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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목일신의 '습작시대 회고담' 낭독하는 윤석금·차경녀 시인
2019년 10월 11일 (금) 12:33:04 양주승 기자 webmaster@bucheontimes.com

[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 윤석금·차경녀 시인이 10월 10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회 목일신아동문학상 시상식에서  목일신 선생이 1974년  1월 10일 발표한 <나의 습작시대 회고담>을 낭독해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아버지의 지도로 데뷔(윤석금 낭독)

  내가 첫 작품을 발표한 것은 1929년 동아일보에 <산시내>라는 동요를 발표한 것이 처음이었다. 나는 그때 보통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었는데 나의 아버지는 <아이 생활>, <어린이>, <새벗> 등을 사다 주시며 나의 문학에 대한 취미를 돋구어 주셨다.

  당시 평양 신학교에 재학 중이시던 아버지께서 돌연 학업을 중지하시고 내려 오셨는데 까닭인즉 그때 기미년 3.1운동에 가담하시어 평양과 서울에서 목이 쉬도록 만세를 부르고 오셨던 것이다.

또한 지방에서도 만세를 선동하였다고 하여 드디어 3년형의 감옥 생활을 치르셨는데 출옥 후에도 어린 우리들에게 때때로 나라를 빼앗긴 슬픔과 애국의 정신을 고취하여 주셨던 것이다. 그리고 그 때는 일본말로 대화를 시키는 것은 물론, 학교에서 작문까지도 일어로 짓게 되었으나 나의 아버지는 될 수 있는 대로 우리말로 글을 지어 보라고 지도하여 주셨으므로 나는 때때로 우리말 작문이나 동요를 지어 보게 되었던 것이다.


◈통학하며 지은 <자전거>(차경녀 낭독)

  내가 보통학교 5학년 때에 미국 선교회에서 우리 아버지에게 아주 멋진 자전거 한 대가 기증되어 왔었는데 나의 아버지는 그 자전거로 각처의 교회를 순회하시며 교역의 일을 보셨는데 쉬시는 날은 그 자전거를 나에게 양보하여 주시어서 나는 시오리나 되는 보통학교를 그 자전거를 타고서 다니게 되었던 것이다. 하루는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갔다가 집으로 와서 지어 본 것이 동요 <자전거>인데 그것을 <『아이생활』>에 발표한 것을 1년 후에 김대현씨가 작곡한 것인데, 그 당시에 발표한 것은 지금 부르는 것과 다소 다른 점이 있다.
 

그때 발표했던 <자전거>는

찌르릉 찌르릉 비켜 나셔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찌르르르릉
저기 가는 저 영감 꼬부랑 영감
어물어물 하다가는 큰일납니다.

찌르릉 찌르릉 이 자전거는
울아버지 장에 갔다 돌아오실 때
오불랑 꼬불랑 고개를 넘어
비탈길로 스르륵 타고 온다오.

◈ 모래사장에 글을 짓다(차경녀 낭독)

  어느 여름방학에 집에 돌아온 나는 무더위를 이기지 못하여 집에서 멀지 않은 바다에 해수욕을 갔었는데 거기서 문득 시상이 떠올랐으나 나는 종이도 연필도 가져오지를 않았던 것이다. 나는 할 수 없이 손가락으로 모래사장에다가 <바닷가에서>라는 동시를 써놓고서 그동안 바닷물에 스쳐 없어지지 않도록 빨리 집으로 달려와서 종이와 연필을 가지고 가서 그 시를 다시 옮겨 적었던 것이다.
                                                        

◈감방 안에서도 詩作(윤석금 낭독)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저 유명한 광주학생사건이 발생하였었는데 전국 방방곡곡에서 호응하여 실로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났었다. 내가 다니던 S중학교에서도 12월 12일을 기하여 다른 학교와 함께 열두 시 정오 싸이렌이 울림과 동시에 만세를 부르기로 하였으며 나는 문예부원이라고 하여 삐라에 쓸 글을 지어서 수백 장의 삐라를 써서 만들어, 약속했던 싸이렌 소리와 함께 우렁찬 함성을 외치며 소리높이 만세를 불렀으나 나는 한 시간 후에 일본 경찰에게 체포되어 백여 명의 학우들과 함께 형무소에 수감되었던 것이다.

나는 그때 2학년이었으므로 저급학년이라고 하여 1개월 형을 받게 되었다. 감방 안에서 춥고 배고픈 것도 괴로웠거니와 그 당시 나는 가장 창작욕이 왕성하던 때인지라 작품을 못 쓰게 되는 것도 큰 고민거리었던 것이다.

  미리 준비하고 왔던 종이, 연필 등은 모두 압수를 당하였으나 몰래 감추어 둔 아주 작은 토막연필 하나는 가지고 있었으나 종이가 없었다. 그러나 감방 안에서 하루에 한 장씩 주는 손바닥 만한 휴지 한 장씩이 있었는데 그것을 아끼고 아껴서 몇 편의 작품을 쓸 수가 있었다. 감방 안에서는 아무 것도 보이지를 않고 감방 창문으로 보이는 하늘과 구름만이 보였으므로 <하늘><구름><꿈나라> 등의 작품을 써서 출옥 후에 동아일보에 발표했던 것이다.

   
▲ 차경녀-윤석금 시인이 목일신의 <나의 습작시대>를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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