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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앞둔 고3 학생들의 사회 맛보기, 현장실습
"학교와 실무의 차이 배운 값진 시간이었어요"
2018년 12월 16일 (일) 12:18:46 최수진 기자 thinkcareer@naver.com

부천타임즈:최수진 기자

   
 

지난해 제주의 한 특성화고 졸업반 고 이민호 군(당시 18세)이 산업체 현장실습 중 사고로 숨지면서 특성화고 학생의 현장실습 안전과 노동 강도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교육부는 "학생을 노동력 제공 수단으로 활용하는 조기취업 형태의 운영방식을 2018년부터 전면 폐지하겠다."며 조기취업 형태의 현장실습을 폐지하고, 학습 중심 실습만 허용하는 내용의 '학습중심 현장실습의 안정적 정착 방안'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현장실습생들은 원하는 기업에 지원해 전형을 통과하면, 여름방학 종료 후 부터 졸업 전까지 현장실습표준협약서와 근로계약서를 동시에 체결하고 일 해왔다. 그러나 학습중심 현장실습이 시행된 올해부터는 현장실습표준협약서만 체결하고 3월부터 12월까지 최대 3개월 이내로 실습이 가능하다.

현장실습기간 종료 후 근로계약서를 체결하고 취업이 가능한데, 현장실습 선도기업 인정업체는 3학년 출석일 수 2/3 이상 출석 후 채용이 가능하다. (19년 1월 1일 방학을 하는 경우, 18년 10월 1일부터 취업 가능) 그밖에 일반 업체는 3학년 2학기 동계방학 시작일 부터 채용이 가능하다.

현장실습기간이 최대 6개월에서 3개월 이내로 대폭 줄었다. 또한 학교와 기업이 함께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고 현장교사를 배치하여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기업은 고용노동부와 노무사의 점검·면담도 거쳐야 한다.

현장실습생은 '근로자'가 아닌 '학생'의 신분으로 일하다보니 '임금'이 아니라, '현장실습수당'으로 지급된다. 급하게 변경된 정책으로 기업은 고졸채용관련 계획을 수정하고, 실습생들은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하고 일(현장실습)을 하게 됐다. 전국적으로 현장실습에 참여한 학생의 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학생의 안전을 위한 변화였지만, 취업의 기회와 정당한 보수가 보장되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급작스레 달라진 현장실습 체계로 기업과 학생, 학교 모두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취업이 절실한 학생들은 취업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 현장실습에 참여해 실무능력을 키우고 있다.

   
 

학교에서 사회로 나가는 연결통로

학생들이 실습하기 위해 업무협약계약서를 쓰고, 고용노동부 담당자와 노무사가 기업을 방문해 근무환경이 적합한지 점검, 면담 후 현장실습을 보낸다. 실습과정에 담당 교사가 계속 개입한다. (주)아이삭컴퍼니 김이삭 대표는 부천정보산업고등학교 담당 선생님으로부터 실습을 받아줄 수 있는지 연락을 받고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저는 공고를 졸업했어요. 저도 거쳤던 과정이다 보니까 학생들의 입장에 공감이 됐어요. 실습을 나갔을 때 그냥 앉아있거나, 청소 같은 잡일만 하는 선에서 끝났어요. 그 시간이 너무 아까웠어요. 실습을 나왔는데, 뭐라도 배우고 싶었어요. 그런데 회사에서 학생들에게 뭔가 가르쳐주기보다는 그저 데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부천정보산업고등학교에서 연락을 받고, 제가 겪었던 기분을 느끼지 않도록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어요."

(주)아이삭컴퍼니는 2년 전,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적 있다. 당시에는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현장실습은 아니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대학에 진학할 학교 밖 청소년들이었다. 김 대표는 청년이 청년을 육성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이런 사례를 알리고 싶다. 앞으로도 취업을 연계한 실습교육을 계속 하며 일자리 제공도 하겠다고 말한다. 그것도 부천에서!

