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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이사람]LP 마니아, 한병환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부천 골목마다 문화와 예술이 스미길 꿈꾼다
LP음반 2,014장 소장...아끼는 음반은 '노찾사' 2집앨범
2021년 06월 08일 (화) 05:51:05 최수진 기자 thinkcareer@naver.com

[부천타임즈: 인터뷰 최수진 기자/사진 양주승 대표기자]

   
▲ 뉴트로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문화예술플렛폼 엘피갤러리에서 만나 한병환 전 청와대 행정관 ⓒ부천타임즈

한병환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2, 3, 4대 부천시의원이었고, 문재인정부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실 선임 행정관으로 일하다 최근 사표를 내고  내년 부천시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생활문화예술도시 부천에서 한병환 전 행정관처럼 음악과 사진 그리고 생활문화예술에 조예가 깊은 정치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30여 대의 빈티지 카메라와 엘피 레코드(LP RECORD) 2천여 장을 소장하면서 아날로그 사운드를 즐기고 있다. 카메라와  엘피 레코드 마니아다. 뉴트로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엘피 갤러리'에서 그를 만났다. 한 전 행정관은 인터뷰에 앞서 챙겨온 LP음반을 꺼낸다. 아끼는 것들이다. 그의 음악 취향은 만화영화주제곡부터 가요, 팝송, 샹송, 칸쏘네 클래식까지 다양하다. 음반 하나하나 펼쳐 보이며 감탄사를 내뱉는다. 노래도 흥얼거린다. 정치 이야기를 할 때와 사뭇 다른 모습이 새롭다.

   
▲ 한병환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만화영화 어린이왕국 엘피레코드에 수록된 어린이 TV만화영화 '마징가Z'를 비롯하여,'서부소년 차돌이', '우주소년 아톰' 등 주제가를 다 부를줄 안다고 밝힌다 ⓒ부천타임즈

"만화영화 어린이왕국 엘피레코드에 수록된  어린이 TV만화영화  '마징가Z'를 비롯하여,'서부소년 차돌이', '우주소년 아톰' 등 다 부를 줄 압니다. 학교 다닐 때 좋아했던 노래라 지금까지 다 기억해요. 그리고 이건 신중현과 뮤직파워 음반인데 이건 진짜 명곡이죠. 명곡! '빗속의 여인'. '커피 한 잔', '아름다운 강산' 등 한국 대중가요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명곡입니다. "

"서태지가 처음 나왔을 때 문화적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저는 조용필의  '단발머리' 노래에서  충격을 받았어요. 그리고 쇼스타코비치(Shostakovich) 왈츠 2번을 좋아해요. 특히 앙드레 류(Andre Rieu)가 연주 한 게 특히 좋고요. 사라사테의 지고이너바이젠(Zigeunerweisen)의 곡 중 사라장이 연주 한 걸 들을 때 가슴이 벅찹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 드보르작(Dvorak)의 신세계(New World) 교향곡입니다. 제가 장거리 운전을 할 때 듣는데, 너무 좋아서 잠도 안 옵니다."

   
▲ 한병환 전 청와대 행정관이 존 덴버(John Denver)의 Take Me Home Country Road 앨범 자켓을 보고 있다 ⓒ부천타임즈

한 달 월급으로 산  보급형 오디오 샤프

그가 챙겨온 LP 중에 존 덴버(John Denver)의 음반도 있다.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는 그를 중학교 2학년 시절로 데려간다. 중학교 2학년 때 눈을 다쳐 안대를 하고 집에 누워있을 때 이 노래를 들으며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그때는 LP가 아니라 카세트 테이프였다. 집에 전축이 없었다. 전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당시에 전축은 부잣집에만 있는 고가의 음향기기 었다. 한 전 행정관에게 오디오가 생긴 건 1989년 즈음이다. 

"1987년, 노동운동을 하겠다고 부천에 와서 공장에 취업했어요. 그땐 오디오나 카메라를 팔러 공장에 오는 방문판매원들이  있었어요. 점심시간이면 판매원들이  공장 앞에 자리를 쫙 깔고 샘플을 전시해두면 가서 보고 고르는 식이었죠. 그 당시 저렴한 보급형 오디오 가격도 제 한 달 치 월급에 맞먹었거든요. 그때 큰 맘 먹고 샤프 전축을 사서 어머니 댁에 뒀어요. 그 오디오는 아직도 어머니 댁에 있어요. 큰 아들이 공장 다니면서 처음으로 사온 오디오라고 소중하게 간직하고 계세요. 지금도 소리가 잘 납니다."

   
▲ 한병환 전 청와대 행정관이 가장 아끼는 음반이 <노찾사>시리즈 제2집이다 ⓒ부천타임즈

처음 산 LP음반은 노찾사(노래를 찾는 사람들) 2집이다. 친구에게 5천원을 주며 빼앗다시피 가져왔다. LP판을 모으게 된 건 세월이 한참 흐른 2017년 여름부터다. 우연히 어머니 댁 재활용장에 갔다가 버려진 LP판 10여 장을 발견했다. '아니 이 귀한 걸 누가 버렸지?!'라는 생각에 바로 LP판을 주워 어머니 댁으로 갔다. 30년 된 전축에 LP판을 얹고 바늘을 올리니 소리가 났다. 그 순간 오랫동안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LP판을 모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LP음반 2014장, 빈티지 카메라 30여 대

"그렇게 LP에 꽂혀서 열심히 모으러 다녔어요. 우연히 부천 헌책방에 들렀다가 LP판을 발견하곤 한 번에 다 사왔는데, 그게 몇 백 장이에요.  인천 형제레코드, 서울 황학동, 회현동 지하상가를 찾아다니며 LP판을 구해요. 서울에서 해마다 레코드 페어가 열리는데 그런 곳도 가고, 인터넷으로는 재발매 앨범을 사요. 그렇게 모은 LP가 가요 804장, 클래식 724장, 팝송 262장, 세미클래식 162장, 성악과 민요 21장, 기타 11장, 모두 2014장입니다. 앞으로 1,000장 쯤 더 모을 계획입니다."

