다. 더 많은 선수들이 레이서의 길에 들어설 수 있는‘이정표’가 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레이서의 길을 알리는‘밑거름’이 되는‘일’이다. 그의 당당한 웃음이 그 일의 실현 여부를 장담하고 있는 듯했다.  
 
 이 기사는 여성종합신문 <우먼타임스>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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