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

▲ 제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시민회관 ⓒ부천타임즈

해촉과 위촉이 동시에 이루어진 임시총회
신임 정홍택 집행위원장에 대한 인사청문 없이 위촉한 것은 성급?

부천판타스틱 영화제 김홍준 집행위원장 해촉을 둘러싸고 최근 며칠은 부천 뿐만이 아닌 대한민국 영화계가 떠들석 했다.

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회(위원장 홍건표)는 김 집행위원장의 해촉 이유로 Pifan은 국제영화제 임에도 불구하고 부천시민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집행위원장직을 맡으면서 매너리즘에 빠진 결과라며 지난 7월에 열린 제8회 영화제의 각종 실책을 예로 들었다

이에 대하여 판타스틱 영화제 스테프와 국내 영화인과 관련단체, 부천시민단체는 홍건표시장이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다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청하는 성명을 냈다.

과연 홍시장의 해촉안에 정치적 의도가 있었을까?
홍 시장이 정치적 의도가 있다었면 해촉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선, 스태프와 관련단체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필자의 시각으로 지켜 본 김홍준 집행위원장의 해촉은 금년 제8회 영화제 개막식 때부터 예견된 것 이었다.

해프닝으로 넘기기엔 너무 잦았던 개막식 실수와 준비 부족
'사랑, 환상, 모험의 여행‘이라는 테마로 2004년 7월15일 부천시민회관에서 열린 개막식은 국제영화제라고 보기엔 외형적으로 너무나 빈약하고 초라했다.

▲ 제8회 Pifan 개막식.좌로부터 원로영화인 유현목감독.고든스튜어드 심시위원장.홍건표시장.황원희 시의장 ⓒ부천탸임즈 양주승 기자

국제영화제 개막식임에도 불구하고 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민회관 객석은 빈자리가 많았으며 김 집행위원장이 직접 사회를 보면서도 내빈을 소개할 때 홍건표 시장의 이름을 몰라(?) 당황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스튜어트 고든 감독이 인사말에서 “3년 전에 처음 한국 김치를 맛 본 적 있다“고 말했는데 통역은 ”30년 전“이라고 오역했으며 행사도중 마이크가 작동하지 않아 잠시 행사장을 긴장시켰다.

예기치 못한 단순한 실수 였을까?  완벽한 진행 시나리오가 있었다면 이런 실수는 없었을 것이다. 헤프닝으로 관대하게 넘기기에 국제행사로서는 부담이 너무 큰 실수중의 실수였다.  행사진행중 돌출된 문제점은 한두가지가 아니었음은 아래 기사에서 읽을 수 있다.

또한 이날 참석한 국내 영화배우는 개막작으로 상영된 분신사바의 주인공 신인배우 이유리. 이세은 김규리와 기성배우 안성기, 김보연 외에는 눈에 뛰는 하객이 없었다.

▲ 분신사바 출연진 무대인사 이유리.이세은 김규리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영화계 인사로 임권택 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이 참석했는데 임권택 감독은 부천 야인시대 세트장에서 촬영한 <하류인생> 관련 인연으로, 정일성 촬영감독은 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 자격으로 참석한 것을 감안하면 김홍준 집행위원장의 국내영화계 인사 초청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 없었던지 아니며 국내영화인들이 배타적으로 보는지 둘 중, 하나 일 것으로 추측된다.

▲ 아인스월드 환영만찬장 ⓒ부천타임즈 양주승

개막식 환영 만찬도 엉망
개막식이 끝난 후, 아인스월드 2층 레스토랑에서 열린 개막축하 만찬은 한마디로 수준이하로 시골장터를 연상케 하는 질서 없는 분위기 였다. 이곳에서 역시 오디오 엠프가 고장이 나서 30분 이상 행사가 지연되었으며 3백여명의 내외빈이 식사를 즐기기엔 부적절한 장소였으며 만찬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어떤 이벤트도 제공하지 못했다.

김빠진 맥주가된 피판 데이트
7월15일 개막식 다음날  부천타임즈는  2004년 7월16일자 기사에서 <대중이 거부하는 피판 데이트>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 했다.

제8회 PiFan은 ‘관객을 생각하는 영화제’, ‘가까이 있는 영화제’라는 방향을 갖고 대중과 함께하는 축제를 하고자 피판데이트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영화제가 시작한 이튿날. 현대백화점 로담코 플라자에서 피판데이트의 첫 번째 현장이 열렸다. 이날의 초대 게스트는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류승완 감독과 <자마>의 강대위 주연배우가 현장을 찾았다. (부천타임즈 유성숙 기자)

▲ 피판데이트 현장 좌로부터 김홍준 집행위원장, 류승완 감독, 강대위 감독 겸 배우, 허지은 통역사ⓒ부천타임즈 유성숙기

“셀레스티알 픽처스 마케팅 매니저이자 이번 PiFan에서 강대위를 보좌하는 베로니카 캄이 참석한 가운데 류승완 감독의 질문과 강대위 감독 겸 배우의 답변으로 이루어진 피판데이트는 1시간 가량 이루어졌다. 이곳을 찾은 몇 안되는 관객 중 세 사람의 질문에 대한 짧은 답변, 그리고 조촐한 케익 커팅식을 끝으로 마감지은 형식적인 자리였다.“ (이하  생략)

영화제측이 의욕적으로 기획한 로담코 플라자(현대백화점) 피판데이트는 당일 오전 류승완 감독이 사정에 의해 참석하지 못할 것이라는 자료가 나와 팬들을 어리둥절하게 했으며 (결국 류승완은 출연했음) 몇몇 되지 않은 썰렁한 관객과 형식적인 진행으로 김빠진 맥주가 되어 버렸다.

