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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환 "부천을 자영업, 소상공인 생존전략 모델도시로"
"청와대에서 얻은 경험과 철학, 부천에서 펼치고 싶다"
"재미와 역동성이 넘치는 생활문화예술도시 부천이 돼야 "
2021년 06월 13일 (일) 06:16:04 최수진 기자 thinkcareer@naver.com
   
▲ 한병환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문재인 대통령과 찍은 사진

[부천타임즈 최수진 기자, 사진 양주승 대표기자] 환병환(韓秉煥·57)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1995년 31세의 나이로 부천시의회 최연소 시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내리 3선의원(2,3,4대)을 지냈으며 2018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2년 6개월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실에서 일했다. 

청와대에서 한 일 중 기억에 남는 것으로 카드수수료 인하, 지역화폐, 지역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꼽는다. 최근 사표를 내고 내년 부천시장 선거를 준비하는 한병환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그가 청와대에서 쌓은 경험과 성과가 앞으로 부천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인터뷰는 뉴트로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엘피갤러리 카페에서 진행됐다.

Q. 청와대에서 한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는 카드수수료 인하입니다. 2018년 11월 26일, 우리나라 카드수수료를 대폭 인하했습니다. 제가 자영업비서관실에 있으면서 그 일을 주도했습니다. 카드수수료가 작은 영세자영업자는 높고 백화점은 낮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이해가 안됐습니다. 큰 기업이 카드사의 갑이 되어 카드사는 손해를 보더라도 큰 기업에 여러 혜택을 제공하고, 그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영세업자들에게 높은 수수료를 받은 겁니다. 영세업자들에게 돈을 벌어 대기업에 퍼준 거죠. 그것을 위한 각종 유착까지. 화가 났습니다.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정상으로 돌리기 위해 무던히 애썼습니다. 정말 죽기 살기로 했어요. 공무원과 카드사가 카드수수료를 인하하지 않는걸 보고 분노가 일었습니다. 왜냐하면 충분히 인하할 여력이 있었거든요. 당시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이 6조1000억 원 정도였는데, 무이자할부, 마일리지 적립 같은 마케팅 비용은 자영업자가 아닌 대기업을 대상으로 쓰는 비용입니다. 이걸 조금 줄이게 한 겁니다.

카드수수료 인하에 사활을 걸고 매달려 카드수수료를 대폭 인하했습니다. 매출액 5억~10억 원 사이의 작은 점포들의 수수료를 2.05%에서 1.4%로 낮췄습니다. 작고 영세한 업체에 수수료를 더 높이지 못하게 매출액 500억 원까지 매출액 구간을 다시 나눴습니다. 매출액 30억 원 까지는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해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우대 대상에 포함될 수 있게 했습니다."

카드수수료 인하로 인해 자영업자들에게 들어간 혜택이 연간 1조4천억 원 정도입니다. 10억 매출자 기준으로 한 달에 카드 수수로 50만원이 절약 됐습니다. 카드수수료를 인하하고 나니 자영업자들이 '대통령님 카드수수료 인하해줘서 고맙습니다'라고 현수막을 걸더라고요. 자영업자들이 수수료 인하를 얼마나 간절하게 원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 한병환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부천타임즈

두 번째는 지역화폐입니다. 2018년에 지역사랑상품권, 부천페이와 같은 지역화폐에 국비 보조가 1,000억 원이었어요. 지원 없이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발행한 것까지 합치면 3714억 원이에요.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2019년에 2조3천억 원으로 늘렸고, 2020년에는 9조6천억 원으로, 올해는 15조 원으로 늘렸습니다. 지역사랑상품권을 대폭 늘린 장본인이 접니다. 제가 주도했습니다. 

