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0.11.28 토 20:01
,
   
+ 로그인 독자회원가입 전체기사 기사모아보기 보도자료
> 뉴스 > 사회/정보
       
[생생인터뷰] 김영님-조정남 부부의 통 큰 봉사
"생색내기 말고 진짜 봉사하고 싶어요"
2020년 06월 27일 (토) 22:54:00 최수진 기자 thinkcareer@naver.com

 부천시 범박동 주민자치위원회 조정남 전 위원장과 그의 아내 김영님 씨는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전라도 여수와 무안에서 부천으로 올라와 부부가 된지 30년이다. 그동안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 남편이 하는 일은 아내가 돕고, 아내가 하는 일은 남편이 도왔다. 봉사도 내조와 외조도 척척. 진짜 필요한 것,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것을 내어줄 수 있는 봉사를 하고 싶다는 김영님 씨를 만났다.<인터뷰 최수진 기자, 사진 양주승 기자>

   
▲ 조정남-김영님 부부 ⓒ부천타임즈


조정남, 김영님 부부는 유림해일(주)을 운영한다. 올해 회사 이름으로 경로잔치를 열 계획이었다. 역곡, 괴안, 범박동 어르신 400명 정도를 초대해 식사를 하고 공연을 본 후에 선물까지 들려 보내려고 했다. '코로나19'가 퍼지는 바람에 무산됐다. 예산까지 다 마련해둔 경로잔치를 못 열게 돼서 섭섭하다. 주변의 도움이나 기부도 받겠지만, 이렇게 큰 행사를 사비로 한다.

"경로잔치를 열면 맛있는 것도 해드리고, 또 잔치에는 풍악이 있어야하니 공연도 준비해요. 식사랑 공연 다 하면 3시간 정도 걸리는데 어르신들이 중간에 가세요. 끝까지 재미있게 보시라고 기부 받아서 선물도 드려요. 코로나19가 사라지면 다시 열어야죠."

김영님 씨는 봉사 베테랑이다. 어르신 수백 명을 대접하는 경로잔치는 물론이고, 김장 봉사 400~500포기도 뚝딱 해낸다. 그의 봉사 경력은 30년 가까이 된다. 33년 전 직장에 다니려고 부천에 와서 결혼을 하고 아이 셋을 낳았다.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봉사를 했다.

"우리 큰 아들이 스물여덟이니, 봉사한지는 30년 정도 되네요. 적극적으로 봉사에 나서기 시작한 건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부터에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운영위원회나 학부모회에서 활동했어요. 그리고 꿈나무복지관과 지금은 사라진 소망보육원에도 많이 쫓아다녔어요. 장학금, 쌀, 물품을 기부하고, 생일잔치를 열거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킨 같은 것을 보내주고 그랬죠."

김영님 씨는 양지초등학교 운영위원장, 동중 학부모총회장, 범박고 운영위원장 등을 맡았다. 양지초에서 활동할 때부터 교육장의 추천으로 원미경찰서에서 보안협력위원, 부위원장 등으로 20년 이상 봉사하고 있다. 그리고 소사경찰서 집회시위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남편 역시 동여중 운영위원장, 학부모총회장을 맡아 봉사를 했다. 아들이 다니던 동중에서는 엄마가, 연년생 딸이 다니던 동여중에서는 아빠가 나란히 봉사를 했다. 아이들 셋이 학교 다니는 동안 그 공을 인정받아 학교에서 교육감상 등 여러 상을 받았다.

"냉장고, 세탁기, 쌀, 장학금. 필요한 곳이 있으면 금액이 커도 기부를 했어요. 회사 이름으로 하기도 하고, 무기명으로 하기도 하고요. 막내딸을 가지고 나서 사업도 잘 풀리고, 봉사도 더 많이 하게 됐어요. 남편과 뜻이 맞으니 그렇게 큰돈을 들여서 봉사를 할 수 있었던 거죠."

   
▲ 김영님 ⓒ부천타임즈

봉사하면서 상처도 많이 받았어요

김영님씨는 지금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봉사하고 있다. 물론 봉사단체에서도 활동을 했다. 10여 년 전 역곡3동 부녀회장을 맡았다.

"남편이 부녀회 활동을 해보라고 해서 역곡3동 부녀회장을 맡아 봉사했다가 너무 상처를 받았어요. 누군가 저에 대한 투서를 보내는 바람에 결국 부녀회장 3년 하다가 그만두게 됐어요. 그때 당시 주민자치위원회등에서 경로잔치를 하면 찬조금이 적었어요. 그런데 제가 있던 부녀회에서 하면 찬조금이 200만 원씩 들어오고 하니까 그런 걸 시기했던 거죠."

