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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오 칼럼]아시아 10위권의 경제대국 경기도, 시민의 참여가 필요
참여를 통해 균형 있는 지방자치 발전 시켜야
2022년 08월 23일 (화) 09:14:41 황인오 i-fire@hanmail.net

[황인오 전 경기포럼 공동대표] 우리나라 시민들은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멀리는 3.1운동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이나 가깝게는 1987년 6월 항쟁으로 시민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성취하고 10년만인 1997년에는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이루었다. 

   
▲ 황인오

2010년 통합 지방선거 당시 무상급식으로 상징되는 시민적 의제를 실제 정책으로 성취하고 실현하는 등 구체적인 정치효능감을 체감하는 경험을 축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 직접 선택을 받은 합법적 권력이라고 해도 시민의 의사를 거스르는 권력의 행사에 대해서는 직접 심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두 차례에 걸친 촛불시위가 명백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효과성과 효율성을 살필 때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긴 하지만 이러한 시민들의 높은 참여를 통해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다. 

해마다 국회와 각급 지방의회의 의정활동에 참여하고 이를 평가하는 것도 이러한 정치효능감을 추구하는 시민들의 욕구를 표현하는 유력한 수단이다. 오랜 군사독재에 의한 봉쇄가 풀린 88년 13대 국회 개원과 함께 이러한 활동이 가능해졌다. 이른바 여소야대가 처음으로 등장한 13대 국회는 제1야당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민당(평화민주당)이 주도하고 있어서 시민사회의 참여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후 1991년 지방자치가 부활하여 시도단위의 광역의회, 시군구 단위의 기초의회 등 각급 지방의회가 출범하면서 시민운동이 활성화된 지역을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들여다보는 활동이 시작되었다. 1961년 박정희의 군사쿠데타로 중단된 지 30년 만에 부활한 지방자치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성장 발전해 온 것은 시민의 대표인 각급 의회 의원들의 노력과 함께 이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켜보고 평가하는 등 참여해 온 언론과 시민들의 노력이 함께 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일부 단체장이나 의원들의 비위가 한두 건 언론에 보도되면 기다렸다는 듯이 지방자치 폐지론 또는 축소론, 무보수론 등으로 싸잡아 비난하는 것이 통과의례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안철수 의원의 경우처럼 정치 현실에 대한 왜곡된 인식에 사로잡히거나 대중의 관심을 받기 위해 이런 주장을 하는 이들이 때만 되면 나타나기도 한다. 유일한 국민주권기관인 국회에 대해서도 툭하면 정원 축소, 세비 삭감 등의 주장이 끊이지 않는 현실을 생각하면 개방된 민주주의 정치가 행해지는 한 피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1948년 제헌의회와 정부가 수립된 이후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국회와 지방의회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을 경험했다. 박정희 군사쿠데타 직후인 1961년부터 1963년까지 2년과 1972년 10월 유신쿠데타로 국회가 강제해산되고 1973년 3월 반쪽짜리 국회인 유신 국회가 개원하기까지 5개월, 1980년 5월 전두환 신군부 쿠데타로 다시 한번 국회가 불법으로 해산되고 1981년 3월 11대 국회의원 총선으로 국회가 다시 열릴 때까지 거의 1년 동안의 공백 등 세 번이나 있었다. 

그기간 동안 국회 기능을 대리한 5.16쿠데타 당시의 국가재건최고회의와 유신쿠데타 시기의 비상각료회의, 전두환 신군부 쿠데타 당시의 국가보위입법회의 등 불법 입법기관이 생산한 수많은 악법(惡法)으로 인해 민주주의가 질식되면서 주권자인 시민의 인권이 유린당하고 생존권이 제약, 박탈당한 사태는 이루 열거할 수 없이 많다.

그뿐이 아니다. 1961년 5월 박정희 군사쿠데타에 의해 지방의회가 강제 폐지된 후 시민들의 피땀 어린 투쟁 끝에 1991년 되찾기까지 30년 동안 시군구청과 읍면동 사무소 등 관공서에서 시민들이 주인 대접 받은 적이 있었나? 지금은 민관군(民官軍)이라고 쓰고 부르지만 과거에는 거꾸로 군관민(軍官民)이라고 부르던 것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어디를 가든 시민 또는 주민은 읍면동사무소를 비롯한 관공서(官公署)에 출입하면서 공무원들에게 부탁하고 사정해야 했다. 말마디나 하고 힘깨나 쓰는 동네 유력자가 아닌 대부분의 소시민들은 심호흡 크게 하고 용기를 내지 않으면 공무원들에게 민원을 제기하기도 어려웠던 시절이 불과 한 세대 전이다.

이제 막바지 더위가 물러가면 본격적인 정치의 계절, 의회의 계절이 시작된다. 700조 원에 달하는 내년도(2023년) 예산을 다루는 정기국회가 열리고 광역과 기초단위의 의회들도 최소 수천억 원에서 최대 수십조 원에 달하는 해당 지방의 예산을 심사하고 성립한다. 그에 앞서 중앙정부와 각급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한해 동안 나라와 각급 지방자치단체의 살림살이가 제대로 돌아갔는지 살피고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알리며 대의기관의 존재 이유를 드러낼 것이다. 