한 전 행정관이 LP판을 모으는 건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음악을 들으면 전율이 느낀다. 세포 하나하나가 살아나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음악을 들으러 부천 필하모닉오케스트라부터 유료로 음악을 감상하는 좋은 음향시설을 갖춘 공간까지 많이 다녔다. 층간 소음 때문에 집에서 음악을 크게 들을 순 없다. 그럴 때 그가 찾는 장소는 차다. 차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두고 노래를 부르면 시원해진다. 스트레스를 푸는데는 즉효다.

그에게 음악만큼이나 휴식을 주는 건 카메라다. 오디오만큼 갖고 싶었지만 역시 가질 수 없었던 카메라였다. 지금은 빈티지 카메라가 30대 정도 있다. 디지털 카메라는 캐논 550D 하나고, 나머지는 전부 PRAKTICA, Mockba-5, KAEB-60 TTL 등 옛날식 수동카메라다. 라이카 같은 아주 비싼 카메라는 없다. 황학동에서 5만원에 산 카메라도 있다. 

   
▲ 한병환 전 청와대 행정관이 소장한 수동식 목측카메라 ⓒ부천타임즈

"처음 산 카메라는 PRAKTICA에요. 사실 공장 다닐 때 오디오 보다 먼저 산 건 카메라였어요. 공장에 카메라 세일즈맨이 먼저 왔거든요!! , 필름 카메라는 찍은 사진을 바로 볼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와 다르게 어떤 사진이 나올지 몰라서 설레요. 필름도 유효기간이 있는데 15~20년 된 오래된 필름을 넣고 찍으면 예상할 수 없는 사진이 나와요. 이런 게 필름 카메라의 매력이죠. 목축식 카메라도 재미있어서 좋아해요. 저는 카메라를  분해해 먼지를 털어주고 정리하는 것도 좋아요."  

한병환의 20대 청춘시절엔 <노찾사>가 있었다.
솔아솔아 푸른솔아, 광야에서 등 노래 한곡 한곡에 깊은 사연이

 

   
▲ 한병환 전 청와대 행정관 ⓒ부천타임즈

성균관대학교 한국철학 83학번인 그에게 대학로에서의 추억을 물었다.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없었다. 그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학생운동을 했다. 학교에 가면 경찰이 있었고, 선배들이 계속 끌려갔고, 얻어맞았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늘 거리에서 고민했다. 그래서 학교 다닐 때 음악을 들으러 다닐 경황이 없었다. 놀러 다니거나 여행을 한 기억도 없다. 그런 그의 20대에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있었다. 

" '노찾사' 노래를 좋아합니다.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하며 듣고 불렀던 노래들이 '노찾사' 노래에요. 집회 때 부르고, 술집에서 가슴 아파하며 불렀죠. 노래 하나하나에 다 사연이 있고, 부를 때 마다 눈물이 나는 그런 노래들입니다. '노찾사'는 저희 어머니도 좋아하세요. 저 때문에요. 제가 학생운동을 하며 수배를 당하고 감옥에 가자 저희 어머니도 우리 아들이 무얼 잘못했냐며 민주화 운동을 하셨어요. 어머니도 3일간 구류 당하기도 하셨어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광야에서' 이 노래를 들으면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골목마다 문화와 예술이 가득한 부천을 꿈꾼다!

한병환 전 선임행정관은 30대 초반부터 부천에서  내리 3선 시의원에 이어  시민의 고충을 해결하는 부천시 옴부즈만을 역임했다. 그는  부천의 가장 큰 재산은 영화제와 만화,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라고 꼽는다. 부천에 가면 늘 음악이 있고, 오케스트라가 있길 꿈꾼다. 그리고 오케스트라의 대규모 공연 뿐 아니라 부천 골목마다 문화와 예술이 스며들길 기대한다. 

"부천필하모닉은 우리나라 최고의 교향악단입니다. 그 어렵다는 말러(Mahler)를 전곡 연주했던 대단한 오케스트라입니다. 부천의 문화적 자산인 부천필하모닉이 부천 시민들에게 받는 사랑이 약해진 것 같아 안타까워요. 같은 오케스트라의 같은 공연이라도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듣는 것과 부천시민회관에서 듣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부천에 부천문화예술회관이 완공되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 연주를 꼭 들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대규모 공연뿐 아니라 소규모 실내악 공연을 부천 곳곳에서 1년 내내 열었으면 합니다. 그러려면 뉴트로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엘피 갤러리'처럼 차와 음악을 즐기면서 문화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좋은 문화공간이 많이 생긴다면 좋겠죠. 여러 동네에 이런 공간이 생기고 그곳에서 좋은 영화나 음악을 언제든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공간과 활동이 연결되며 하나의 문화가 되고 골목이 활성화 될 것입니다."

한병환 프로필(1965년생)▲성균관대학교 한국철학 학사▲연세대학교 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부천시의회 2, 3, 4대 시의원▲2020.07~2021.03 대통령비서실 일자리수석비서관실 자영업비서관실 선임행정관 ▲2018.09~2020.07 대통령비서실 일자리수석비서관실 자영업비서관실 행정관 ▲2011~2018.08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 한병환 전 청와대 행정관이 뉴트로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엘피갤러리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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