"봉사라는 게  현장에서 몸으로 도와주는 사람도 있고, 돈을 쓰는 사람도 있고 그런 거잖아요. 그런데 단체에서는 그런 걸 시기하더라고요. 김치나 반찬 봉사를 할 때 저렴하게 해야 하니 재료를 허드레 것으로 쓰는 봉사단체들이 일부 있어요. 내 입으로 들어간다 생각하면 못 먹을 정도로 시들한 열무로 열무김치를 담아요. 저는 그런 게 싫어요! 내가 먹을 수 있는걸 주고 싶어요! 어르신들도 돼지고기 장조림이랑 소고기 장조림이 있으면 뭘 드시겠어요?"

물론 그럴 수밖에 없을 정도로 다들 형편이 그리 좋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경제 수준이 꽤 높아졌다. 김영님 씨는 돈이 있으면 더 좋게, 더 많이 할 수 있는데 아직 예전 그대로인 봉사단체의 모습에 아쉬웠다. 다른 사람이 돈을 더 많이 모아오고 더 많이 쓴다고 해서 시기하고 견제하는 봉사단체의 태도에 실망이 컸다.

김영님 씨는 '봉사상'을 받으려면 봉사실적과 증빙자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그런데 가져갈 자료가 없었다. 상을 바라고 한 봉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근거 자료'를 남길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김치 400포기를 담글 때는 코빼기도 안 비치던 정치인이나 단체원들 중 사진만 찍고 가는 사람이 꼭 있어요. 그런 사람들이 봉사 열심히 했다고 시장상, 도지사상을 다 받아가요. 물론 봉사라는 게 상을 바라고 하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말없이 제 스스로 우러나서 수십 년간 봉사했던 저한테는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지금도 김영님 씨는 남편이 김장봉사 하러 간다고 하면, 폼만 잡고 사진 찍을 생각이면 가지 말라고 한다.

생색내기 봉사? 진짜 필요한 걸 챙겨줘야지!

김영님씨 가족은 역곡에 오래 살다가 범박동으로 이사를 한지 7년쯤 됐다. 남편이 작년까지 4년 동안 범박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또 봉사단체의 시기를 받게 될 거라 생각하면서도 남편이 주민자치위원회를 하니까 봉사를 도왔다. 남편이 올해는 국제해양문화관광도시 '재부천여수향우회'를 창립해 회장을 맡았다.

"남편이 너무 하는 일이 많아 향우회 회장직을 안 맡길  바랐는데…. 그래도 하니까 도와야죠. 고향 사람들끼리 만나서 좋은 일 하는 재부천여수향우회 좋아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역에서 독거노인 등 어려운 분들에게 반찬이나 김치봉사도 해줬으면 좋겠어요. 전라도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하잖아요. 돈을 좀 쓰더라도 맛있게 드실 수 있는 걸로요"

그리고 한 가지 아이디어를 더 보탰다. 세금을 못 낼 정도로 어려운 독거노인들이 많다. 그런 어르신을 정해서 전기, 가스요금 정도는 낼 수 있게 돕자는 의견이다.

"어르신 한 분당 3만 원정도 지원하면 될 거에요. 많이 쓰시지 않기 때문에 그 정도면 전기, 가스요금은 낼 수 있어요. 물론 기부금이 많다면 더 많은 어르신들을 도울 수 있겠지만, 아직 창립 단계라 여유가 그렇게 없을 테니, 분기별·지역별로 정하면 좋겠죠. 저는 생색내기 그런 거 싫고, 실질적인 게 좋아요. 진짜 필요한 걸 챙겨줘야지!" 

   
▲ 김영님씨가 색소폰을 연주하고 있다 ⓒ부천타임즈

역곡 남부시장 입구에 '정다영 색소폰동호회' 운영
색소폰, 기타, 드럼, 노래교실, 라인댄스....

김영님 씨는 역곡에서 <정다영 색소폰동호회>를 운영한다. 전에는 시장 가운데 10평 남짓한 연습실을 쓰다가, 지난 3월 장비와 연습실을 제대로 갖추고 70평 규모의 연습실을 마련했다.

완전 방음시설에 반주기까지 갖춘 9개의 개인 연습실도 갖췄다.  색소폰만 하는 게 아니라 노래, 라인댄스 등 다양한 것을 배우고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다. 비록 지금은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르는 할 수 없지만, 이렇게 장르와 연습공간을 늘린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제가 음악을 좋아해요. 그리고 봉사도 하려고 겸사겸사 음악실을 열었어요. 봉사를 하다보면 음악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밴드를 부르게 되면 돈이 꽤 들거든요. 경로잔치 할 때 민요, 가요가 있으면 훨씬 좋아하세요. 색소폰으로 제가 직접 연주해주면 좋지 않겠어요? 한 곡을 불더라도 감동을 주는 연주를 하고 싶어 실력 있는 선생님까지 초빙해서 배우고 있어요. 연습실에 오는 다른 분들이랑 같이 하게 되면 다양한 공연도 할 수도 있고요."

