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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민 칼럼-㊷] "부패와 발효"
그리스도인은 아름다운 세상으로 발효시키는 사람이다
2023년 10월 20일 (금) 19:37:48 양주승 기자 webmaster@bucheontimes.com

 

   
 

김승민 목사(원미동교회 담임목사)  부패와 발효는 같은 곰팡이 균의 역할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다 준다. 음식이 발효되면 맛과 향기가 더 좋아진다. 하지만 부패하면 썩어서 유해물질이 된다. 우유가 치즈가 되고, 배추가 김치가 되는 것은 모두 발효가 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고기나 찌개 같은 음식은 오래 놔두면 부패되어 버려야 한다.

사람도 발효처럼 성품과 행실이 성숙해지면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지만, 부패하면 주변에 악한 영향력 끼치는 사람이 되어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어지럽히게 된다. 그래서 이런 사람은 차라리 없느니만도 못하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사람들도 변질되면 세상사람들의 비난거리가 될 수 밖에 없다.

사사기 19장에는 한 레위인이 아내를 얻기 위해서 베들레헴에 갔고 이제 아내를 데리고 베들레헴을 떠나게 되었다. 베들레헴에서 예루살렘에 도착할 즈음에 해가 지려는 시간이 되었다. 그래서 하인은 예루살렘에서 유숙하자고 주인에게 건의했다. 그러나 주인은 예루살렘에서 유숙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북쪽으로 가서 하나님을 섬기는 자신의 동족들이 살고 있는 기브아나 라마에서 유숙해야겠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당시 예루살렘에는 여부스족속이 살고 있었다. 여부스 족속은 이방인이다. 히브리사람들의 관점에서 이방인이란 단순히 다른 지역, 다른 민족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우상을 섬기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므로 레위인이 예루살렘에 머물기를 주저한 것은 바로 우상을 섬기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의 동족을 믿었던 레위인의 결단에 문제가 발생했다. 그것은 하나님을 섬기는 자신의 동족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는 곳이니 우상을 섬기는 이방인들과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당연히 같은 동족인 자신을 받아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점이 큰 착오였다. 왜냐하면 기브아에 갔는데 어느 누구도 이들을 받아 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삿 19:15). 

히브리 사고방식 가운데 ‘자신의 동족을 사랑해야 한다’는 ‘아하밧트 이스라엘’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권고사항이 아니라 의무였다. 즉, 이스라엘 백성은 이스라엘 백성을 사랑하고 돕고 그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될 때 동족으로서 그들을 구해내는 것이 이스라엘이 해야 할 의무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광야의 법칙’이란 개념도 있었다. 이것은 길을 가던 나그네가 아무 집에든지 들어가서 유숙하기를 원하면 그 집 주인은 최소 3일간은 그 나그네에게 먹을 것과 잠자리를 제공해 주어야 하는 법칙이다. 이것은 고대시대에 누구에게든지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신도 나중에 그런 나그네의 입장이 될 수 있으므로 어느 나그네에게든지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개념 때문에 등장한 생각이었다. 

그런데 기브아 사람들은 길거리에 앉아있는 레위인과 그 일행을 자기 집으로 영접해서 유숙하게 하는 자가 아무도 없었다. 그들에게는 동족을 사랑해야 하는 개념도 그리고 나그네를 대접해야 하는 개념도 없었다. 심지어 이곳 기브아는 이방인들도 행하지 않던 죄악을 행하는 곳으로 타락해 버렸다. 

세상 사람들은 성도를 바라보면서 ‘아무래도 세상 사람들보다는 낫겠지…’라는 생각을 한다. 교인들도 세상 사람들보다는 아무래도 교인이기에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겉모습만 성도이지 속은 세상 사람보다 더 죄악되고 더 나쁜 인생을 살아갈 수도 있다.

사사기의 시대적 상황을 “이스라엘에 왕이 없을 그 때에”(삿19:1)라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어떻게 정의롭고 공의로운 삶을 살 수 있는지 가르쳐주는 사람이나 모범을 보여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대로 행하였더라”(삿 17:6)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진정한 삶을 사는 모범을 보여줄 사람, 온전한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삶의 자세를 가르쳐 줄 사람이 없다면 결국 하나님의 공동체는 무너질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사사기 19장에는 이스라엘 백성으로서 동족을 사랑하지 않고 비신앙적인 행위를 하던 기브아 사람들에게 모범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한 노인이 등장한다. 그는 아무도 실행하지 않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동족을 사랑하고 나그네를 대접하는 모범적인 삶이었다.
길가에 앉아있는 레위인과 그 일행들을 기브아 사람들 가운데 누구도 신경쓰지 않았지만 그 노인은 그 일행들을 자신의 집으로 영접하였다(삿 19:17, 20-21). 노인은 진정으로 하나님의 명령과 뜻을 실행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레위인 일행의 모든 사람들, 하인까지도 존중하며 선대했다. 또한 모든 것을 자신이 책임지고 이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대접했다. 

이것은 단순히 나그네를 대접하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삶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특히 기브아 사람들 가운데 아무도 이런 일을 행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용기’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부패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더 아름다운 세상으로 발효시키는 사람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듣기 좋은 말만 하여 인기를 얻으려는 사람이 아니라 손해를 보고 고난이 있어도 언제나 옮은 길을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것이 바로 용기있는 삶이다. 용기(勇氣)는 만용(蠻勇)과 다르다. 그리스도인은 다른 사람이 실행하지 않더라도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모범적인 삶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삶을 사는 자들이다. 나는 지금 세상을 발효시키는 사람인가? 아니면 부패시키는 사람인가?

※ 김승민 목사는 부천출생으로 부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교에 신학을 공부하고, 미국 New York Theological Seminary에서 목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장로회신학대학교 동문회장과 부천시기독교총연합회 제50대, 52대 총회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원미동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으며, 부천시청 기독신우회를 지도하고 있다. 부천시 원미로 164번길 19-19 원미동교회(032-657-232)

원미동교회 홈페이지 
http://www.wonm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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