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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회!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2005년 03월 28일 (월) 00:00:00 김명원 시민기자 enviro005@kornet.net

김명원 (환경대안운동협회 이사장

‘일진회’라는 단어는 이제 낯설지 않다. 일제시대, 일본에 충성하는 친일파 무리들을 일컫던 일진회라는 단어는 이제 청소년들 사이에 조직된 폭력 서클을 지칭하는 의미가 되었다. 언론과 인터넷을 새삼스레 떠들썩하게 했던 이 조직화된 폭력집단은 경찰들이 ‘일진회 소탕’을 목표로 여러 가지 작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감시카메라’니 ‘학교경찰단’이니 하는 대책이 어느 정도로 효과가 있을까. 단순히 그러한 ‘현상’만을 잡으려고 하는 당국자들은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밝혀 그 원인을 제거하려는 생각은 없는 것일까.

왜 일진회는 주로 중학교에서 기승을 부리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학생 들은 어렸을 때부터 엄청난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학년이 하나 하나 올라갈 때 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대학 입시가 가까워져오고 있다’ 라는 말을 한다.

항상 ‘공부해라’라는 말만 한다. 전인교육을 겉으로는 부르짖지만 전국의 초, 중, 고등학교는 이미 대학 입시를 위한 거대한 학원이 되어가고 있다. 한창 호기심도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은 십대 아이들은 자신들의 욕구를 분출할 곳을 찾지 못한 채 그저 꾹꾹 참으며 공부만 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진정한 인격 형성은 이루어질 수 없다. 가정에는 부모님과 자기 자신, 그리고 형제는 많아봤자 두셋이다. 예전처럼 대가족 속에서 자연스럽게 예의범절을 배울 수도 없는 상황이다. 가정에서는 ‘예의범절’ 보다는 ‘성적’과 ‘대학’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어떻게 해서든지 자기 자식을 명문대에 보내려 애를 쓰고 그 과정에서 아이에게 길러져야 할 인격은 간과한다. “우리 애는 참 착해요”라고 말하기보다 “우리 애는 영어를 참 잘해요”라고 자랑하고 싶어 하고 아이들은 어디에 있건 ‘공부해라’라는 말을 들으며 부모에게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
교사들 역시, 교사가 되기 이전까지 ‘임용고시’에 대한 압박 속에 지내왔던 사람들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만 교사가 되어 어떻게 아이들을 위해 교육을 할 것인지, 어떤 것을 가르쳐야 할 것인지에 대해 성찰이 부족한 사람도 많다.

굳이 선생님이 되고 싶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권하여 교사가 된 경우, 마땅히 할 것이 없어 교사가 되는 경우도 있다. 자연히 이런 교사들은 의욕이 떨어진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기쁘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올바른 사람으로 키워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보다는 승진하기 위한 점수 따기에 바쁘고, 아이들의 인격 형성에 힘쓰는 교사 보다 수능 문제를 잘 찍어내는 교사가 더 능력 있는 교사로 대접받고 있다.
 
혼자, 혹은 둘이서 자라온 아이들은 사춘기 시절 ‘선후배 관계’에 대한 동경이 생긴다. 학교에서 친하게 지내는 ‘선배’와 ‘후배’를 동경하게 되고 그러한 조직문화를 경험해 보고 싶지만 선후배 관계를 다질 수 있는 곳은 별로 찾아볼 수가 없다. 예전처럼 동아리 활동이 굉장히 활성화되어있다거나 마니또를 맺어 선후배 관계를 돈독히 하는 모습은 찾기 힘들다.

   
▲ 10대 회원 3336명으로 대상으로 일진회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일진회, 선도만으로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다수의 학생들이 부정적인 응답을 보였다.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85.76%로 압도적이었고, “가능하다”는 의견은 14.24%에 그쳤다
이런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자연히 선배가 든든히 뒤를 받쳐주고 밑에 이끌어 줄 후배가 있는 - 적어도 그렇게 보이는 - ‘일진회’라고 하는 조직을 찾게 된다. 사실 그것이 일진회가 아니라도 좋다. ‘존경할 수 있는 윗사람(선배)’가 있고 나도 또한 후배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다. 아직 판단력이 미숙한 중학교 학생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일 수도 있는 것이다.
 
또 그런 잠시의 일탈 행동을 통해 아이들은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경험하며 마음껏 욕구를 분출해낸다. 공부와 입시로 억눌려있던 마음이 잠시의 일탈로 큰 쾌감을 느끼며 그 일탈 행위를 하는 빈도수가 점점 늘어나게 되고, 결국은 일진회라는 공간에 정착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진회’라는 것을 근본적으로 없애려면 지금의 대학입시중심의 교육제도를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 단순히 학부모 도우미니, 학교 경찰제니 하며 학교에 외부 사람들을 끌어들이지 말고 교육계 자체에서 정화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을 하는 사람은 교사이기 때문이다.

교사의 역할을 더 이상 축소시키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초등학교 때에는 공부를 시켜 시험을 보고 그 결과를 점수로 내어 부모에게 보내기 보다는 책을 많이 읽도록 하여 책에서 여러 가지 교훈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중학교 때부터 대학 입시에만 치중하기 보다는 동아리 활동을 활성화 시켜, 한참 예민하고 호기심 많을 나이의 아이들이 욕구를 분출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줘야 한다. 체육 및 문화활동을 하는 동아리를 활성화 시켜 여럿이 함께 규칙을 지켜 운동을 하고 협동해 가면서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그런 동아리 활동을 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선배와 후배의 인맥을 쌓으면서 윗사람과 아랫사람을 대하는 태도 등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교에서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 역시 단순히 수능 문제를 찍어내거나 자신의 승진을 위해 소수점 하나까지 관리하는 것에 신경쓰기 보다 진정으로 학생을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으로 교육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임용고시 만으로 교사를 선발하는 것 보다 진정으로 교사가 되고 싶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교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범대학에서 교사가 될 학생들의 인성을 기르는 수업을 중요하게 해야 하겠고 교사가 되려는 모든 사람들이 그러한 인성을 기르는 수업을 반드시 받아 학생을 사랑하고 제대로 된 교육 목표가 있는 교사를 양성해야 할 것이다.
 
‘일진회’의 문제는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니다. 단순히 이러한 현상을 잡기 위해 수박 겉핧기 식으로 대처하기 보다는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어 근본적인 원인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명원(enviro005@kornet.net)

서울대학교 화공과 졸업. 민주화운동관련 투옥(특별사면석방)
민주주의 민족통일 부천연합 의장.부천시민회 조직운영위원장
부천노동법률상담소장.노사정위원회 위원장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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