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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초입에 만나는 한여름 밤의 꿈
2004년 08월 31일 (화) 00:00:00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부천문화재단의 2004가을시즌공연 개막작인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 밤의 꿈>이 9월 4일(토) 오후 3시와 7시에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에서 공연된다. 2002년 7월 밀양여름예술축제에서 첫 선을 보였던 이 작품은 최근까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더 큰 호평을 받으며 공연릴레이를 계속해오고 있다.

   

셰익스피어 원작의 <한여름 밤의 꿈>을 한국적으로 각색하여 서양의 요정대신 우리에게 친숙한 도깨비가 등장하며 출연진의 이름도 별자리에서 딴 예쁜 이름인 벽(壁), 항(亢), 익(翼), 루(婁)로 대체된다. 여기에 전래동화를 읽는 듯 편한 느낌의 대사와 농악대의 신명나는 장단을 더함으로써 원작의 매력은 고스란히 살칠 채 한국의 전통미학이 정겨운 작품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제목 그대로 꿈처럼 환상적이고 달콤한 내용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재미를 선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지나가는 여름을 추억하며 즐거운 꿈의 세계로 여행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외에도 부천문화재단은 가을시즌공연에 안톤 체홉의 <갈매기>(11/13),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11/27~28), 가족극 <오즈의 마법사>(12/11~12) 등 수준급의 연극작품을 준비하고 있으며 두 편 이상의 공연티켓을 패키지로 구입할 경우 최고 30%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매 및 공연 문의 www.bcf.or.kr, 032-326-2689

<한여름 밤의 꿈> -극단 여행자-
▒연출:양정웅(원작:셰익스피어)▒:9월4일(토)오후 3시,7시 ▒장소: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

꿈과 낭만이 넘치는 별세계로의 여행
셰익스피어의 희극 <한여름 밤의 꿈>은 제목 그대로 꿈처럼 환상적이고 달콤한 작품이다. 몽환적인 분위기와 낭만적인 사건들, 두 쌍의 연인과 장난꾸러기 요정 퍽과 같은 사랑스러운 캐릭터들, 사랑의 화살표가 엇갈려 서로 엉뚱한 방향으로 쫓고 쫓기는 복잡한 상황 등이 던져주는 재미로 많은 셰익스피어 연극 중에서도 연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작품으로 꼽힌다. 특히 곳곳에 배여 있는 특유의 유희적 성격과 환상적인 배경으로 인해 여러 해석과 연출의 가능성이 많아 그 어느 작품보다도 다양한 버전이 존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부천문화재단 가을시즌공연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독특한 여름밤 꿈의 세계를 여행하게 된다. 바로 한국적인 정서가 물씬 넘치는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 밤의 꿈>이다.
   
한국式 <한여름 밤의 꿈>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 밤의 꿈>은 셰익스피어의 원작에 우리의 전설에서 차용한 이미지를 결합하여 한국적인 각색을 시도한 작품이다. 서양의 요정 대신 우리에게 친숙한 도깨비가 등장하고 요정의 중심이 되는 장난꾸러기 퍽 대신 두두리라는 이름의 쌍둥이 빗자루 도깨비가 실수연발 대소동의 범인이 된다.

퍽의 실수에 의해 서로의 관계가 뒤엉키게 되는 두 쌍의 연인-허미아, 라이센더, 헬레나, 드리트리어스는 각각 벽(壁), 항(亢), 익(翼), 루(婁)라는 별자리 28수에서 딴 예쁜 이름의 인물들로 대체된다. 거기에 전래동화를 읽는 듯 편한 느낌의 대사와 농악대의 신명나는 장단을 더함으로써 원작의 매력은 고스란히 살린 채 한국의 전통 미학이 정겨운 작품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했다.