지역사랑상품권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을 더 늘리지 못하는 이유가 '수요가 없어서'라고 하더라고요. 그 얘길 듣고 지방자치단체 단체장들에게 전화를 돌렸습니다. 지자체 장들도 지역사랑상품권 상황을 잘 모르고 있더라고요. 상황을 제대로 알리고 나니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대폭 늘렸어요. 지역사랑상품권은 처음부터 제가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움직이고 키웠기 때문에 애정이 많습니다. "

지역사랑상품권은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지역사랑상품권은 지역의 부가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것. 그리고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서 사용하지 못하므로 지역의 골목 상권을 살린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을 때 어디(골목상권)에선 쓰고, 어디(대형마트)에선 못쓰게 했는데 그걸 제가 한 겁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지역사랑상품권 기능을 적용한 겁니다. 그랬더니 지역 골목상권에 돈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5월부터 세 달 동안 그 전년도보다도 매출액이 늘어날 정도였어요. 또 하나 중요한 건 소비자들의 소비 트렌드가 바뀌기 시작했어요. 재난지원금이 들어왔는데 백화점이나 마트를 못 가니 동네를 다니기 시작한 거죠. 사람들은 동네 정육점, 야채가게, 음식점, 슈퍼 등을 가보고 신선하고 저렴하고 괜찮다는 걸 발견했어요. 골목의 재발견이죠!"

이런 변화에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놀랐습니다. 그러자 언론을 자극해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원을 반대하는 분위기를 조성했어요. 일부 부처와 정치권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반대하고, 선별적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선별적 재난지원금은 소비 진작 효과가 없어요. 그리고 월세 같은 걸로 사장되니, 돈(예산)은 돈(예산)대로 나가는데 매출도 안 늘어나는 게 문제인거죠. 

코로나19로 방역의 최일선에서 타격을 받는 게 자영업인데 정부가 더 보호하고 신경써주지 않으면 자영업의 몰락이라는 대참사가 벌어지고 이는 국가적 재앙이 될 것 입니다. 자영업자의 몰락을 막으려면, 매출증대를 해줘야 합니다. 가장 유력한 무기는 지역사랑상품권입니다. 선별적 지원도 필요합니다. 두 가지의 장점을 적절하게 결합시켜야 합니다. 지역사랑상품권의 효과를 어떻게 극대화 시킬 것이냐를 생각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입니다.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전통시장과 주변 상점가를 포함한 전체 상권을 활성화하는 정책입니다. 대형 마트나 백화점에 가면 볼거리, 먹을거리, 놀 거리, 즐길 거리가 다 있잖아요. 그걸 골목상권 거리에다가 쏟아 붓는다고 보면 됩니다. 5년간 120억 원을 지원합니다. 1호가 대구 칠성시장입니다. 부천은 아직 신청하지 않았지만 전주, 광주, 공주, 양평, 구리, 춘천, 정선 등 많은 지역에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 한병환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부천타임즈

Q. 부천에서 해보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그동안 우리나라에 자영업이 이렇게 많았지만 전문가나 연구가 없었습니다. 자영업, 소상공인 정책은 대기업 정책의 일부, 중소기업 정책의 일부, 산업 정책의 일부로써 부분적으로 기능했습니다. 청와대에 자영업비서관실을 만들면서 자영업, 소상공인 정책이 독자적인 정책 영역이 됐습니다.

그러면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어요. 그 기틀을 만드는 현장에서 제가 2년 6개월 동안 일했습니다. 저는 2년 반 동안 청와대에서 상권 활성화 정책에 역점을 두고 종합적으로 정책을 만들다 보니 자영업, 소상공인 전문가가 다 되었습니다. 부천을 자영업, 소상공인들의 생존전략을 만들 수 있는 모델도시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는 '떳다방'입니다 독립영화, 만화영화, 실버영화, 소규모 공연 등을 1년 내내 볼 수 있어야

꼭 해보고 싶은 게 하나 더 있습니다. 부천 BIFAN 영화제는 '떳다방'입니다. 왜냐면 1년에 한번 영화제를 하는데, 평상시에는 그 영화들을 볼 수 없으니까요. 부천에 오면 늘 영화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예술영화관이 더 있어야 되요. 뉴트로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엘피 갤러리' 같은 골목 안 문화공간이 멋진 독립영화관이 될 수 있습니다. 부천에 이런 공간이 많이 생긴다면 독립영화, 만화영화, 실버영화, 소규모 공연 등을 1년 내내 볼 수 있습니다. 만화가들을 초청해 행사를 할 수도 있겠죠. 동아리들의 활동 장소도 될 것이고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문화공간을 거점으로 동네마다 상권을 형성하고, 그 골목에 문화가 만들어 지면 사람들이 오게 됩니다. 사람들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게 골목에 문화와 역사, 예술을 입히면 부천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겁니다. 재미와 역동성이 넘치는 도시가 되는 거죠. 전체적인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시정을 시장의 개인기에 맡기면 안 돼!

