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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범죄... 교육부는 뭐했나?"
2004년 11월 20일 (토)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강성관 기자 

   
▲ 20일 오후 광주 동부경찰서는 수능 부정사건과 관련 1차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경찰은 정답 수신에 사용하는 멀티폰 55대 등 증거품 91점을 공개했다. ⓒ2004 강성관

지난 17일 치러진 대학 수능시험에서 휴대폰을 이용해 정답을 주고 받은 부정행위에 가담한 관련자는 모두 90여명으로 드러났다.

수능시험 부정행위 사건을 수사중인 광주 동부경찰서는 20일 오후 동부서 4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험생 40명과 도우미 등 모두 90여명이 사전 모의를 통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면서 "실제 휴대폰을 이용해 답안을 작성하는 등 일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첩보를 접한 동부경찰서는 수능 당일인 17일 오전 광주시교육청에 이 같은 모의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혀, 교육청의 시험 감독 소홀에 대한 비난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 실제 부정행위자는 '아직' 미지수... 브로커 개입 확인안돼

경찰은 관련자를 최대 90여명 선으로 보고있으나, 현재까지 확인된 규모는 50명으로, 이 중 주동자 6명을 긴급체포해 수사중이다. 김영월 동부경찰서 수사과장은 "수능 전날인 16일 오후 부정시험 모의에 대한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19일 소환한 광주광역시 소재 S고등학교 이모(19)군 등 2명외에 이날 4명을 추가 소환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지난 9월 자신들이 '서로 잘하는 과목'의 답안을 휴대폰으로 송신하자며 범행을 모의했으며, 휴대폰은 어깨나 종아리 등에 고정시켜 입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모군 등 중학교나 고교 동창 사이로 친하게 지내던 고3 수험생 7명이 주모자로, 각 고등학교에서 성적이 좋은 수험생(일명 선수) 40여명을 확보한 뒤 뚜껑을 열지 않아도 수신이 가능한 최신형 '바형' 휴대폰을 구입해 사용했다.

또 정답을 송수신하는 방법은 애초 알려진 '문자메시지'로 주고 받은 것이 아니라 휴대전화를 켜둔 채 손가락으로 '툭 툭'치는 방법으로 정답 번호를 알려줬다.

일부과목에 대해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 보내오는 내용을 후배 도우미들이 정답을 취합해 50명에게 전송해 줬다. 이들 도우미들은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소재 한 고시원 방 4개를 빌리기도 했다.

현재까지 경찰은 모의한 대로 실제 부정행위를 확인한 것은 일부에 그치고 있다. 김영월 수사과장은 "실제로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된 것은 일부"라며 "주모자 6명만이 확인된 상태이며 이후 수사를 통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김 과장은 '브로커 개입'과 '금품제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외부세력의 개입은 현재까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참여한 수험생 중 일부가 핸드폰 구입비를 거출 부담한 것 이외에 금전적 이익추구 등 대가성 금품이 오간 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부서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40명의 학생들은 서로 잘하는 과목의 점수를 올리기 위한 모의한 것으로 서로 주고 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9월에 이미 범행을 모의하고 연습도 했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주모자 1명과 모의에 참여한 40여명의 신병확보에 주력하면서 최종적으로 몇 명의 수험생이 어느 정도 가담되었는지, 후배 도우미들이 몇 명 참여했는지 등에 대해 집중수사 할 계획이다.

또 SK, LG, KTF 등 통신3사에 대한 압수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증거를 확보 중이다. 한편 경찰 한 관계자는 "검거한 학생들이 가담한 수험생과 후배 도우미들의 인적사항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서 가담자 신병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 한 관계자는 "휴대폰 등 소지품을 수거했지만 인권침해 등 문제로 몸을 수색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음은 김영월 수사과장과의 일문일답.

- 수능 전 광주시 교육청 홈페이지 제보내용에 구체적인 학교까지 나왔다는데, 이 제보와 관련이 있는 것인가.
"그 제보내용과는 관련이 없다."

