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마지막 며칠을 앞둔 12월 26일 새벽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서쪽 40킬로 지점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8.9의 이번 강진은 1900년 이래 전세계 지진 중 4번째로 강력한 것으로 동남아의 인근 주변국 9개 국가들에 엄청난 해일 피해를 끼쳤다.

이 지진이 깊은 해역에서 발생하면 그 결과로 일어 나는 해일은 처음에는 큰 파도가 눈에 띄지 않지만 얕은 데로 전파 될수록 그 파고(波高)가 높아져 큰 재해를 가져온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이번 피해 중 우리에게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해저 진원지로 부터 무려 3시간 반 이후에나 그 파장이 전달된 인도, 스리랑카, 태국 등도 엄청난 재해를 입었다는 사실이다.

인도, 스리랑카는 지진, 해일의 경보 체제가 전혀 없어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보았지만, 태국 같은 경우는 국가 수입을 주로 외국인들의 관광 산업에 의존하다 보니 외화 벌이에만 눈이 어두워 해안가 관광객들에게 늦장 경보로 인해 많은 피해를 본 경우인지라, 마치 우리 나라의 1995년 6월 29일 발생한 삼풍백화점의 붕괴 현장의 악령을 본듯한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였다.

지진은 리히터 규모가 1.0 증가할 때마다 그 에너지는 32배씩 늘어나므로 이번 지진은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으며 통상 규모 6.0 이상을 강진으로 분류하고 일반 사람들은 규모 3.0 이상이 되어야 진동을 느낄수 있다고 한다.
규모 6.0 정도면 서 있기 곤란하고 건물 벽에 금이 가며 8.0이면 산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고 9.0이면 건물이 완전히 파괴되며 지면에 단층 현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우리 나라는 주로 폭풍 해일을 맞은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지진 해일로는 1741년(영조 17) 강원도 평해와, 1940년 나진·묵호, 1983년 동해안 일대에서 발생한 해일이 있는데 많은 민가와 배가 유실되는 피해가 있었다고 한다.

불행중 다행(?)이랄까 우리 나라는 연간 1,000∼1,500회씩 발생해서 최고의 지진 발생율을 자랑하는 지진국인 일본을 이웃으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하여 일본은 지진에 관한 많은 연구와 관측및 계측 장비, 예방및 대책에 대하여 많은 경험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나라에도 지진및 해일을 입을 수 있다는 강 건너 불 구경하는 식의 단순 주의 메세지 전달 차원을 넘어, 일본과 지진, 해일에 관한 공동 연구및 그들이 지닌 기술및 경험을 공유하고 비록 예전에 해프닝으로 끝나 버리긴 했지만 평화의 댐 건설 당시 당위성을 설명했던 것과 같은 열성으로 그래픽 시뮬레이션과 신속한 경보 체계, 대피 체계, 대응 태세를 다시 점검및 홍보를 해야 할 것이다.

이번 동남아 지진, 해일 피해에 대하여 대부분의 언론들이 우리 나라는 지진, 해일 피해에 안전한가 라는 문제를 집어 보는데에 그치며 단순히 우리 나라도 지진의 안전 지대는 아니라는 결론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고 또 한 차례 정신적 공황을 느끼게 한다.    

무릇 인간이 아무 생각 없이 철길 을 걷다가 갑자기 굴 속에서 기차가 나오게 되면 머리 속 프로그램이 순간적으로 뒤엉켜 철길 옆 호수로 뛰어 내리기 보다 기차를 향하여 뛰어 대든다고 한다.

보약은 건강을 잃은 후에는 약발이 받지를 않고 건강할 때에 챙겨 들어야 하듯이 우리도 지금과 같이 지진, 해일의 피해에서 한 걸음 물러 서 있을 때에 동남 아시아의 지진, 해일 피해를 타산지석으로 교훈및 대처 요령으로 시스템 재점검및 행동 강령을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일깨워야 할 것이다.

물론 이 시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 나라가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면서 그들이 당금 필요로 하는 모든 일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