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명 원(환경대안운동협회 이사장)

지난 일요일, 일본에서는 진도 7.0의 강한 지진이 발생하였다. 이 지진의 여파로 우리나라에서도 전국적으로 지진이 감지되었고 부산 경남지방에서는 아직도 여진이 발생하고 있다.
 
지진이 일어나자 일본은 즉각 신칸센 운행을 중단시키고 모든 정규방송을 중지하고 지진 속보를 내보냈다. 또 폭발할 경우 엄청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도시가스, 전기시설의 공급을 즉각적으로 중단하고 일련의 매뉴얼에 따라 사람들을 신속하게 대피시켰다.

진도 7.0의 강진이었지만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던 것은 진원지가 바다였던 점, 지진해일을 동반하지 않았던 점 등도 있지만 이런 신속한 대처 덕분에 피해도 줄고 지진 후에 빠르게 복구 작업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지진 안전지대라는 이유로 지진에 대해서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 일단 지진이 감지되었으면 먼저 모든 공중파 방송에 신속하게 지진속보 방송을 요청하고 최대한 빠르게 지진해일주의보를 발령했어야 했다. 지난 동아시아 지진해일 피해 이후 기상청에서는 앞으로 지진이 일어났을 경우 10분 이내로 분석하여 주의보를 발령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으나 30분 가까이 걸린 것은 경보 시스템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고 이전과 전혀 바뀐 것이 없었다.

또한 방송을 하는 방송사들 역시 그런 자연재해 사실이 있으면 정보를 받는 즉시 국민들에게 알려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국민들은 일본 NHK방송을 보고 지진이 일어난 사실을 알았다고 하며 늑장을 부린 방송국을 비판했다. 상대적으로 자연재해가 많이 일어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언제나 처럼 지진이란 옆 나라 일본 만의 것으로 별 것 아닌 것으로 넘겼을지도 모르겠다. 지진재해 방송 보다는 자기 방송국의 정규 프로그램을 끝내는 것이 더 중요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지각은 계속 변하고 있다. 지각은 고정되어있는 것이 아니고 언제나 움직이며 변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연재해는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자연재해에 대해 언제나 대비를 해 두어야 한다.
 
다행히 지금은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난생 처음 지진을 경험한 사람들은 너무 놀랐고 당황해했다. 학교에서 제대로 된 지진 대피법을 배운 적도 없을뿐더러 평소에도 지진이 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쉽게 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먼저, 각종 재해가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민방위 훈련을 하듯 1년에 몇 번 정도는 우리나라도 자연재해가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전국적으로 연습이 필요하다.
 
또한 이제부터라도 새로이 짓는 건물에는 지진을 대비할 수 있는 시공을 필수로 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건물은 안전 대비가 그다지 철저하게 되어있지 않고, 개인이 건물을 짓는 경우는 더더욱 그런 관리가 허술하기 때문에 모든 건축물에 지진대비시공이 들어간 설계를 필수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또한 기상청에서도 각종 재해 부문 별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직원을 늘려 좀 더 빠르게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를 분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분석뿐만 아니라 경보 전달에도 노력을 기울여 각지의 자치단체와 함께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해소식전달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제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연재해에 대해 그다지 큰 위기의식 없이 살아왔다. 특히 이번에 전국을 놀라게 한 ‘지진’은 언제나 우리나라는 안전한 지역이라는 의식 속에 별다른 대비 없이 늑장을 부려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진과 해일에 대한 총체적인 방재 시스템 구축에 만전을 기울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명원(enviro005@kornet.net)

서울대학교 화공과 졸업. 민주화운동관련 투옥(특별사면석방)
민주주의 민족통일 부천연합 의장.부천시민회 조직운영위원장
부천노동법률상담소장.노사정위원회 위원장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