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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와 약속
2005년 01월 16일 (일) 00:00:00 한억만 기자 ponamch@hosanna.net

부천타임즈: 한억만 기자 (관동대겸임교수)

   

월요일 아침에 집에서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 TV를 보았는데 ‘사과나무’가 나왔다.
IMF보다 더 심하다는 경기침체로 어렵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소개하면서 새해를 맞는 각오와 약속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첫 번째는 백댄서 남현준 씨 이야기였다.
그는 한때 부유한 사장의 아들이었지만 회사 부도와 함께 설암(舌癌)으로 부친까지 잃자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야만 했다.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그는 백댄서를 꿈꾸며 미친 듯이 춤을 추며 재기를 준비했고, 어머니는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눈물을 삭이고 있었다.

몇 년이 지나자 그는 백댄서뿐 아니라 CF에도 자주 등장하는 유명한 댄서가 된 것이다. 새해가 되면서 그는 사과나무와 약속했다.
“꼭 전원주택을 지어서 어머니와 함께 살겠습니다.”

   

두 번째 사연은 라면을 스스로 끊이는데 8년이 걸렸다는 뇌성마비 장애인 이야기였다. 미용사인 아내는 집 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와 결혼하여 후회 없이 살고 있었고, 8살 난 아들 사무엘도 아버지에게 애정 표현과 함께 약속을 했다.

작년 초부터 방영된 ‘사과나무’는 ‘사과나무 장학금’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전해주었고, ‘인생 대 약속’ 코너에서는 갈등 가족들에게 화해의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나는 이 프로를 왜 ‘사과나무’라고 했는지 곰곰이 생각 해 보았다.

사과는 다른 과일에 비해 유명한 이야기에 자주 등장했었는데, 의미는 서로 달랐지만 공유점이 하나 있었다. 하와와 백설 공주에서는 유혹, 뉴턴은 사고(思考)를 스피노자의 사과는 종말을 그리고 애플사의 사과는 미래를 상징한다.

그럼에도 이 모든 이야기 속에는 약속(約束)이라는 바탕이 있었던 것이다. ‘열한 번째 사과나무’ 에서는 한 남자가 여섯 살에 만난 어느 소녀를 사랑하여 그녀와 약속을 했는데 죽는 순간까지 그 약속을 지켰던 것이다. 사랑에 빠져 10대에 약속했던 여자를 20대에는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그녀를 바라보며 방패가 되 주었고, 30대에 가서는 통속적인 드라마처럼 죽을병에 걸린 그 여자를 끝까지 사랑했던 것이다.

   

현대인에게는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한다는 것이 신기루처럼 느껴지는 일이기에 이 스토리는 우리에게 감동을 더 해 주는 것이다. 사과나무에는 이렇게 ‘약속’의 의미가 크다.

새해가 되면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소원을 빌며 약속을 해보지만 작심삼일(作心三日)이란 친구가 옆에서 웃고 있다. 과수원의 사과나무를 망치게 하는 것은 톱으로 베거나 불로 태우는 일이 결코 아니다.

보이지 않는 작은 벌레가 일을 만들고 있다. 그 벌레는 ‘자기사랑’이라는 몸통에 자존심과 쾌락 그리고 게으름이라는 다리가 있는 작은 괴물이지만 우습게보면 새해의 꿈도 물 건너가기 십상이다.

오직 종교(宗敎)라는 백신으로 무장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사과나무에 나왔던 사람들은 우연의 일치처럼 대부분 종교를 갖고 있었다. 파도가 해변을 향해서 쉼 없이 다가오는 것처럼 꿀맛의 독약 사과는 끝없이 유혹하고 있는데, 이러한 시련들을 이기게 하는 것이 종교의 첫 번째 기능이다.

결코 홀로 설 수 없고 홀로 갈 수 없는 인생에서 종교는 내면 뿐 아니라 현실에서 큰 힘이 되고 있다. 또한 종교는 자아를 벗어나게 한다. 고등종교는 소외된 자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고 있다.

내세의 축복 이전에 이웃과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자기 부인(否認)이라는 관문을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데, 종교가 있을 때에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 모든 것보다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근본적인 인생의 고민을 해결한다는 것이다.

철학자들은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우리가 옛날에 묻던 문제를 지금도 묻고 있다. ‘나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간단 말인가?’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종교 밖에 없다. 이 땅에 살면서도 저 하늘을 확신하며 죽음까지도 친구로 여기며 하루하루를 부름의 삶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종교다.

   

두 번째 사과나무 주인공들은 감정(感情)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들 이었다. 사모님에서 한 순간에 식당 아줌마가 되었음에도 그녀는 울면서도 웃고 있었다. 장애인과 산다는 것 때문에 결혼 후 첫 상견례를 가짐에도 눈물보다는 웃는 모습이 더 크게 다가 왔었다.

그들은 세상 풍파로 정서가 메말라 눈물이 적은 것이 아니라, 울고만 있어서는 당면한 과제들을 헤쳐 나갈 수가 없기에 소리 내 울지 못하고 웃음 뒤에 눈물을 훔쳤던 것이다.

인생에서 마음을 지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쉰다(息), 기쁘다(悅), 분하다(忿), 성내다(怒) 등의 상형문자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것은 마음의 상태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것이다. 사람은 감정에 따라 인격이 결정되고 생각에 따라 인생이 결정되기에, 돈처럼 현실적으로 관리해야 하고 사람처럼 신중(愼重)하게 다루어야만 한다.

세 번째 사과나무 사람들은 긍휼한 마음을 소유한 사람들이었다. 행복은 결코 환경적인 요소가 아니라, 불쌍히 여기는 아버지 마음에 달려 있다. 신은 인간에게 기적을 베푸시길 원하신다.

그 조건이란 불쌍히 여기는 사람에게 당신도 긍휼을 베푸신다. 잘난 체하고 다른 이를 무시하는 사람은 천하를 얻어도 행복할 수가 없는 것은 신에게조차 불쌍히 여김을 받지 못한 연고이다.

   

불쌍히 여기는 사람에겐 어떤 고통까지도 감미롭게 느껴지는 사랑이라는 선물이 있기에 자신을 다스리고 이웃을 바라보면서 가장 평온한 꿈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들의 새해 소원은 너무나 소박하다.

‘아버지라고 부르게 하겠다.’ ‘다시 가족들이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겠다.’
이들이 진정 행복한 사람들이다. 자신밖에 몰랐던 사람들이 이제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살겠다고 사과나무와 약속하고 있다.

꽃은 아름다움을 약속하고 공기는 맑은 산소를 약속하듯이 나는 새해에 무엇을 약속하고 있는가.

“먼저 인사하겠습니다”
“허물을 덮어 주겠습니다”
“내가 먼저 양보하겠습니다”
그리고
“작은 것이라도 나누며 살겠습니다”

▒ 한억만 목사(교수)님은 강릉포남교회 담임목사 이시며 관동대학교 겸임교수 입니다. 영동크리스챤 편집위원. 다음카페  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 다음카페 바로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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