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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는 하는데 부천시는 왜 못하는가?
[기획취재-1]불법 광고물로 몸살 앓고 있는 부천시
2018년 11월 20일 (화) 10:33:34 최수진 기자 thinkcareer@naver.com

부천타임즈: 최수진 기자

"엄마, 이 언니는 수영복을 입고 있네요!"부천시청 근처 식당과 술집이 밀집한 거리에서 비키니 차림의 여성이 커다랗게 인쇄된 에어라이트를 본 유치원 아이가 한 말이다. 아이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길거리에 흩뿌려진 전단지를 주워들고 장난감을 얻은 듯 좋아한다. 가족끼리 외식을 하려고 아이 손을 잡고 나온 엄마는 얼굴이 화끈거린다.

   
▲ 부천시의회 옆 이마로 상가 불법광고물은 시청이 바로 코 앞인데도 심각한 수준이다 ⓒ부천타임즈

부천시는 불법 광고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보행로를 막고 있는 X-배너와 에어라이트, 벽과 바닥에 도배된 전단지, 무분별하게 걸린 현수막은 너무 오래되어 흉물스럽게 변한 채 방치된 경우도 많다.

도로 한복판에 설치된 차선규제봉과 고가도로 난간에 붙은 광고 전단은 어떻게 붙였을지 아찔하다. 부천시의 대책이 필요하지만, 눈에 띄는 단속과 효과는 없다.  행정대집행을 통해 에어라이트 등 불법 광고물을 강제수거해도 다음 날이며 또다시 그 자리에 불법광고물이 들어선다. 

만화‧영화‧애니3대 국제축제도시
유네스코 창의도시 부천시의 부끄러운 모습

심지어는 부천시의회 청사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마트와 현대백화점 인근 불법광고물도 단속을 못하고 있다. 만화‧영화‧애니메이션 등 3대 국제축제를 개최하고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된 부천시의 부끄러운 모습이다.

심지어는 불법광고물을 단속한다는 부천시의 경고 현수막 바로 아래 불법 간판을 설치해 시의 행정을 비웃는 듯 한 코미디 같은 일이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 불법광고물을 단속한다는 부천시의 경고 현수막 바로 아래 불법 입간판이 부천시의 행정을 비웃는 듯 하다ⓒ부천타임즈

반면 경기도 파주시는 도로변에 불법 현수막을 게시하면 1시간 이내에 없애며, 과태료 또한 원칙대로 부과한다. 2002년 불법 현수막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현재는 불법 현수막을 찾아 볼 수 없다. 2011년 대통령 표창, 2016년 국무총리 표창 등을 수상하며, 불법광고물 단속·정비 실적과 우수한 옥외광고 업무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2016, 2017년  부과된 과태료 및 이행강제금 12억5000만원이다.

광고물 관리팀 담당자는 "파주시는 옥외광고업무 평가에 매년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어 다른 지자체의 모범이 되고 있으며, 특히 불법광고물 현수막 분야에 대해서는 자타 공인 전국에서 최고"라고 자랑한다.

 파주시, 불법광고물 365일 연중무휴 단속
 용역업체에 맡기지 않고 공무원이 직접 단속


파주시는 불법광고물을 신속하게 단속·정비하기 위해 시와 읍·면·동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17개 정비반(시 1, 읍·면 9, 동 7)을 운영하여 365일 휴일 없이 불법광고물을 단속·정비한다.

평일아침단속반(8시~9시), 평일야간단속반(18시~20시), 평일 팀별 단속반(9시~18시)을 상시운영하고, 휴일(10시~17시)에도 도시경관과 단속반과 각 읍·면·동 단속반을 가동한다. 도시경관과 담당자는 "용역업체에만 맡기면 단속·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직접 단속한다."고 설명했다.

   
▲ 불법 현수막 한장 없이 깨끗하게 정비된 파주 운정신도시

집중적이고 효과적인 정비를 위해 월별 테마를 정하고 읍·면·동 경쟁체계를 도입했다. 에어라이트, 불법대부 명함형 전단, 학교주변, 버스정류장, 건물 현수막 등 매월 중요도에 따라 테마를 조정한다. 그리고 상가밀집지역 및 대로변을 중심으로 한 구간별, 지역별 집중정비를 추진하기도 한다. 불법 공공목적 현수막 역시 정비 대상이다. 기한을 경과했거나 노후, 훼손된 공공기관, 단체, 정당 및 정치인 설치 현수막도 지속적으로 정비한다.

