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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울음소리는 한시대의 시작을 상징하는 서곡
2005년 02월 08일 (화) 00:00:00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천진기(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문학박사)>

설날의 세시풍속으로는 차례, 세배, 설빔, 덕담, 문안비, 설그림, 복조리 걸기, 야광귀 쫓기, 청참, 윷놀이, 널뛰기, 머리카락 태우기 등 그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다.

이중에 '설그림' 즉,민간에서 액을 쫓고 다복과 평화기원의 의미로 집 안팎에 닭이나 호랑이 등의 그림을 붙이던 풍속이 있다. 닭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개세명(開世鳴)으로 인식돼어 있으며 신년 세화(歲畵)에도 닭이 자주 등장한다. 을유년을 맞이하여 닭의 의미와 상징에 대해알아보고 여러 작품을 감상해 보자.

   

2005 년 새해는 을유년 닭띠 해다.닭은 울음으로써 새벽을 알리고,빛의 도래를 예고하는 동물이다.닭이 울면 새벽이 온다.사람들은 닭 울음소리와 함께 새벽이 오고 어둠이 끝나며,밤을 지배하던 마귀나 유령도 물러간다고 생각하였다.그래서 닭은 빛을 불러오면서 액을 물리치고,귀신을 쫓는 여명(黎明)과 축귀(逐鬼)의 상징이다.

조선시대에 학문과 벼슬에 뜻을 둔 사람들은 입신출세와 부귀공명을 바라면서 닭 그림을 서재에 걸었다.닭 볏은 관(冠)을 쓴 모습이다.관은 학문적 정상과 벼슬을 하는 것과 같다.특히 닭의 볏과 벼슬은 같은 발음이다.닭과 함께 맨드라미,모란을 함께 그린다.닭의 볏과 맨드라미의 모습이 비슷하다.

이는 관 위에 관을 더하는 것으로 최고의 입신출세를 의미한다.모란은 부귀를 상징하고,수탉이 길게 우는 모습은 공명을 의미한다.수탉,즉 공계(公鷄)의 ‘公’과‘功’,길게 운다는‘鳴’과 ‘名’의 음이 같은데서 착안해 공명(功名)이 된다.수탉이 모란과 만나면 부귀공명을 기원하는 의미가 된다.

봄날 갓 깨어난 병아리가 어미 닭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그림도 있다.이는 오복(五福)가운데 하나인 자식 복을 염원하는 것이다.예전에 자식이 많다는 것은 큰 복으로 여겼다.닭 그림은 입신출세와 부귀공명.자손번창을 기원하면서 선비의 서재에 걸었던 것이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지난해의불행은 다 사라지고 행복만 가득하라는 말 가운데 “닭이 우니 새해의 복이 오고 개가 짖으니 지난해의 재앙이 사라진다 ”라는 덕담이 있다. 닭은 가족의 보호와 생활권을 위해서 용감하게 투쟁하고 시간의 흐름,세상의 변화를 판단하는 서조(瑞鳥)이다.캄캄한 어둠 속에서 여명을 알리는 닭은 상서롭고 신통력을 지닌 동물로
여겨져 왔다.밤에 횡행하던 귀신이나 요괴도 닭 울음소리가 들리면 일시에 지상에서 사라져 버린다고 민간에서는 믿었다.

새벽을 알리는 우렁찬 닭 울음소리!그것은 한 시대의 시작을 상징하는 서곡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 필자 미상, 모란괴석도(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모란은 부귀를 상징하는 꽃으로 닭을 비롯한 여러 새와 함께 많이 그려졌다. 이 그림에는 닭이 괴석(怪石) 형태로 그려졌는데, 괴석은 흔들림 없이 굳건한 상징물로서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축수(祝壽) 의미를 담고 있다. 

   
▲ 십이지 번(幡)­닭(통도사성보박물관 소장)

부처와 보살의 위덕을 나타내고 도량(道場)을 장엄, 공양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깃발로 닭을 그린 번은 서쪽 방위의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역할을 한다. 

   
▲ 닭 조각상(국립경주박물관 소장)

「닭 조각상」은 십이지동물 관련 고분 출토품의 백미로 평가되는 유물로 뛰어난 조형성을 지니고 있다. 

   
▲ 변상벽 필(筆), 계도(鷄圖)(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고양이와 닭 그림을 특히 잘 그린 조선 후기 화원(畵員) 변상벽의 작품으로 닭 그림 중 가장 빼어난 기교를 보여주는 걸작이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2005년 2월 28일까지 닭의 상징과 의미를 살펴보는 '새날을 밝히는 닭'이라는 특별전을 갖는다.이번전시에서 닭띠 관람객은 신분증 확인을 거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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