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

▲ 좌로부터 프로그래머 김영덕.집행위원장 김홍준.프로그래머 김도혜,컨텐츠부장 손소영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스태프와 영화인회의, 영화제작가협회, 여성영화인모임 등 영화계 각 단체는 김홍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의 해촉을 결정한 영화제 이사회에 결정에 대하여  반대 성명을 내는 등 반발이 커지고 있다.

부천판타스틱영화제 김도혜, 김영덕 프로그래머를 비롯, 13명의 스탭들은 27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해촉안의 총회 부의 승인을 접하는 스탭의 입장>이라는 성명을 통해 "김홍준 집행위원장 해촉안의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부천영화제 스탭들은 부천영화제 조직위원회의 집행위원장 해촉안 상정 사유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집행위원장의 해촉과 관련한 논의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PiFan이 이제까지 추구해왔던 정책적 방향이나 지향점을 다시 점검하면서, 새로운 컨셉으로의 전환을 전제로 하는 건강한 변신을 꾀하는 논의가 선행되어야 마땅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스탭들은 조직위원회가 해촉 사유로 든 '겸임으로 인한 집중도 저하' 문제와 관련, "PiFan의 정관에 의하면 집행위원장은 비상근직으로서, 다른 직위를 겸임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은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문화예술축제는 자치단체의 장이나 관련 공무원의 정치적 입장이나 이해에 따라 운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 지역의 시민과 국민 모두에게 향유되어야 할 공공의 자산이며 축제라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고 밝혔다.

홍건표 부천시장(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 4월 임기 3년의 집행위원장 자리에 오른 김홍준 집행위원장의 해촉을 상정하는 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이날 거론된 해촉사유는 “현 집행위원장이 지난 9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으로 임명되어 영화제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고 그 역량이 분산, 영화제가 국내의 다른 영화제와 차별화되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지난 22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회 이사회에서 상정된 김홍준 집행위원장 해촉안은 오는 30일 열리는 임시총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판타스틱영화제 제3대 조직위원회는 홍건표 부천시장을 이사장으로 부위원장2명, 이사 6명, 감사 2명, 조직위원 14명 등 총 25명이다.

이사장: 홍건표(부천시장)
부위원장:심우섭(영화감독). 장경내(한국예총 부천지부 고문)

이사
이정주(시네마대표).김두호(영화평론가,굿데이전무이사).심재석(영화감독).이형재(부천문화원장).신종철(경기도의원). 김원호(영시네마 대표).

감사:박성규(변호사). 서강진(부천시의회 기획재정위원)

