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나정숙 기자

김영덕· 김도혜 프로그래머의 복귀 등으로 가닥을 잡아가던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문제가 영화인회의와의 협상 결렬로 원점으로 회귀했다. 

홍건표 부천시장은 26일 오전 11시 10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영화제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지난 9일부터 (사)영화인회의(이사장 이춘연)와 원만한 협상을 시도해 왔으나 영화인회의 측의 무리한 요구로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히고 제9회 영화제는 부천시의 결집된 힘으로 치르겠다고 공식발표했다.

▲ 홍건표 시장 ⓒ부천타임즈

홍건표 시장은 지난 9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고문을 맡고 있는 이장호 감독의 중재로 사태해결을 위해 지난해 12월30일 해촉된 김홍준 집행위원장과 재임용되지 않은 전 스탭의 일임을 받은 (사)영화인회의(이사장· 이춘연) 측과 원만한 사태해결을 위해 접촉해 왔으며, 지난 13일 긴급모임을 앞두고 조직위원장과 이사회 이사진 사퇴 등을 사전 논의하기도 했다.

영화인회의는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정관개정과 전 스탭의 복귀를 주요 협상카드로 제시했으며, 14일 이사회가 이에 대해 전면 수용의 입장을 밝히면서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이사회 개최 직전인 20일 영화인회의는 ▼이사회 전원사퇴 ▼스탭 4인 복귀 ▼정관개정 등을 30일까지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 이를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영화제 정상화는 불가하다는 내용을 전달해 왔다.

이에 대해 부천영화제측은 영화인회의의 지나친 요구에 반발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제의 화합과 성공을 위해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을 위한 정관개정, 김영덕· 김도혜 프로그래머 복귀는 합의했으나 이사회 총사퇴는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홍건표 시장은 그동안의 상황을 설명하며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의 해촉 사유가 정치적인 이유라고 주장하는 ‘리얼판타스틱영화제’와 ‘영화인회의 측’의 일방적인 주장에 가려져 그동안 부천시민이 소외된 프로그램 구성 등에 대해서는 해촉사유로 이야기되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재임용되지 못한 프로그래머들이 국내외에서 피판 보이콧을 전개하는 등 일련의 행동을 한 것은 부천시의 엄청난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제를 영화인들의 전유물로 만들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케 한다”며 “부천영화제는 지역의 정서와 시민들의 협조로 만들어지는 것”임을 강조했다.

이어 홍 시장은“영화인회의 측이 30일을 협의 기한으로 제시한 상태에서 25일 협의가 결렬됐다는 내용의 공문을 언론사와 영화인에게 전달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피판 조직위 총회가 27일로 예정돼 있어 최종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협상 결렬을 통보한 것은 사실상 협상의지가 없었던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홍 시장은 이어 “일부 언론에서ꡐ조직위원회 이사회 전원이 사퇴하겠다고 해 놓고 이를 번복했다는 보도는 잘못된 것으로 이사회 전원사퇴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고 해명하고 이와 상관없이 제9회 부천영화제는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전임 프로그래머 복귀를 비롯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리얼판타스틱영화제의 통합개최여부는 백지화됐다.

홍 시장은 김홍준 집행위원장의 해촉 사유로 "지난해 실시한 'Pifan, PISAF'와 관련, 방문객평가와 지역경제파급효과 분석 용역보고에서 '부천시민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결론이 집행위원장을 바꾸게 된 가장 큰 원인이었다”며 "전임 프로그래머들은 지난해 말로 계약기간이 만료됐고, 부천영화제에 대한 보이콧운동을 국내외에서 벌이는 등 영화제에 해를 끼치는 행위로 이사회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법적 절차에 따른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홍 시장은 “영화인회의가 비공식 루트를 통해 영화인과 중앙언론에 편파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현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의 프로그램 섭외에 지장을 주는 등 외압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히고 “시는 그것에 관계없이 예전과 다른 새로운 컨셉의 영화제를 개최하겠다. 이번 영화제는 부천 시민의 참여를 통해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영화제가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