   
▲ 경기도청 광교신청사

국회가 나라 살림살이를 살피는 국정감사와 예산심사는 거의 모든 신문과 인터넷 포털, 공중파 방송과 뉴스 전문 방송, 그리고 종합편성 방송을 통해 언제든 넘치도록 살피고 확인할 수 있다.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면 모든 단위의 집행부나 의회의 활동, 살림살이를 수많은 인터넷 등 지역 언론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시도 등 광역단체와 시군구 단위의 살림살이도 해당 단체 집행부나 의회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약간의 시차를 두고 영상이나 전자회의록을 볼 수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국회나 기초단위 지방자치 활동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심과 참여가 활발한 편이나 광역단위의 활동에 대해서는 관심과 참여가 덜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봐주고 평가해 주는 이들이 없으면 흥이 덜 나고 흥이 덜 나는 것은 능률이 덜 오를 가능성이 크다. 문학을 비롯한 문화예술 활동에서 좋은 비평이 있어야 좋은 창작이 나온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시민의 대표자인 각급 의회 의원을 선출만 하고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좋은 지방자치가 실현되기 어렵다. 

 1.400만 도민이 살고 있는 경기도는 인구로나 경제 규모로나 하나의 거대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2021년 말을 기준으로 경기도 GRDP(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 즉 지역내 총생산액이 4.480억 달러라고 한다. 우리나라 전체 GDP 1조8000억 달러의 1/4에 달하는 숫자이며 세계 경제 30위인 이스라엘의 2021년 총생산 4.467억 달러보다 많다.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자원 대국, 인구 대국을 포함한 전체 아시아 50여 나라 중에서 10위 안에 들어갈 만큼 많은 것이다. 

단순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전체 규모로 보아 적지 않은 인구와 경제 규모의 광역단체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 6월 1일 통합 지방선거로 모든 자치단체가 새로이 출범하고 각급 의회도 원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임기를 시작하며 맞는 첫 정기회가 곧 열린다. 그중에서도 양대 정당의 의석수가 78:78로 똑같은 제11대 경기도의회도 최근에 원 구성을 마무리하는 첫 회기를 마쳤다. 고도의 정치력으로 모범적 의회정치를 실현할 것인지 정쟁으로 지새울 것인지 관심을 가지고 제11대 경기도의회 첫 회기부터 살펴보고 있다. 

경기도청 33조 원, 경기도교육청 19조 원을 합치면 50조 원이 넘는 예산을 세우고 다루는 경기도정을 일반 시민이 살펴보는 것은 매우 방대하고 복잡하며 어렵다. 이런 일을 전업으로 하도록 파견된 시민의 대표들인 의회라는 창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각급 의회가 지방자치법의 대폭 개정을 통해 권한이 다소 강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집행부를 견제하고 시민의 의사를 투여하기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는 의회와 시민이 연합하여 역량을 제고(提高)해야 할 것이다. 의회라는 창을 통해 집행부의 독주와 관성을 견제하되 있을 수 있는 의회의 과욕(過慾)과 안일(安逸)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의 참여는 원천적으로 집행부를 향해야 한다. 

때로는 의회와 시민들은 중앙정부에 비해 취약한 재정과 권한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지방자치단체 집행부의 고충을 이해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은 개선하고 보완해야 할 점이 많고 취약한 우리 지방자치 현실을 균형있게 고려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10여 년 전부터 광역단위 지방자치 또는 지방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광범위한 관심과 참여가 중요하다고 여기고 나름의 방법으로 여러 차례 관련 활동을 했었으나 주된 활동에 발이 묶이기도 하여 기대하는 만큼 집중하지 못하였다. 더 늦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본격적으로 관련 활동을 재개하려 한다. 뜻을 함께 하는 이들과 연대하여 집중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

경기도의회 본회의와 상임위를 방청하는 현장 활동과 전자회의록을 분석하는 등 관련 전문가들과 좀더 적극적으로 활동시간과 범위를 확장할 것이다. 공공의 이익을 중심으로 시민의 눈높이를 고려하여 균형 있는 관점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면 내부에서 미처 살피지 못한 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정은 교육청과 31개 시군 및 관련 공기업 등 공공단체의 살림과 긴밀한 연계 속에 이루어지는 만큼 필요한 경우 교육청이나 관련 시군 및 공공단체의 상황을 함께 살필 것이다. 이를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가 강화되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역량껏 각자의 몫을 해야 할 것이다.

주로 기초단위 지방자치 참여에 집중하는 시민들도 가능하면 헌법, 지방자치법과 지방재정법 등 기본적인 법령 정도는 숙지하고 그 취지를 이해하는 정도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동원이 아닌 참여를 통해 균형 있는 지방자치를 한 걸음씩 발전시켜 나아갈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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