조직위원
김창섭(한국예총부천지부장). 류재명(부천시경제문화국장).류중혁(시의회기획재정위원장).신우철(한국영화인협회이사장). 안상우(영화촬영감독협회 이사장).이춘연(시네2000대표).이미례(영화감독).임원식(영화감독협회이사장). 장상빈(부천상공회의소장).정일성(영화촬영감독).조관희(영화평론가).주원석(미디어윌회장).최석규(시나리오작가협회 상임 부이사장). 김홍준(부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해촉안의 총회 부의 승인을 접하는 스탭의 입장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PiFan) 조직위원회는 지난 12월 22일 오후 2시에 이사회를 열어 김홍준 집행위원장의 해촉안을 발의하고 오는 12월 30일 오후 5시에 열릴 임시총회에 부의할 것을 결의했다. 같은 이사회는 올해 4월 지난 2001년부터 현재까지 집행위원장 직을 맡아온 김홍준 집행위원장에게 새로 3년의 임기를 보장하며 PiFan의 중장기발전을 맡긴 바 있었다. PiFan의 스탭들은 그동안 집행위원장 해촉과 관련한 무성했던 루머들을 접하면서도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해 왔지만 이제 이사회를 통해 그 내용이 공개 확인된 만큼, 김홍준 집행위원장의 해촉 사유와 그 절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우리는, 이를 통해 보다 근본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예술축제에서 官과 民의 올바른 역할과 관계설정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촉발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지난 22일의 이사회에서 제기된 김홍준 집행위원장의 해촉 사유는 "현 집행위원장은 그간 PiFan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성공적으로 안정적인 영화제를 만들었지만, 최근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으로 임명되어 (2004.9.1.자) 영화제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고 그 역량이 분산, PiFan이 국내의 다른 영화제와 차별화되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따라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영화제를 위하여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집행위원장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 논리는 해촉안에 동의하지 않은 이사들에 의해서도 "설득력 있는 해임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지적되었다. 같은 의견이 여러 언론보도와 PiFan을 사랑하는 관객들에 의해서도 확인된 바, 전주국제영화제 최민 전 집행위원장의 영상원장 겸임 전례를 통해서도 보듯이 겸임으로 인해 집행위원장 업무수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또한 PiFan의 정관에 의하면 집행위원장은 비상근직으로서, 다른 직위를 겸임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은없다. 22일 이사회에서 "겸임을 못하는 것으로 정관을 바꾸면 해촉이 매끄럽지 않겠느냐"고 거론된 사실은 겸임이 해촉의 명분으로 서지 못함을 방증한다.  (이 대목에서 거론하고 싶지는 않지만, 정말 겸임이 문제라면, 신임 집행위원장으로 위촉된 인사의 이러저러한 공식직함들은 어떻게 설명되어야 하는가.) 역량의 분산에 대한 언급 또한 해촉 사유의 논리 부족을 여실히 드러낸다. 집행위원장으로서의 역량이란 영화제에 대한 애정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창발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김홍준집행위원장은 지난 수년간 영상원 교수직을 겸임하면서도 안정적인 영화제의 기반을 쌓았고 전문가로서 같은 분야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영화제의 내용을 살찌우는 시너지를 만들어왔다. 더욱 모순인 것은 "다른 영화제와 차별화되어 지속적으로 성장..." 운운하는 논리이다. 상상력, 대중성, 미래지향성의 성격을 기치로 내세운 PiFan이, 그동안 주류문화에의 편입과 획일화를 거부하고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창출해온 일이 다른 영화제와의 차별성을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더욱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환경을 만드는 일"은  성과가 보장되지 않은 단절을 통해서가 아니라 현재까지 이뤄낸 콘텐츠와 인적 역량의 축적을 강화함으로써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김홍준집행위원장은 PiFan 첫 회 프로그래머로 시작하여 이제까지 PiFan의 내용과 방향을 이끌어 왔다. 이번 집행위원장의 해촉과 관련한 논의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PiFan이 이제까지 추구해왔던 정책적 방향이나 지향점을 다시 점검하면서, 새로운 컨셉으로의 전환을 전제로 하는 건강한 변신을 꾀하는 논의가 선행되어야 마땅할 일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최소한 이미 반년간 준비해온 내년 9회 영화제를 지켜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을 일이다. 그것이 상식이다. 이번 김홍준집행위원장의 부적절한 해촉 사태를 통해 우리가 보다 근본적으로 제기하고자 하는 문제는 영화제를 비롯한 지역 문화예술축제에 있어서 官과 民의 역할과 관계 정립에 있다.   문화예술축제는 해당 축제의 장르와 그 내용에 따라 관련 전문가, 이른바 예술감독(집행위원장)이 그 주제와 방향을 설정하고, 그 방향에 따라 운영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영화제 또한 조직위원장은 대개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맡아 실무에 직접 관여하기 보다는 대외적 대표역할을 해왔으며, 실제 정책의 설정과 수행은 관련 전문가인 집행위원장이 이끄는 사무국을 중심으로 이루어 지는 것이 상례이다. 바꿔 말해, 조직위원장으로 대변되는 官은 축제의 재원 확보와 지원의 상징적 존재로, 그리고 집행위원장으로 대변되는 民은 축제의 이념과 목적에 따라 내용을 실현시켜나가는 전문 집단으로 볼 수 있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명제는 이러한 역할론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역할론은, 어떠한 이유와 목적에서 출발했건, 그 목적의 성취와 축제에 내재되어 있는 문화적 가치 실현의 본질이 자치단체(장)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대의에 기초하고 있다. 문화예술축제는 자치단체의 장이나 관련 공무원의 정치적 입장이나 이해에 따라 운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 지역의 시민과 국민 모두에게 향유되어야 할 공공의 자산이며 축제라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 PiFan은, 어려웠던 초기 시절을 거쳐 2001년 5회부터는 "관객 중심의 영화제, 재미있는 영화제, (관객과 시민에) 가까이 있는 영화제"라는 모토로 관객과 함께 호흡해오면서 서서히 안정궤도에 들어서고 있다. 더욱이, 이제 후년이면 10회를 바라보는, 우리나라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선배 영화제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시점이다. 이러한 중장기적 전망을 모색해야 할 중요한 기로에서 명분 없는 집행위원장의 해촉 추진으로 그간 힘겹게 축적해온 PiFan 이미지의 추락을 자초한 것은, 비단 PiFan의 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도시로서의 부천과 부천시민, 그리고 PiFan을 사랑하는 관객들의 자존심에도 상처를 입힌 중대한 책임의식을 느껴야 할 사안이 아닐 수 없다. 김홍준집행위원장 해촉안의 총회 부의 사태는 여러 주체들 사이에 다각도의 문제 제기와 논의를 불러올 일이겠지만, 우리는 그런 논의의 참여에 앞서 먼저 김홍준 집행위원장 해촉안의 철회를강력하게 요구한다. 아울러 우리의 입장표명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바람직한 지역문화예술축제, 나아가 명실공히 국제영화제란 이름에 걸맞은 바람직한 축제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여러 지혜를 모으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2004년 12월 27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스탭 일동 프로그래머 김도혜, 프로그래머 김영덕, 기획부장 정범, 컨텐츠부장 손소영, 마케팅 팀장 오승환, 인터넷 팀장 한효숙, 총무회계팀장 전경희, 홍보팀장 조지은, 회원관리팀장 김지원, 민동열, 윤영진, 지세연, 박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