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

관급공사 409건 740억 챙겨...95명 기소

영세 건설업체의 전자인증 번호를 빌려 관급공사입찰에 참여해 다른 회사보다 예정가를 낮게 써내는 수법으로 수백억원 규모의 공사를 따낸 입찰브로커들이 적발됐다.

인천지검부천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고석흥, 주임검사 김학석·이태엽)는 16일 입찰브로커 남모(44·Y산업대표)씨등 6명을 건설산업기본법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하도급업자 강모(63)씨등 2명을 불구속기소하고 87명(개인42, 법인 45)을 약식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남씨 등은 관급공사에 전자입찰제도가 도입된 지난 2002년 11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하도급 공사를 맡기는 조건으로 소규모 건설업체에서 전자인증 번호를 빌린 뒤 이 회사들이 자신들보다 높은 예정가를 써 넣은것 처럼 속여 총 409건에 걸쳐 740억원 상당의 관급공사 부정낙찰을 받은 혐의다.

검찰조사 결과 남씨는 조달청, 국방부 조달본부 등에서 실시하는 관급공사 전자입찰 때 타 건설업자로부터 교부받은 전자인증서와 패스워드 등을 통해 다수 건설회사의 견적을 단독 투찰해 공사를 낙찰 받은 후 개인의 경우 낙찰금액의 5%, 업체의 경우 10%의 수수료를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남씨는 지난 2002년 11월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조달청이 실시하는 B고교 신축 기계설비공사 전자입찰에 (주)D기계설비 등 4개업체의 전자인증서와 패스워드를 건네받아 조달청 ‘나라장터’사이트에 접속해 견적금액을 산출하는 수법으로 응찰해 D업체에 낙찰 받은 것을 비롯해 모두 80회에 걸쳐 207억원 상당을 낙찰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박모(40·I산업대표)씨는 지난해 6월께 입찰대행 전문회사를 차려놓고 매 입찰시마다 다수회사의 견적을 제출하고 낙찰시 공사금액의 5%를 수수료로 취득하는 방식으로 모두 35건에 걸쳐 18억원 상당의 관급공사를 낙찰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