- 관련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는 몇개나 되나.
"확인해 줄 수 없다."

- 어떻게 정답을 주고 받았나.
"문제를 다 푼 선수(수험생)들이 1번은 한 번, 2번은 두 번, 이런 식으로 휴대폰을 '툭툭'쳐서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보내준다. 대기하고 있던 도우미들이 여러 답을 취함해서 그 정답이라고 보내온 것 중 가장 비율이 높은 것을 정답 결정해 문자메시지로 다시 선수들에게 보냈다."

- 휴대폰은 어떻게 사용할 수 있었나.
"두꺼운 옷을 이용해 바지 가랑이 사이나 겨드랑이 등에 감추고, 입실할 때 이미 통화 중 상태로 들어가서 이용했다. 그리고 전화는 두껑을 열지 않아도 송수신이 가능성 바형으로 최신형을 구입했다."

- 실제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된 것은 몇명인가.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인 6명이다."

- 수사 선상에 오른 것은 모두 몇 명인가.
"현재 모의에 참여한 사람은 50명이다. 그리고 그들의 후배 도우미 40명으로 최대 90명이다. 일차적으로는 50명에 대한 신병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참여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 휴대폰 40대의 구입자 명의는 누구인가.
"13만원대의 전화기를 주모자의 친구들 중 성인(만19이상)이 있어서, 그 사람 명의로 구입했다."

- 구입자 명의로 된 사람은 사건과 관련이 없나.
"이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

- 첩보를 입수하고 어떻게 조치했나. 교육청에 알렸나.
"
당일(17일) 오전에 교육청에 알렸다. 누구에게 알렸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


네티즌, 교육부 등 비난글 잇따라... 재시험 주장까지 제기

19일 밝혀진 핸드폰을 이용한 부정행위 사건에 대해 수험생을 비롯한 네티즌들이 교육부 홈페이지 등에 교육부의 감독소홀을 비난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리고 있다. 더 나아가 일부 네티즌들은 재시험 주장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아이디 <교육부 문제>는 교육부 홈페이지에 "전자도구를 이용한 수능부정이 예상됐음에도 철저한 시험감독을 하지 못한 교육부는 책임져야 한다"면서 "휴대폰 소지만으로도 부정행위라고 했으면서 휴대폰 소지를 철저히 막고 이를 감독관들에게 명심하도록 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교육부 직무유기"라며 "처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을 광주시 모 고사장에서 시험본 학생이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에 "핸드폰을 소지하면 안되는 것을 핸드폰 벨이 울려도 넘어가는..."이라고 운을 떼고는 "언어영역 듣기 하고있는데, 핸드폰 벨이 울려서 듣기 2번을 거의 듣지 못했다"고 감독 소홀을 꾸짖었다.

<잡을수나 있나>라는 네티즌은 "저희 학교에도 무선 단말기로 정답을 찍어 보내면 어디 여관방에서 공부 잘하는 사람 많이 뭉쳐있다가 귓속에 들어있는 이어폰으로 정답을 보내 준다는 말까지 돌았다"며 "거의 기정 사실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솔직히 그런 첩보까지 나왔었으면, 잡으려고 노력이라도 했었어야지 시험장에서는 전혀 그런 노력이 보이지 않더군요"라며 "감독이 소홀한데, 첨단장비를 이용한 컨닝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리가 없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수험생>은 교육부 홈페이지에 재시험을 주장하며 "한두명 0점 처리하면 끝인가?"라며 "5-6개 고등학교만 둘러보면 단가?"라고 주장했다.

아이디 역시 광주교육청 홈페이지에 "올해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답답한 것은 저를 비롯한 여러 수험생들이 교육인적자원부와 시.도 교육청에 이런 커닝 계획을 폭로했지만 그 경고가 무시됐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일선 교육청은 휴대폰 소지 여부를 검사하는 것이 인권침해 행위여서 몸 수색을 할 수는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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