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후 경기도 광주 특전사교육단에서 열린 환영행사에 참석한 자이툰 부대원들이 전투모를 흔들며
무사귀환을 축하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 환영행사를 마친 자이툰 부대원들이 동료를 헹가래치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와아!"
26일 오후 3시 20분경 경기도 광주
특전교육단 체육관에서는 장병들의 우렁찬 함성과 가족들의 박수 소리가 어우러지는 가운데, 수십 개의 군모가 한꺼번에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장병들은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히 돌아왔다는 기쁨에 서로 얼싸안았다.
이들은 지난해 8월 3일 이라크 아르빌로 떠났던 자이툰 부대 1진
340여명의 장병들. 26일 오전 6시 30분 성남비행장에 도착한 이들은 간단한 건강검진을 받은 뒤 환영행사를 위해 이라크로 떠나기 전 훈련을
받았던 광주 특전교육단에 다시 모였다.
이날 돌아온 장병들 중 281명은 이미 군 복무 기간이 끝난 상태다. 이들이 이라크 파병을
지원할 때 군 복무 연장까지 함께 신청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파병일자가 미뤄지면서 이라크에서 전역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환영 행사가 끝나면
완전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며 그렇지 않은 장병들은 1달 간의 특별 휴가를 보낸 뒤 원대복귀하게 된다.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이
임석한 이날 환영 행사는 오후 3시부터 약 20분간 계속됐다. 그동안 가족들은 '환영! 자랑스러운 자이툰 부대 귀국 장병'이라고 적힌 커다란
플래카드가 걸린 단상 좌우편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단상 뒤편에는 빨간 상의에 검은 하의를 입고 베레모를 쓴 군악대의 연주가
이어졌다.
행사가 시작된 뒤 가족들이 있는 단상 좌우편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머나먼 땅에서 돌아온 장병들의 모습을 담아두기
위한 사진 촬영은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 이어졌다.
오후 3시 20분경 환영 행사가 끝나고 남 총장이 자리를 떠나자 장병들은
지난 200여일간 그리워했던 가족들의 품에 안겼다.
▲ 한 자이툰 부대원이 어머니의 눈물을 닦아주자, 어머니도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다.
▲ 꽃다발을 목에 건 자이툰 부대원. ⓒ오마이뉴스 권우성
"복무가 연장된 시간들은 더 길게
느껴졌다"
해외 파병이라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한 장병들은 어떤 느낌일까.
박동춘(24) 병장은 이미 예비역이다.
지난달 15일이 전역하는 날이었다. 그는 "처음에 지원할 때 부모님의 동의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놓은 뒤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내
주변 사람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여자친구를 두고 가야 해서 마음이 다소 불안했지만 그 친구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자신있게 떠났다"며 "내 믿음이 옳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음달에 바로 대학교 3학년으로 복학할 예정인 박동춘씨는
"다른 무엇보다 여행을 가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아들을 만나러 나온 박승호(55)씨는 "위험한 곳에 가겠다고 했을 때
만류했지만 결국 아들을 믿고 보냈다"며 "이렇게 무사히 돌아와서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이상식(24) 병장도 이미 전역했다.
이씨는 귀국 소감을 묻는 질문에 "춥다"는 대답부터 했다. 열사의 땅에서 6개월여 동안 지내다 돌아온 그에게 한국의 겨울바람은 더 차갑게
다가가고 있었다.
이상식씨의 부친 이근우(67)씨는 아들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전날(25일) 저녁에 경주에서 올라왔다고 한다.
이씨는 "이라크에서 무언가 사고가 터졌다는 뉴스를 들을 때마다 조마조마 했다"며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지루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처음에 이라크로 보낼 때는 지난해 12월이면 돌아오겠거니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복무가 연장된 시간들은 더욱 더 길게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6개월여만에 무탈하게 돌아온 장병들은 그렇게 가족들과 함께 행사장을 떠나갔다.
▲ 한 자이툰 부대원이 추운 날씨에 마스크까지 하고 환영식에 온 딸을 안고 밝게 웃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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