파주시는 시민들의 참여도 끌어냈다. 11개 읍·면·동에서 총 210여 명이 활동하는 ‘불법광고물 수거 어머니 봉사대’를 운영해 월 2회, 불법광고물을 수거하고 캠페인을 벌여 불법광고물 근절 분위기를 만들어간다. 실버경찰대, 지역 상인회, 청소년들도 참여했다.

또한 불법광고물 수거 보상제를 실시, 파주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및 사회취약층이 현수막, 벽보, 명함형전단을 수거하면 1명 1일 3만원 등  1개월 20만원 이내로 보상금을 지급한다. 불법광고물 정비 사각지대를 관리하고 사회적약자 소득증대에 기여하는 묘책이다.

그밖에도 파주시는 지식정보동아리 Good-Sign을 운영해 민원사례 공유, 자료 게시, 불법광고물 정비실적 등 정보를 교환해 업무능력을 향상 시키도록 하고 있다. 광고물 담당 공무원 및 희망자들 150여 명이 참여해 활동한다. 또한 파주시청 1300여 명 전 직원이 '행정종합관찰제(광고물 분야)'에 참여해 출·퇴근, 출장 시에 불법광고물을 직접 단속·정비한다. 실제 2016년에 파주시청 직원들의 정비 실적은 10만 건을 넘는다.

불법광고물 근절을 위해 담당 공무원을 포함한 시청 직원 전체가 참여하고 더불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정책을 펼쳐 시 전체에 불법광고물 근절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파주시의 의지가 돋보인다.

"원칙대로 했을 뿐"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정비현황을 살펴보면, 유동 광고물(현수막, 입간판, 에어라이트, 벽보·전단 등)의 경우 2016년에 약 108만 개, 2017년에 약 394만 개 이상을 정비했으며, 고정 광고물(가로형, 세로형, 돌출, 지주이용, 옥상, 차량이용 등)의 경우 2016년 408개, 2017년 307개를 정비했다. 단속·정비가 끝이 아니다. 실효성 확보를 위해 과태료 및 이행강제금 부과를 철저히 한다. 2016, 2017년 두 해 동안 부과된 과태료 및 이행강제금만 12억5000만원이 넘는다.

도시경관과 담당자는 "과태료는 법에서 정한대로 부과한다. 원칙대로 부과했을 뿐이다. 불법광고물을 붙여봤자 빠르게 제거하고 횟수와 양에 상관없이 광고물을 붙인 만큼 과태료를 부과하니, 광고효과도 못보고 과태료만 물게 된 광고주들은 파주시에 불법 광고물을 붙이는 걸 포기했다."고 말했다.

불법 광고물 중 아파트 분양 현수막은 근절하기 어려운 불법광고물이다. 게릴라식으로 대량 게첨되며, 현수막 설치 업체는 분양 대행사, 광고 대행사, 장애인 단체라 사업이 마무리 되면 폐업하거나 체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주시는 실질적인 광고주인 시공사 및 시행사에게 과태료를 부과한다.

불법 광고물 붙이면 사업도 못해!

하지만 당장의 분양효과를 목적으로 과태료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지하고자 과태료 미납 시 허가, 인가, 면허, 등록 및 갱신을 요하는 사업자가 체납할 경우 해당업체 면허 발급 주무관청에 사업의 정지 또는 허가를 취소하도록 하는 등 압박을 가한다. (예: 건설업 면허(건설과), 요식업종(위생과) 허가 취소) 파주시 운정 신도시 아파트 분양 광고를 파주시 안에서는 볼 수 없는 이유다.

   
▲ 불법 현수막 한장 없이 깨끗하게 정비된 파주 운정신도시

한편, 파주시는 2005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파주시 관내 업소들 중에서 허용 범위의 영업내용을 1년간 무료로 사이버에 게재할 수 있게 한다. 가로등 현수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광고수단을 확대하고, 불법광고물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그밖에도 우수간판 전시·공모전, 예쁜 간판 공모 설치사업, 선진 간판 문화 조성을 위한 저변 확대 교육으로 옥외광고업자·공무원·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간판문화학교 등을 운영하여 선진 옥외광고문화를 정착시키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이미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주시는 ▲서대문구(연세로·명물거리) ▲강남구(선릉로) ▲청주시 상당구(한복문화거리) ▲강릉시(교동일원) ▲서대문구(홍대 걷고 싶은 거리) ▲광주광역시(송정역시장) 등 옥외광고물 관리우수기관 및 사업거리를 방문하여 벤치마킹하고 정책에 접목한다.

불법은 단호하게 대처하되, 단속과 처벌을 넘어 시민들의 의식과 이해를 높이려는 파주시의 노력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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