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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재 칼럼]부천의 문화정책은 3류로 추락할 위기에 처해있다
문화를 선도하는 도시가 시민을 행복하게 만든다
2021년 09월 29일 (수) 03:42:43 양주승 기자 webmaster@bucheontimes.com

한선재 (전 부천시의회 의장, 경기도평생교육진흥 원장)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백범 김구 선생님의 말씀이다. 

우리 민족의 문화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세계는 경성파워(hard power)에서 연성파워(soft power)시대로 전환되었다. 과거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국가 경쟁력이었다면 지금은 문화의 힘이 경쟁력인 시대가 되었다. 문화예술은 국민의 행복한 삶으로 직결된다.

   
▲ 한선재(전 부천시의회 의장, 경기도평생교육진흥 원장)ⓒ부천타임즈

우리는 삶과 일상이 문화와 뗄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글로벌시대 시민행복을 논할 때, 핵심이 문화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선진국으로 진입했다. 선진국 품격에 맞는 문화를 생산해내는 것이 큰 과제다. 민선시대가 제도적으로 정착되면서 각 지방정부마다 지역의 고유성과 역사성을 배경으로 수준 높은 문화정책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주체로 성장하고 있다. 경제성장에 비례해 도시마다 지역마다 문화에 대한 욕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부천시는 1973년 시로 승격되면서 공업도시에서 문화도시를 거쳐 2017년 유네스코 지정 '문학창의도시', 2019년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되었다. 이러한 성과에는 1990년대 초 중동신도시 개발로 인한 자본과 인구유입이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1988년 부천필 하모닉오케스트라 창단, 복사골 예술제, 1997년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BIFAN), 1998년 국제 만화축제(BICOF), 1999년 국제 애니메이션축제(BIAF) 등의 문화예술정책은 한 때 대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부천의 도시가치를 끌어올렸다. 

그동안 이러한 문화정책들이 도시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한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문화가 시민들의 행복한 삶으로 직결되었는가? 관련 기업을 육성해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어떤 역할을 했는가? 이러한 물음에는 부정적 평가와 견해가 많다. 정책담당자들이 과거 명성에 안주하고 있다는 비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시민들의 눈높이도 높아진 만큼 문화정책이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한 언론인은 현재의 부천시 문화예술정책은 답보 상태라는 느낌이 든다고 꼬집었다. 영화는 부산이 아시아권 최대 영화제로 자리 잡았고, 만화도시는 성남에 잠식당하고, 애니메이션은 충무로에 뺏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미래비전도 보이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부천의 대표적 문화정책이 정체되고 퇴보하고 있는데도 공직자들은 자화자찬이다. 지금이라도 문화도시 부천다움의 독창성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 유네스코 지정 '문학창의도시'

부천의 문화정책은 3류로 추락할 위기에 처해있다. 도시를 상징할 대표 브랜드가 무엇인지 선뜻 답변하기 어렵다. 우리 부천시는 분명 유네스코 지정 '문학창의도시'인데 최근 부천시는 꼼수를 부려 '문학'을 '문화'로 슬그머니 바꿔  '문화창의도시'로 홍보하고 있다. '문학창의도시'를 지정했던 유네스코가 알면 얼마나 황당하게 생각할까? 이제라도  문화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제2의 도약을 위한 문화정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기초예술교육, 인재육성, 인프라 확충, 재정지원의 핵심 4대 정책 키워드를 제안한다. 

또한 다양한 콘텐츠개발과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박자 앞서가는 트렌드 발굴, 전통과 현대문화의 융합, 문화산업 스토리텔링 개발과 확산 등의 전략적 육성이 절실하다. 핵심사업들이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육성을 통해 문화가 관광자원화로 연결되어야 경제성장으로 발전한다. 

방탄소년단(BTS),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은 음악과 영화로 국가브랜드 향상은 물론 국민들의 자긍심을 한껏 높여 주었다. 이들의 역할은 자동차 수백 대와 스마트폰 수천 만대 수출과 버금가는 경제 유발효과와 국가 이미지 상승 등 다양한 가치를 낳고 있다. 이처럼 문화예술은 경제효과 외에도 무궁무진한 가치를 갖는다는 것이 상식이다. 또한, 연성파워(soft power)는 국민들에게 감동과 공감을 주며 사회통합을 이끌어 내는 강력한 힘을 가진다.

문화예술은 일상의 삶 속에서 함께 누리는 공기와도 같은 것이다. 부천시가 문화예술 일류도시라고 생각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착각이다. 우리시 수준의 문화예술 진흥정책은 대부분의 도시마다 보편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법정 문화도시들을 선도할 수 있도록 매력적인 정책으로 전환해야 살아남는다. 

부천의 문화정책은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변화를 향한 몸부림이 없으면 3류 문화도시로 추락할 것이다. 향후 문화산업의 질적 성장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생활문화는 누구나 일상에서 함께 향유하는 보편성의 투트랙으로 나가야 한다. 인류는 기술의 진화로 인해 초 격차, 초연결사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문화산업도 기술처럼 압도하지 않으면 낙오될 수 밖에 없다. 문화를 선도하는 도시가 미래를 선도하고 시민을 행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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