   
▲ 김영님씨가 완전 방음된 개인연습실에서 색소폰을 연주하고 있다 ⓒ부천타임즈

지금은 9988평생학습시대다. 인생2막 시대에 악기 하나쯤은 연주할 줄 알아야 한다고 김영님씨는 말한다. 지금은 소득수준이 높아져 아이들이 유치원시절부터 피아노, 바이올린 등 악기는 기본으로 배우지만 우리시절에 예능은 사치였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색소폰 동호에에 오셔서 취미로 악기 하나쯤은 다뤄야 하지 않겠냐고 강조한다.

김영님 씨는 5년 전 협심증을 앓으며 색소폰을 배우게 됐다. 고지혈도 없고, 피도 깨끗한데 협심증에 걸린 것이다. 의사는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며 김영님 씨에게 좋아하는 것을 해보라고 권했다. 그래서 10년 전에 배우고 싶었지만, 남편의 반대로 포기했던 색소폰을 3년 전부터 다시 시작했다. 이번에는 남편도 반대 할 수 없었다. 좋아하는 음악을 어르신들에게 나누니까 더 신나고 즐거웠다.

봉사를 하는 이유

김영님 씨는 오랜 기간 통 큰 봉사를 해왔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봉사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언제부터 봉사를 했는지, 봉사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김영님 씨는 아주 오래전 꾼 꿈 이야기를 꺼냈다.

"애들이 아주 어릴 때였어요. 어느 날 꿈에 저승사자 둘이 나타나 저를 막 끌어 당겼어요. 저는 아직 봉사도 안 끝났고, 앞으로 봉사도 더 많이 해야 해서 지금은 못 간다고 죽기 살기로 팔을 뿌리쳤어요. 난 못가! 절대 못가! 소리치며 저승사자와 밤새 실랑이를 하다 깼어요."

잠에서 깨어난 후에 팔이 욱신거리고 아픈 느낌이 들 정도로 생생한 꿈이었다. 김영님 씨는 그 꿈을 꾸고 나서 봉사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땐 정말 정신없이 봉사했던 것 같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어쩌다가 회사가 좀 어려워 봉사가 힘들어져도 봉사를 안 하면 괜히 꺼림칙했다. 하지만 단지 악몽 때문에 이렇게 긴 세월동안, 직접 큰돈을 들여가며 봉사를 할 수는 없다.

"봉사를 하면 엔도르핀이 도는 것 같아요"

"봉사를 하면 엔도르핀이 도는 것 같아요. 저는 남편이 지금까지 잘 해줘서 눈물 나는 그런 이야기는 없어요. 그냥 앞으로도 남편이 돈을 더 잘 벌어오면 봉사를 더 많이 하고 싶어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그런지 어르신들 보면 그냥 못 지나가겠더라고요. 어르신들에게 뭐라도 해주고 싶어요. 저도 나이가 들면 노인이 되잖아요. 그리고 많이 베풀면 그 덕이 자식들한테 가지 않겠어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걸 더 해주고 싶지, 싼 거 해주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코로나19로 사회적거리두기를 하며 많은 행사가 취소됐다. 언제 다시 열릴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이런 재난 상황에 취약 계층일수록 더 힘겹다고 한다. 코로나가 하루 빨리 끝나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가 열렸으면 한다. 김영님 씨의 색소폰 소리가 오랫동안 외로웠을 어르신들의 마음에 울리길 바란다.

   
▲ 색소폰, 기타,드럼,노래, 라인댄스 등 다양한 연습실을 갖춘 정다영 색소폰동호회
최수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부천타임즈(http://www.bucheontime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추천수 : 58
이 기사를 추천하시면 "오늘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부천도시공사,복사골문화센터 건물관리
최성운 대표의원,부천시 산하기관 변화
갈 길 바쁜 부천 영상문화산업단지 매
[이종섶의 詩장바구니-89] 호수라
'ATM절도' 이동현 의원 징계…부천
부천 오정주민들 "대장동 소각장 반
강병일 부천시의회 의장 "방역이 곧
부천시,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 장
정인조 협의회장,"한반도 평화를 다짐
[동영상] 조영희 선생이 전하는 꽃과
부천시 원미구 부흥로 315번길 14 포비스타 1414호 | 대표전화 032-329-2114 | Fax 032-329-2115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경기아00018 | 등록일:2005년 11월2일 | 사업자등록번호 130-19-41871
종별 : 인터넷신문 | 발행인겸 편집인 : 양주승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양주승
Copyright 2003 부천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bu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