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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하 할머니 "기부하는 행복이 너무너무 커요"
[바로이사람]2018 희망대상 수상한 깊은구지 기부천사
2018년 02월 16일 (금) 09:31:43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본 기사는 정재현 부천시의원(원미1동, 역곡1·2동, 춘의동, 도당동 출신)의 블로그(http://blog.naver.com/newmo68)에 실린 기사를 정 의원의 허락을 받고 게재합니다.<대담 : 정재현 부천시의원, 정리 : 최수진 기자, 사진: 곽주영 기자>

"이제 폐품을 안주우면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어요"

나이에 비해 이름이 예쁘다. 이름도 마음도 예쁘다. '깊은구지'라 불리는 부천시 심곡본1동 일대를 40년 가까이 지키는 이 동네 터줏대감이 있다. 그는 1999년부터 소림사가 있는 18통 통장이었다. 동네 폐품을 수집해 번 돈으로 동네 어려운 이웃을 돕는 할머니.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는 일기예보가 이어지던 어느 겨울날, 성은하(부천시 심곡본1동, 78세) 할머니를 만났다.

   
▲ 폐품 모아 기부하는 성은하 할머니 ⓒ부천타임즈 곽주영 기자

아버지가 지어준
예쁜 이름 성은하

그는 41년생 뱀띠. 그 시절 이름에 비하면 이름이 참 예쁘다. "아부지가 지어줬어요. 이름만 예뻐요." 아니다. 할머니의 첫인상이 참 곱다. 목소리도 낭랑하다. 이름만 예쁜 게 아니다. 팔순에 가까운 나이가 믿기지 않아 나이를 재차 묻자 털모자를 벗어 보인다. "이러면 믿기지요?" 길에 쌓인 눈처럼 새하얀 머리가 그의 나이를 말해준다.

할머니의 고향은 수원 팔달로. "수원 읍내였어요. 60년대에 서울 수성동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결혼했어요." 할머니가 부천에 처음 온 것은 80년대였다. 이혼을 한 후였다. "애들은 넷이에요. 집을 사가지고 부천으로 왔어요. 심곡본동 645-27." 그는 그때 주소를 또렷이 기억한다. "혼자 살면서 애들 뒷바라지 했어요. 속상해서 울기도 많이 울었지. 집은 있었으니까 사는데 큰 무리는 없었어요." 그 집은 이제 팔고 세를 살고 있다.

통장만 20년

그는 오래전부터 동에서 봉사를 많이 했다. 통장을 한 20년 했다. "18통, 소림사가 내 관할이었어요. 심곡본1동 통장들 모임이 통친회인데, 내가 회장 할 때에 적십자회비 모금도 열심히 했어요."

18통 통장을 시작으로 통친회 회장, 자연보호지도위원회 위원장, 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 목욕시키기 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 인구주택 총 조사 때 인구조사원이나 물가모니터요원으로 활동하며 받은 수고비도 아낌없이 기부했다.

그의 화려한 봉사 이력에 감탄하자 정작 할머니는 '쿨하게' 답한다. "봉사정신은 타고 난 것 같아요. 기부하는 행복이 너무너무 커요."

   
▲ 폐품 모아 기부하는 성은하 할머니 ⓒ부천타임즈 곽주영 기자

손수레를 끈 지 5,000일 넘어

폐품을 주워서 기부를 시작한 것은 2004년 1월 1일부터. 통장을 하던 때였다. 어느 날 동네 근처에 버려진 폐품들을 봤고, 잘 모아서 재활용하면 이웃도 돕고 재활용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통장회의에서 제안을 했다. "당시에는 그게 통장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어요."그 후로 함께 하던 사람들이 힘들어서 하나 둘 빠졌지만, 그는 손수레를 15년 째 손수레를 끌고 있다.

"옛날엔 새벽 3시에 나가서 돌았어요. 지금은 힘들어서 오후 2시나 되어야 시작해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해야 되요."

그 당시에는 폐품을 하나라도 더 모으기 위해 자기 전에 마을을 돌다보면 새벽 1시가 넘어서 들어오는 날도 있었다. 검던 머리가 하얗게 새고 체력이 약해진 탓에 폐품을 모으는 게 예전과 같을 순 없다. 하지만 그는 5천 일이 넘도록 매일 같은 일을 하고 있다.

할머니의 선행을 알고 있는 주민들은 폐품을 수거해가라고 대문 키를 주거나 비밀번호를 알려주기도 한다. 이사 갈 때 물건을 모아 따로 내놓기도 한다. 처음에는 자식들이 엄마가 힘들까봐 반대도 했다.

"속으로는 엄마가 고생하니까 속상하고 안했으면 하겠지만, 애들 앞에서 아직 실수한 적은 없어요. 그러니까 하지 말라고는 못해요."

