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4.2.20 화 18:15
,
   
+ 로그인 독자회원가입 전체기사 기사모아보기 보도자료
> 뉴스 > 사회/정보
       
강물처럼 흘러가는 길
2004년 11월 27일 (토) 00:00:00 이종희 통신원 jh4396@hananet.net

부천타임즈: 이종희(베트남 통신원)

   

엄마가 홀로 사시는....섬 집 주방에는 언제나 두 대나 되는 대형 냉장고의 전원이 켜져 있다. 그 냉장고 속에는 틈틈이  모으신 생선과 그 알량한 텃밭의 곡식들이 차곡차곡 채워졌고, 다 채워졌다 싶으면 엄마는 어김없이 박스 속에 나누시어 자식들에게 부치곤 하셨다.

그런 엄마가 베트남에 살고 있는 우리들을 만나기 위해 고향을 떠나 서울 오빠 댁에 잠시 머무르시면서 애를 태우고 계시다는 소식이 들렸다. 한 사람 당 40kg의 짐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그렇게 만류했건만 엄마는 기어코 먹거리를 욕심껏 준비하셨던 모양이다.

엄마의 계산 속에는 베트남으로 같이 떠날 큰 아들에게 할당된 무게까지 포함되었던 모양인데, 베트남에 있는 여러 거래처의 짐 부탁을 외면할 수 없었던 오빠는 어쩔 수 없이 엄마가 준비한 짐을 덜어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짐 속에는 엄마의 텃밭에서 애지중지 길러 담은 배추 김치와 총각김치가 있었는데 엄마다운 고집이 한 몫 해준 덕에 결국 우리집 밥상에까지 오를 수 있게 되었다.그런데도 여전히 엄마는 가져오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 대단하시다.

지금으로부터 이태 전쯤 되었을 것이다. 보름간이나 홀로 병원을 다니시면서도 엄마는 앞선 자식들의 걱정에 당신의 병을 알리지 않으신 일이 있었다. 매일 엄마의 안부를 확인하던 오빠가 엄마를 서울 병원으로 모시기 하룻밤 전까지도 우리는 엄마의 깊은 병환 소식을 감쪽같이 몰랐다.

그렇게 편찮은 몸을 하고도 여객선 터미널에서 오빠를 만난 엄마의 손에는 어김없이 먹거리 박스가 들려져 있었다고 한다. 아들이 밤새 차들 몰고 내려오는 동안 엄마는 남은 진을 다 빼가며 엄마의 냉장고 속을 비우셨던 것이다.

엄마의 한결 같은 정성을 이 나이까지 먹고 살면서도 그의 절반의 절반도 거슬러 오르지 못하는 우리는 언제쯤이면 내리사랑만을 향해 열린 길에서 자유롭게 벗어날 수 있을까. 어쩌면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 이미 예감하셨는지도 모른다. 엄마의 그 질리도록 끈질긴 사랑만이 그 어린 자식들을 키울 수 있었다는 것을... 그래서 였을까 아버지는 생이 얼마 남기지 않은 시간에 한사코 연분홍 원피스를 엄마에게 선물 하셨다고 한다.

언젠가 읽었던 ‘세상의 모든 딸들’ 이라는 소설이 생각난다. 엄마 래프윙이 난산을 하고 닷새 만에 죽음 직전에 이르게 되자 소녀가 된 딸 야난에게 말한다.  “사람은 이렇게 살고, 또 이렇게 죽는 거야.  세상의 모든 딸들이 나처럼 그렇게 살아왔어. 아이를 낳고 호랑이를 따르는 까마귀처럼 남편을 따르고,그렇게 살다가…… .야난, 너는 내 딸이다.그리고 언젠가는 너도 엄마가 되겠지.세상의 모든 딸들이 결국 이 세상 모든 이의 엄마가 되는 것처럼…”


엄마의 바램처럼 딸은
언제나 엄마를 닮기를 거부했습니다.

어느날은 손에 잡힐 듯 다가서던 무지개를 보고는
황홀한 꿈에 젖기도 했지요.

그러나 딸은 언제부턴가 운명의 지침이
엄마에게 돌려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엄마의 딸은 딸에게 소망합니다..
언젠가는 무지개 빛 날개를 달아보기를…

▒ 베트남 이종희 통신원님의  홈페이지  http://aerinlee.cafe24.com

이종희 통신원의 다른기사 보기  
ⓒ 부천타임즈(http://www.bucheontime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추천수 : 162
이 기사를 추천하시면 "오늘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부천을 설훈 의원, 개혁신당 입당할까
김동희 도의원, 인스타그램, 유튜브로
부천시-인천가톨릭사회복지회 ‘부천 온
부천FC1995 2024시즌 유니폼
경기도의회, ‘제14회 우수의정대상
인터넷신문, 공정위에 "포털 불공정
염종현 의장,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새
염종현 의장, "지방의회 최초 서울사
눈 건강을 지키는 ‘7가지 생활 습관
부천시, 재활용품 수집 노인·장애인에
부천시 원미구 부흥로 315번길 14 포비스타 1414호 | 대표전화 032-329-2114 | Fax 032-329-2115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경기아00018 | 등록일:2005년 11월2일 | 사업자등록번호 130-19-41871
종별 : 인터넷신문 | 발행인겸 편집인 : 양주승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양주승
Copyright 2003 부천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bu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