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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훈 칼럼] '트로트'의 빌보드 진입 가능할까?
브리콜라주-이 세상에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
2020년 08월 12일 (수) 16:31:25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백종훈(문화콘텐츠학 박사)
 

제목이 거창하다. 미스 트롯을 통해 쏘아 올린 트로트의 흥행이 미스터 트롯을 통해 '쨍하고 해 뜬 날'이 되었다.

물론 여러 방송국에서 유사한 방식의 프로그램을 대량생산하고 있어 다소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것 역시 소비자의 니즈가 없다면 불가능할 것이다. 기존의 공식과는 다르게 젊은 트로트 가수, 짜릿한 퍼포먼스, 가수들의 스토리텔링, 오디션 방식,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한 음원에 대한 접근 용이성, 뉴트로 감성 등을 흥행 요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 백종훈 문화콘텐츠학 박사

이미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시작된 K-POP의 열풍은 그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K-POP의 흥행 프로세스를 그대로 따라간다면 트로트 역시 빌보드차트에 또 한 번의 역사를 세울 수 있을까?

 우선 기존의 K-POP의 흥행공식을 생각해보자. K-POP의 내재적 특성과 그것의 유통방식에 주목하고자 한다. 우선 K-POP은 가창력, 퍼포먼스, 기획력, 마케팅전략, 세계적 음악가들과의 협업,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등을 들 수 있다. 보다 집중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점은 유통방식이다. 구슬이 서 말 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아무리 K-POP이 흥행력이 높은 다양한 인기 요인이 있더라도 그것이 소비자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35억 뷰를 돌파하였다고 한다. 과거 아날로그 시절에는 아무리 강남스타일의 노래가 뮤직비디오가 좋아도 그것을 보기 위해서는 노래가 담긴 뮤직비디오가 담긴 저장 장치를 비행기나 배에 실려 해당 지역으로 옮겨져야 하고 그것이 소비자에 전달되는 번거로운 유통과정을 거쳐야 하며 그것에 대한 마케팅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디지털 시대다 MIT 니콜라스 네그폰테 교수는 'Being Digital'이라는 책에서 디지털로 인해 변화하는 세상의 모습을 그렸는데 그중 하나가 Globalization이다.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가 네트워킹되어 있는 디지털 세계는 우리에게 더 이상의 비행기나 배 따위가 필요 없게 되었다. 유튜브 등을 통해 터치 몇 번으로 강남스타일을 들을 수도 볼 수도 있게 되었다.

 우리는 여기에 주목해볼 만하다. 한국은 현재 트로트의 열풍이다. 이것이 세계화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K-POP의 유통전략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유튜브를 활용한 유통전략 그리고 그에 부합한 트로트의 내재적 특성의 변화이다. 일단 트로트에 영어 랩이 들어간 곡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디지털 시대는 컨버전스이다. 디지털의 기술적 특성이 문화의 속성에도 유사하게 반영된다는 것이다. 김연자의 아모르파티에 사용된 EDM! 이는 젊은 세대에게 충분한 관심을 유도하였다. 전통의 트로트 올드 버전에서 세계화가 가능한 다양한 융합을 통한 뉴 버전이 필요하고 이미 그러한 실험들은 성공하고 있다. 영어 랩이 있고 EDM 간주가 나오는 등 '이것이 치킨인가 갈비인가' 할 정도로 트로트의 근간 뽕필은 유지하되 세계인들에 통할 수 있는 다양한 음악 장르와 융복합이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유튜브의 특성상 보여주기에도 능해야 한다.

강남스타일과 같은 B급 정서를 보여준다든지 이미 유산슬이 그 트로트의 뮤직비디오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양한 장르와 융복합 된 트로트가 세계인에 희로애락을 자극할 수 있는 뮤직비디오의 서사와 장면이 연출된다면 빌보드에 도전한다는 것이 결코 꿈이 아닐 것이다.

 트로트에는 특유의 한이 서려있다. 나는 이 한이 대한민국에서만 통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별의 아픔을 특유의 유쾌한 멜로디로 풀어가는 역발상 이것이야말로 세계인의 감성을 자극할 만한 트로트만의 고유의 개성이 아닐까 싶다. 트로트도 다양한 버전들이 등장할 것이다. EDM 트로트, 힙합 트로트, 클럽 트로트 등등...

 문화는 항상 소통해야 한다. 일본의 학자인 히라노 겐이치로는 문화접변은 문화 평형상태를 유지하긴 위한 역사라고 말하고 있다. 한류 전체가 마찬가지이지만 우리의 문화가 다른 나라로 전파될 때 혐한류, 항한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역한류가 반드시 필요하다.

즉 상대방 국가의 문화도 우리나라로 들어와야 한다. 나는 인도네시아 고등학생들에게 K-POP의 역사를 강연한 적이 있다. 그들은 매우 흥미로워 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박수를 가장 크게 받은 건 "강연 전날 여러분이 준비한 공연 중에 우리나라의 트로트의 장르와 매우 유사한 노래들이 있었고 여러분의 그 노래들을 한국에 돌아가면 꼭 소개하겠노라" 바로 이 멘트를 하고 나서 가장 큰 호응과 박수세례를 받았다. 이미 이론적으로 그리고 실증적으로 문화 평형은 한 나라의 문화가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데 가장 큰 조건이다. 아니면 국수주의에 빠지게 된다.

 우리도 우리의 것만 자랑하지 말고 남의 것도 받아들이고 즐겨보자. 그리고 그 토대 위에 또 다른 새로운 것들을 융합시켜 만들어보자. 브리콜라주-이 세상에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 인디언 말이다.

 트로트의 빌보드 진입... 그리고 다양한 세계의 문화콘텐츠 장르가 융복합 되는 그런 우리나라를 꿈 꾼다. 그것이 한류 영생의 길일 것이다.

백종훈:▲문화콘텐츠학 박사▲(전)가톨릭대 겸임교수▲한국만화애니매이션학회 이사▲문화정책컨설턴트▲(전)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전문위원▲(전)부천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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