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양주승 대표기자]  20살 미혼모가 통닭이 먹고 싶었다. 하지만 돈이 없었다. 평소에 다녔던 통닭집 사장에게 "나는 미혼모입니다, 배달 좀 해 주실 수 있나요? 돈이 없어요, 나중에 갚을게요"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통닭집 사장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통닭을 두세 번 보내줬다. 그리고 사장은 안타까운 마음에 미혼모 집을 직접 찾아가 보았더니 자주오던 단골손님이었다고 한다. 이후 미혼모는 외상값을 다 갚았다고 한다. 

이같은 사연은  KBS1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방송됐는데 부천희망재단 김범용 상임이사가 페이스북에 내용을 정리해 올렸다.

훈훈한 소식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사장님 부인이 대화하면서 상태가 괜찮으면 몇 시간 나와 일하라고도 했대요. 미혼모라 혼자 얼마나 힘들었을지...마음 따뜻한 이웃이에요."

"마음이 따뜻한 사장님. 그래서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간 것 같습니다"

"멋진 분 곁에는 멋진 분들이 있군요, 그 멋진 분 곁에 멋진 이야기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댓글과 달리 미혼모에 대한 편견으로 오해할 수 있는 불편한 댓글이 올라왔다.

▲ 페이스북 댓글 캡처

경기도의원을 지냈으며 현재는 부천시 옴부즈만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영협씨는 "미혼모? 갸릇하기도 하지 어찌 철없게 굴다가 지 인생을 어쩌려고"라는 댓글을 달았다.  '철없게 굴다가 지 인생을 어쩌려고'라며 미혼모의 과거를 '철없음' 그리고 미혼모의 미래를 '인생을 어쩌려고' 표현으로 비관적으로 바라보았다.

기자가 김영협 옴부즈만에게 카톡을 통해 "댓글이 미혼모에 대한 편견과 비하가 아니냐"고 물었다. 김 옴부즈만은  "뭔가 오해인 듯싶습니다. 편견이 아니라 애틋한 생각에서 한 표현입니다"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부천시의회에서 「미혼모 기본권 제고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 적이 있는 (사)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오영나 대표는 "아이를 낳아서 키우겠다면 도움을 주고 지지해 주는 게 어른들의 역할일 것" 이라면서 댓글의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미혼모지원네트워크 홈페이지에는 "미혼모에게 편견 없는 세상,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나는 세상, '미혼모 가족과 함께' 더불어 살기위한 길에 함께해 주십시요."라는 글이 팝업으로 올라와 있다.

부천시의원과 경기도의원을 지낸 L모 前의원은 김 옴부즈만의 댓글이 "불편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모 정치인은  "미혼모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어야 하는데 김영협 옴부즈만의 댓글은 누가 읽어도 문제가 될 수 있는 글이다. 공인으로서 좀더 신중하게 처신했으면 좋겠다"라고 지적했다.

이성덕 전 시흥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옴브즈만으로서 기본적인  '자격' 미달 "이라고 꼬집었다.

부천이주민지원센터 손인환 센터장도 페이스북에서 '미혼모에 대한 인식? 우리사회의 또 하나의 편견과 차별적인 인식이며 5월 가정의 달에 부적절한 댓글"이라고 말했다,

장해영 부천시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생명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가 인정하고, 지지하고, 지원해야 할 엄마입니다. 어렵고 힘들지만 아이와 함께 살고자 하는 의지를 마음 보태 함께 해주신 통닭집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미혼모의 대다수는 여전히 극도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임신한 청소년은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직장을 다니던 여성도 빈곤의 세계로 추락한다. 빈곤과 차별에 맞서 홀로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 끊임없이 돌아오는 것은 사회적 낙인과 냉대, 그리고 자립과 생존에 대한 위협이다. 

5월 10일은 한부모 가족의 날이다. 한부모가족이 존중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평등한 가정문화를 확대하기 위해 제정된 이날에는 취지에 맞는 다양한 기념 행사가 실시된다. 또한 한부모가족의 날 제정과 함께 한부모가족 상담전화의 설치·운영 근거가 마련되어, 한부모가족에 필요한 종합지원정보와 지원 기관 및 시설 연계가 보다 체계적으로 실시된다. 그동안 '출산 미혼여성'을 대상으로만 제한했던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에 '이혼·사별에 의한 한부모'도 입소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