중·장년층 이끌어 내지 못한 회고전
또한 제8회 Pifan 50~60대 중년층이 기억할 말한 옛 60년대와 70년대 무협영화(유성호접검 등)을 소개함으로서 중장년층을 영화제로 끌어드리려는 회고전을 시도 했음에도 불구하고 중· 장년을 겨낭한 홍보부족으로 이들을 극장까지 이끌어 내는데 실패했다.

행사과정에서 발생된  모든 책임을 이번에 해촉된 김홍준 집행위원장이 안고 가야 하는가?. 일차적인 책임은 김홍준 집행위원장이 져야한다. 다만 법적으로 보장된 임기 중에 실책을 만회할 기회를 주지 않고 끌어내린 것 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향후 발전적 방향모색에 있어서는 조직위원회 25명의 임원들이 함께 고민하면서 풀어나가야 한다.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인사의 참여 필요
‘환상과 모험’이라는 실험적 테마는 대중과 거리가 멀어
부천 국제 영화제는‘환상과 모험’이라는 실험적 테마를 가지고 있는 영화제로서 대중과 함께 어울리기에는 약간의 거리가 있는 영화제라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조직위원회 임원을 시대적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참신한 인물로 교체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대중 앞으로 다가서려는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라면 임원 중에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인사가 참여해야 한다.

30일 열린 판타스틱조직위원회 3차 임시총회에서 신우철(한국영화인협회이사장)조직위원은 “부천영화제는 국제영화제이지 지역위주의 영화제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지만 필자는 이 발언과 상반된 견해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세계 속의 한국’또는 ‘한국 속의 세계’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세계 속의 Pifan' ' Pifan 속의 세계’로 가기 위하여  부천시민으로부터 뜨거운 참여와 열기가 뿜어져 나와야 한다 .

▲ 2003년 제7회 판타스틱영화제 폐막 만찬 . 좌로부터 시의원 김제광,이옥수, 배우 박한별. 전덕생. 김관수ⓒ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실험적 영화의 친근성을 위해 영화제가 끝난 후에도 재상영 기회를 제공해야
판타스틱 영화제는 축제기간에 상영된 영화를 출품한 영화사측과의 또 다른 계약으로 영화제가 끝난 이후에도 부천에서 만날 수 있도록 앵콜 상영 되어야한다.
Pifan에 출품된 영화가 비상업적이기 때문에 흥행성이 없어 일반 극장에서 상영은 어렵겠지만 지역의 문화센터 및 야외무대에서 재상영 함으로서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실험적 영화의 친근성을 창출해 내야 한다.

▲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Pifan은 지역경제발전에도 기여해야 해야
제8회  Pifan은 6만4천여명의 관객이 부천을 찾았다. 85만 부천인구와 수도권 전체 인구를 감안한다면 소수의 메니아들만이 즐긴 영화축제인 셈이다.

Pifan은 영화산업과 문화 뿐 만이 아닌 부천의 지역경제발전에도 기여해야한다. 부천영화제와 성격은 다른 행사이지만  인구 6만의 전남 무안군이 15일간의 연꽃 축제로 2백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여 4백억 이상의 경제적 수익을 창출했고, 인구 35만의 경남 진주시가 유등축제로 2백50만명의 관광객유치와 5백억 이상의 경제적 수익을 올렸다.

다양한 문화 인프라 구축과  시민사회 등 각 분야를 망라한  테스크 포스팀 구축해야
부천시가  경희대학교 관광정보연구소에 의뢰한 <2004 Pifan과 Pisaf 방문객 평가 및 지역경제 파급효과 용역>결과 보고서에 의하면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연계한 중앙공원, 호수공원에서의 야외 팝스연주, 부천판타스틱 영화제와 부천영상단지의 다양한 이벤트 유치, 먹거리 축제 개최 부모와 함께하는 게임문화축제 개최 등 시의 문화 인프라를 활용한 이벤트 개발과 축제전문가, 공무원, 조직위, 시민단체로 구성된 테스크포스팀 운영방안을 제시했다.

신임 정홍택 집행위원장을 인사청문회 없이 위촉한 것은 신중치 못해
이번 김 집행위원장의 해촉으로 인하여 국내 일부 영화인과 단체들의 향후 반발이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인지 의문시 되는 가운데  신임 정홍택 집행위원장이 취임 할 예정이다.

이번 임시총회에서 새로이 위촉된 정홍택 집행위원장의 과거 경력은 화려해도 그의 나이가 65세(1939년 10월2일생)로 실험적 영화제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충분히 검증하는 청문을 거치지 않은 것 또한 문제다.

영화인들은 화합의 장으로 다시 나와야
영화인을 비롯한 관련단체는 전임 김홍준 한 사람의 인물에 얽매이지 말고 지방 도시 부천이 영화문화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을 하고 있다는 점과 세계 속으로 뻗어 나가려는 영화축제라는 큰 틀에서 변화된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며 Pifan의 장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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