하지만 이 고전적일 것 같은 작품에는 현대적인 느낌도 강한데 이는 배우의 몸, 미술․음악 등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극단 여행자만의 연극 철학과도 관련이 있다. 잘 훈련된 극단의 배우들의 춤이 무대를 가득 채우고 중간중간 곁들여진 노래들이 뮤지컬과 같은 느낌을 줌으로써 한층 세련되고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첫 선을 보인 2002년 7월 ‘밀양 여름 예술 축제’에서 독특한 해석과 재미로 주목을 끌며 대상과 인기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이후 각종 연극제와 대학로 공연에서 관객과 평단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매진 행렬을 계속해 왔다. 또한 2003년 11월 일본 도쿄 삼백인 극장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2004년엔 폴란드, 콜럼비아의 연극 축제에 초청 받는 등 극단 여행자만의 <한여름 밤의 꿈>의 매력을 세계적으로 전파시키고 있다.
 
삶과 연극의 긴 여행-극단 여행자와 연출 양정웅
1997년 연극 ‘여행자’(양정웅 작,연출)를 시작으로 결성되어 짧은 기간 동안 가장 유망한 연극 집단으로 떠오른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젊은 극단이다.
 
특히 언어보다는 신체와 이미지를 강조하는 연극 철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해석와 형식의 발견, 전통과 현재의 만남, 서양과 동양의 융합 등 독특하고 실험적인 시도를 꾀하며 한국 연극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식 재해석이 돋보이는 <한여름 밤의 꿈>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그밖에 맥베스를 한국화한 <환>, 카이로 국제실험 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미지극 <연 카르마(緣 Karma)>, <로미오와 줄리엣>, <대지의 딸들> 등이 극단 여행자의 대표작.

극단을 이끌고 있는 연출가 양정웅은 그동안 언어 중심이었던 한국 연극의 전통에서 탈피, 셰익스피어나 브레히트와 같은 고전 텍스트를 이미지극의 관점에서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과감한 작업 방식으로 주목받으며 그만의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인정받아 왔다. 90년대 중반, 스페인과 일본, 인도 등지에서 다국적 극단이나 현지 극단과 공연한 경험이 그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의 밑거름이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2 평론가협회에서 추천한 21세기 기대주-연출가 4인, 2004년 LG아트센터가 기획한 ꡐ오늘의 젊은 연극인 시리즈ꡑ에서 한국연극계를 이끌어 갈 차세대 연극인으로 선정되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연극의 기대주이다.

극단의 이름 ‘여행자’가 의미하듯 구성원 모두는 삶 속에서 연극적인 만남을 이루며 삶과 연극의 긴 여행을 하고 있는 ‘여행자’들이다. (극단 여행자의 홈페이지에서)

시납시스

한 여름 해가 지고 어둑해질 무렵, 마을 어귀 고목 주위에 돗가비불(도깨비불)이 날아다니고 춤과 농악을 좋아하는 돗가비들의 흥겨운 놀음판이 벌어진다.

이 마을에 사는 항(亢)과 벽(壁)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 그러나 벽이 아버지의 강요로 정혼자 루(婁) 도령에게 억지로 시집가야 할 상황에 처하자 두 사람은 사랑의 도피를 결심한다. 벽은 자신의 친구 익(翼)에게 이 계획을 알려준다. 루 도령을 짝사랑하는 익은 벽을 향한 루의 마음을 단념시키기 위해 이 비밀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자신의 기대와는 달리 루 도령은 벽이를 찾아 나선다.

한편 돗가비의 우두머리인 돗(火)은 바람둥이 남편 가비의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 계략을 꾸미고, 자신의 쌍둥이 아우인 빗자루 도깨비 두두리(豆豆里)에게 사람의 마음을 연심(戀心)으로 홀리는 은방울꽃을 따오게 한다. 하지만 실수투성이이자 장난꾸러기인 두두리로 인해 홀릴 사람들이 서로 뒤죽박죽 되면서 숲 속은 금세 얽히고 설킨 연인들이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의 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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