   
▲ (주)아이삭에서 현장실습을 하고 있는 윤은혜 양과 이강산 군 ⓒ부천타임즈 최수진 기자

학교와 실무의 차이를 배운 값진 시간

부천정보산업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윤은혜(19), 이강산(19) 학생은 부천시 원미동 소재 디자인포털그룹 (주)아이삭컴퍼니에서 11월 19일부터 한 달간 현장실습을 하고 있다. 디자인 회사를 지원한 학생들 가운데 선발된 학생들이다. 4:1의 경쟁률이었다.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나란히 앉아 일하고 있다. 두 학생은 현장실습이 학교와 사회의 차이를 느끼고 배우는 값진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윤은혜 양은 현장실습을 하기 위해 면접 10번을 보고, 아이삭에서 실습하게 됐다. 현장실습에 도전하며 자신감을 찾고, 회사 생활에 대한 막연한 걱정을 해소할 수 있었다.

"학교에서 배울 때 제가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일하다 보니 제가 잘 못하더라고요. 학교에서는 수행평가나 과제였는데, 회사에서는 돈을 받고 디자인을 하잖아요. 기업이 원하는 디자인을 찾아내야 한다는 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에요. 고객의 취향을 차차 알아가야 할 것 같아요.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기능을 팀장님과 회사 직원들과 맞춰가는 게 재밌어요. 월급이 적어도 지금은 취업을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어요. 친구들은 실습이 힘들어서 포기하고 학교로 돌아간 경우도 있어요. 회사 생활이 걱정됐는데, 아이삭에서 실습하며 그런 걱정이 해소됐어요."

이강산 군은 현장실습을 통해 다른 친구들보다 앞서간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회사에서 하루에 하나라도 건져가겠다는 마음으로 열심이다.

"제가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시안을 제시했는데 편집 당했을 때 당황했어요. 학교에서는 기능을 보여주는 게 잘 만드는 거였는데, 회사에서는 기능을 보여줄 필요는 없고 결과물을 보여주면 되더라고요. 그 차이를 안 것이 현장실습을 하며 얻은 가장 큰 소득이에요. 생각했던 것과 실전이 많이 다르다는 걸 알아서 다른 친구들보다 앞서간다는 기분이 들어요. 실무는 처음이다 보니 물어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낯도 가리고 겁이 나지만 망설이면 안 되더라고요. 혼나더라도 물어보는 게 훨씬 더 나아요. '잘 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회사에서 '하루에 하나라도 건져가겠다'는 마음으로 다니고 있어요."

현장실습 그 후, 취업?

두 학생은 아이삭컴퍼니에서 한 달간 현장실습하기로 되어 있다. 실습이 끝나며 취업여부가 결정된다. 아이삭컴퍼니 김이삭 대표는 현장실습생의 열의와 배우고자 하는 태도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정직원으로 채용을 해야 할지 쉽게 결정내릴 수가 없다. 현실적인 한계점이 있음을 지적한다.

"현장실습 나온 학생들의 실력이 또래 중에 상이라도, 실무에 오면 하 정도에요. 학생들은 단순히 학교에서 배우고, 학교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 자격증 등을 따는 데에만 치우치다보니 실무에서 원하는 능력치와 차이가 커요. 실습생이 아닌 직원이 되기 위해선 경험치와 교육이 더 필요해요. 저희가 직원을 뽑을 땐 적어도 중하 정도 실력을 갖춘 직원을 뽑거든요. 실습기간이 한 달이 아니라 한 학기 정도가 된다면 실무능력을 조금 더 쌓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너무 기간이 짧아요. 실습생을 한 달 정도 가르치고 바로 정식 직원으로 연계하기에 현실적인 갭이 느껴져요."

   
▲ 김이삭 대표가 윤은혜, 이강산 학생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부천타임즈 최수진 기자

아이삭컴퍼니 김이삭 대표는 현장실습생을 정직원으로 채용할 경우 최저임금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오르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고 말한다. 보통 신입사원은 월 200만 원 이하의 급여를 받는다. 이후 실력과 경력에 따라 급여가 달라진다. 식비, 4대 보험, 퇴직금, 상여금(보너스)가 있다. 보너스는 상하반기 1회씩, 연간 총 2회 지급된다.

급여 대신 현장실습비로 바뀌어 열악해진 보상과 복잡해진 과정으로 줄어든 기회 속에서도 학생들은 내일을 꿈꾸고, 배운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청소년들이 노동현장에서 보호받고,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과 학교,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학생들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기대해본다. 그리고 지역과 기업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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