폐품을 모아 고물상에 파는 그에게 애로사항이 있다. 고물상 사람들이 저울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보통 사람들이 폐품을 모아갈 때 10Kg을 딱 맞춰가지 않는다. 좀 덜 되서 9Kg이 될 때도 있고 12Kg이 될 때도 있다. 아무리 주먹구구로 해도 돈이 더 될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이상해서 깡시장에서 저울을 하나 빌려왔다. "집에서 10.5Kg 정도를 재 가는데, 그냥 10Kg라면서 휙 던져요."

폐품 값이 점점 떨어지는 것도 그에겐 고민이다. "옷이 1Kg당 350원, 종이는 100원, 스테인리스, 양은 같은 것들은 종류별로 가격이 모두 달라요." 종일 모아도 하루에 돈 만원도 힘들다. 그나마 옷이랑 양은이 제일 가격이 좋다.

티끌 모아 기부 
부천타임즈 봉사부문 희망대상에 선정됐다

폐품을 팔아 쌀을 기부했다. 결식아동에게 은행 통장을 만들어 5만 원씩 넣어주기도 했다. 그때그때 기부하는 양은 달라도 배고픈 이웃을 위한 그의 마음은 항상 크다. 최근에는 새마을금고 'MG새마을금고 희망나눔 사랑의 좀도리 운동'과 소림사에 장학금을 기부한다.

   
▲ 성은하 할머니가 2018 희망대상 봉사부문 상을 수상하고 있다 ⓒ부천타임즈 곽주영 기자

2010년에 쌀 10Kg 100포대가 좀도리 운동의 시작이었다. 그 후로 100만 원을 할 때도 있고, 120만 원을 할 때도 있다. 8년 동안 '좀도리' 운동에 기부한 것만 자그마치 1천만 원이 넘는다. 소림사 스님이 어려운 사람 도와주라고 쌀을 100포씩 주기도 했다. 그러다가 소림사랑 인연이 됐다. 소림사 장학금은 사월초파일 행사를 하면서 장학금을 100만 원씩 두 명에게 전달했다.

지난해 할머니가 기부한 금액은 좀도리 150만 원, 장학금 100만 원이다. 모두 250만 원. 큰 금액이다. "폐품 값도 경기를 타서 이번에는 장학금을 한 명 밖에 못줬어요." 그는 장학금을 줄인 게 영 마음에 걸리나보다. 폐품을 주워서 하루에 만원을 번다 치면 365만원인데 사실 하루 만원도 안 되고, 폐품을 모으지 못하는 날도 있다. 도리어 자식들이 준 용돈을 더 보탰다.

성은하 할머니는 올해 2018년 부천타임즈 봉사부문 희망대상에 선정됐다. 할머니는 상금을 기부에 보탤 수 있다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 폐품 모아 기부하는 성은하 할머니 ⓒ부천타임즈 곽주영 기자

몸에 밴 기부

그에게 이 일은 이제 습관이다. 14년을 넘게 하다 보니 몸에 뱄다.
"이 일을 하면은 아무것도 못해요. 멋도 못 부리고 먹는 것도 그렇고. 돈은 얼마 안 되는데 이 일을 마무리 하려면 하루가 바빠요. 이제 폐품을 안주우면 다른 일이 손에 안 잡혀요. 인터뷰 끝나면 오늘도 일하러 가야죠."

인터뷰가 끝나고 오후 2시, 할머니가 거리로 나갈 시간이다. 체감온도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추운날씨에도 할머니는 끄떡없다. 귀를 덮는 두툼한 털모자에 보라색 솜 점퍼, 종아리를 감싼 발 토시까지 완전 무장이다. 갑옷을 입고 전장에 나선 장수 같다.

할머니는 소림사 주차장 구석에 손수레와 폐품을 보관한다. 소림사로 올라가는 길에 버려진 플라스틱 음료수 병 하나도 할머니는 그냥 지나가지 못한다. 음료수 병을 주워 들고 조금 더 걸어 올라가니 어느새 소림사.

너무 빠른 손수레

손수레는 사용하기 편하도록 '리모델링'을 했다. 여러 가지 물건을 담을 수 있도록 손잡이 주변에 바구니를 몇 개 더 달았다. "24통 통장이 있어요. 여기서 사또슈퍼를 해. 그 양반이 요구르트 배달하는 구루마를 줬어요. 내가 이런 일을 한다니까, 바퀴 두 개 짜리를 끌고 다니니까, '이게 더 좋을 거예요' 하면서 주더라고. 그 손수레로 10년을 했어요." 예전에 요구르트 배달하는데 쓰였을 오래된 노란 손수레는 칠이 다 벗겨지고 핸들이 아래로 내려갔다.

손수레를 끌자 더 무거워져야 할 발걸음이 도리어 모터를 단 듯 빨라졌다. 젊은 우리가 따라가기 벅차다. 차량이 다니지 않는 작은 골목에 손수레를 주차하고 구석구석 재활용을 찾아 돌아다닌다. 추운 겨울에도 그의 이웃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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