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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PD의 '21세기 보육 백년지대계'
[인터뷰] '남녀평등방송대상' 최우수상 수상한 CBS 김현정 PD
2003년 12월 24일 (수) 00:00:00 부천타임즈 정리 webmaster@bucheontimes.com

기사제공 : 오마이뉴스

   
▲ 지난 8월, 스웨덴에서 인터뷰했던 가족과 함께 한 김현정 PD

"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딱딱한 다큐멘터리도 감성이 들어가면 훨씬 부드러워 질 수 있지 않을까요"

김현정 PD는 CBS 특별기획 <21세기 보육 백년지대계-미래는 아이들에게 달려있다>를 제작, 여성부 주관 '남녀 평등 방송상' 최우수상을 받게 됐다. 지난 10월 방송된 <21세기…>는 영아화 유아 문제를 분리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점, 현행 보육정책 점검과 대안 제시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녀에게서 수상소감과 프로그램 제작 과정의 뒷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상을 수상하게된 소감은?
"물론 매우 기쁩니다. 올 한 해 동안 보육을 주제로 한 작품이 많이 나왔었기 때문에 제작품이 큰상을 두 개(방송위, 여성부)나 받게 되리라고는 기대하지 못했거든요. 아마도 심사위원들께서 제가 나름대로 제시하고자했던 대안에 공감하셨던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사실 라디오에서 1년이란 시간을 들여 정통 다큐를 만든다는 게 흔한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 점이 좋게 평가된 것 같습니다.

- 미혼이신 데도 육아 문제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셨고, 또 소기의 성과도 거두셨습니다. 육아 문제에 특별히 관심을 갖게된 '사연'이라도 있으신지요?
"이 질문이 가장 핵심(?)인 것 같네요. 1년 동안 취재를 하면서 1백여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 때마다 빠지지 않았던 질문이 바로 "처녀가 웬 보육문제인가요?"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보육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건 대학을 졸업하던 해였습니다. 졸업과 동시에 직장도 얻고 결혼도 한 능력있는 친구 하나가 있었지요. 친구들 중에 손꼽히는 수재였는데 결혼을 하고 몇 개월이 지나 임신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검사결과 쌍둥이라는 거예요. 친구는 우울한 목소리로 내일 당장 사표를 내야할 것 같다고 하더군요.

아이가 하나만 되더라도 부모님께 부탁해보겠지만 쌍둥이를 맡길 곳은 아무데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24살의 젊은 쌍둥이 엄마는 능력을 펴보지도 못 한 채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때 만해도 그녀의 의지가 부족해서 사표를 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회생활이 한 해 두 해하면서 비슷한 문제에 봉착한 많은 여성들을 만났습니다. 100만원이 넘는 중국동포 아줌마도 없어서 못 구한다는 푸념부터, 어느 쪽 부모님께 맡기느냐를 두고 부부싸움을 한다는 고민까지 아주 다양했지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직장 여성이라면 어느 누구도 비껴갈 수 없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도 이제 '꽉 찬' 나이인데 어찌 남의 얘기처럼 들렸겠습니까. 우선 직장동료와 친구들로부터 자료를 수집했고,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다뤄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작년 겨울 기획서가 채택된 것입니다.

주위 분들은 "현정씨가 아이 낳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보려는 속셈이지?"하며 놀리시는데 그렇게만 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있겠습니까.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 프로그램 내용으로 볼 때 어느 정도의 대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책 비판에 초점을 맞춘 것은 물론, 육아를 키우는 부모 즉 개인의 성향차에 집중하신 점이 돋보였다고 판단되는 데요.
"개인의 성향차에 집중한 것은 아니구요. 보육정책은 어떤 다른 정책보다도 엄마의 마음 같은 '섬세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에 집중하고, 프로그램 역시 섬세한 부분까지 지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기존의 보육관련 작품들과 다른 점을 꼽는다면, 종전까지 보육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 취학전의 영·유아들을 한 데 묶어서 취급했던 것에서 벗어나 영아와 유아를 따로 놓고 보육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 종전의 작품들이 '보육 시설의 개선'만을 강조해왔습니다만, 인터뷰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됐죠. 부모들은 아무리 보육시설이 훌륭하게 갖추어져 있더라도 24개월까지는 '시설'에 보내기를 꺼려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 아무튼 프로그램이 호평을 받은 데에는 관점을 변화시킨 것이 주요했다고 보는 데요. 평소에도 발상의 전환을 자주 하시는지요?
"취미가 음악 틀어놓고 상상하기예요. 밝은 음악이 나오면 밝은 것을, 우울한 음악이 나오면 우울한 상황을 상상해 봅니다. 가끔은 이어폰을 꼽고 걷다가 지나친 감정이입으로 전봇대에 부딪칠 때도 있어요. 남들이 보면 제 정신이 아니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이런 취미덕분에 나이가 들어도 소녀 시절같은 감성이 유지되는 것 같아요. 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딱딱한 다큐에도 감성이 들어가면 훨씬 윤택해지기 마련이잖아요. 이번 다큐에 대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주제를 재미있게 만들었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저의 '엽기적인 감성'이 이번에 단단히 한 몫을 한 것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난 1년을 돌아보면 기획안이 채택되던 그 날부터 방송이 끝나던 그 날까지 하루로 붙어있었던 것 같습니다. 3년이 채 안된 어린 PD에게 너무 큰 짐이었던 탓에 잠을 자다가도 두서너 번을 깨었을 정도였으니까요. 방송이 무사히 끝나고 두 다리 쭉 뻗고 자게 된 것만으로도 기쁜데 이렇게 큰 상을 두 개씩이나 받게 되어 너무 감사합니다.

1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엄마의 마음이 되었고 아빠의 마음이 되었습니다. 아이를 길러보지 않았음에도 관심을 갖고 바라보는 순간, 문제의 심각성이 보이고 해결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정책 관계자 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부모의 심정이 되어 문제를 바라본다면 해답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마이뉴스 이재환(fanterm5)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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