제게 행정철학이 하나 있습니다. 시정을 시장의 개인기에 맡기면 안 된다는 겁니다. 시장이 아무리 능력 있고 탁월해도 시스템화 시키지 않으면 한계가 발생합니다. 시민들이 포함된 위원회를 만들고 공무원들이 실무, 간사 역할을 해서 정책이 장기적으로 갈 수 있게 행정적인 개선점이나 시장이 해야 할 역할을 계속 점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책은 용두사미로 끝나게 됩니다. 시스템화 되어 있지 않을 경우엔 시장이 챙기면 움직이고 안 챙기면 안 움직이는 거죠. 그리고 사람들이 정책에 대해 느끼는 문제점에 대한 분노를 담을 그릇이 없게 됩니다. 시스템은 만들면 시장이 일일이 관여하지 않아도 작동하게 돼 있습니다. 
 
이건 청와대에서 일하며 얻은 행정 철학입니다. 청와대에도 시스템이 있습니다. 각 부처가 잘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컨트롤하는 비서관실이 있고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고령화정책위원회처럼 아젠다를 관리하는 위원회도 있습니다.

 2018년 8월 31일에 자영업자 1만 명이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청와대에서 이 문제로 TF를 만들었습니다. TF에는 자영업, 외식업, 소상공, 편의점 등의 단체장과 실무진이 들어오고 저희는 기재부, 행안부, 중기부, 공정위 등의 국장들이 들어갔습니다. 매주 회의를 진행하며 질의와 답변을 이어갔습니다. 단체들의 요구사항이나 질문에 대해서 안 된다고 하지 않고 무조건 되는 방향을 찾으며 소통했습니다. 

그렇게 6주가 지나자 더 이상 질의는 없었고, 나중에 그것을 모아서 자영업자와 함께 만든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을 만들자 문재인 대통령은 "정책은 이렇게 해야 하는 거다. 집회했던 사람들과 함께 모여 토론하고 답변하다보니 같이 한 배를 타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때 함께 정책을 만든 그 과정이 굉장히 자랑스러웠습니다. 

시정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부천도 '문화도시를 만들겠다'는 아젠다가 있을 때 그걸 담당 국장과 과장이 주로 움직이는데, 그럼 누가 문화도시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을까요? 문화도시 위원회를 만들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들어가고, 공무원들이 간사로 참여해 실무를 맡아 계속 점검해 간다면 시장이 일일이 관여하지 않아도 일이 진행됩니다. 시민에게 책임과 권한, 역할을 주면 시민은 창의성과 열정을 바쳐 일을 만들어 낸다는 걸 청와대에서 일하며 배웠습니다. 2년 넘게 대한민국 국정 전체를 보다 보니 구체적인 안들이 떠오릅니다. 전체적인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그걸 부천에서 해보고 싶습니다. 

Q. 문재인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강직하면서도 따뜻합니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강합니다. 선진국의 경우 자영업자 비중이 10% 정도 이지만 우리는 약 21%입니다. 자영업자 비중을 줄여야 된다는 말이 나왔을 때 문 대통령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자영업자가 많은 것은 우리나라 역사의 산물입니다. IMF로 수많은 사람들이 일터에서 내몰렸을 때 그 사람들을 받아준 건 자영업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국가적인 재난이 벌어졌을 겁니다. 그 역사 속에서 자영업이 많아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걸 일률적으로 이야기 하면 안 됩니다. 자영업자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가져야 됩니다." 

저는 그 말에 너무 감동받았습니다. 행정학자 같은 사람들은 문제를 자꾸 통계와 수치로만 봅니다. 사람이 자꾸 사라집니다. 문 대통령은 자영업자들을 숫자, 통계로 보지 말고 사람으로 보라고 당부했습니다. 

한병환 프로필(1965년생)▲성균관대학교 한국철학 학사 ▲연세대학교 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부천시의회 2, 3, 4대 시의원▲2020.07~2021.03 대통령비서실 일자리수석비서관실 자영업비서관실 선임행정관 ▲2018.09~2020.07 대통령비서실 일자리수석비서관실 자영업비서관실 행정관 ▲2011~2018.08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 한병환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부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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