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나정숙 기자

▲ 부천북부역광장 노점상 ⓒ부천타임즈

 
원미구청(구청장 김종연)이 부천북부역 등 역사 주변의 불법 노점상 단속에 장애인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더불어 이번 계획을 주도하고 있는 주무부서 관계자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정도가 매우 ‘위험’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시 공무원에 대한 소양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원미구청 정수식 도로정비과장은 지난 20일 부천역 등 불법노점상 단속계획을 설명하면서 모 장애인단체 등에 노점상 단속 용역을 주는 것은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는 일이며 아울러 불법영업을 자행해온 이들을 합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권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언급,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고용안정에 대한 기본개념조차 없음을 스스로 드러냈다.

또한 실무를 맡고 있는 김환화 가로정비팀장도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을 노점상 옆에 배치, 하루 종일 이들의 영업을 방해하면 무서워서라도 영업을 그만 둘 것”이라면서, “장애인들은 일당도 비장애인들의 1/2 밖에 안 되고 식사제공 등 제반경비를 비롯한 예산이 적게 들어 이들에게 맡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한국전력 부천지점의 한 직원은 상습적으로 전기를 도전(盜電)하는 모 장애인단체를 검찰에 고발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에 “장애인하고 싸움 붙어서 살인나면 누가 책임지냐” 고 답변하는 등 관공서 근무자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 정윤종의원 ⓒ부천타임즈

한편 원미구청의 이러한 발상에 대해 관련자들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 오랫동안 뿌리박힌 장애인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많은 장애인들이 고통을 받아온 것이 현실이고, 이러한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정부나 매스컴 등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관공서에서 이런 부정적 이미지를 악용해 정책을 실행한다는 그 자체가 대단히 위험한 생각일 뿐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공무원의 인식수준은 과히 놀라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부천시의회 정윤종 행정복지위원장은 “아무리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좋지만 회복 불가능한 가슴 아픈 상처를 노점상 단속에 이용한다는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관계자의 설명이 잘못 됐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 성열준 교수 ⓒ부천타임즈

부산디지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성열준 교수는 “공권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불법영업을 단속하도록 한다는 그 자체가 잘못된 일일 뿐 아니라 장애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나 위험을 담보한 일을 어떻게 고용창출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장애인의 부정적 이미지를 이용해 노점상을 단속한다는 그 자체가 장애인을 비하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성 교수는“이번 일은 시 공무원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 정도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소양교육이나 장애체험 등을 실시, 복무자세 교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4월26일자 부천타임즈가 보도한  - 원미구청은 장애인 악용하지 말라-“. 장애인단체 앞세운 노점상 단속 용역계약 논란일 듯” 기사를 보고 전화를 걸어온 한 장애인은 “4월은 장애인의 달로 많은 행사가 진행 중인데 이런 가시적인 것보다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간극을 줄이려는 노력이 앞서야 한다”며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악용하는 일에 차별철폐를 몸소 실천해야 할 관공서가 앞장선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이번 일로 장애의 어려움을 딛고 자활하려는 많은 장애인들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관계 공무원 및 책임자는 시민들에게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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