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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 보다 빛나는 간장게장과 국내산 홍어
[바로이사람]무등산 추어탕 김숙자 대표
2018년 02월 10일 (토) 21:35:48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 무등산 추어탕 김숙자 대표(오른쪽)

본 기사는 정재현 부천시의원(원미1동, 역곡1·2동, 춘의동, 도당동 출신)의 블로그(http://blog.naver.com/newmo68)에 실린 기사를 정 의원의 허락을 받고 게재합니다.<대담 : 정재현 부천시의원, 정리 : 최수진 프리랜서>

법원 후문을 지나 송내초등학교 담장 옆으로 난 골목 사이에 게장과 홍어를 파는 무등산추어탕이 있다. 14년째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등산 추어탕(032-326-9292).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하얀 머리가 인상적인 김숙자 대표가 손님상을 차리느라 분주하다.

간장게장이 빛나는 추어탕집
"우리 집은 추어탕 집인데 게장집이 되부린 것이제."

그의 나이는 환갑을 훌쩍 넘긴 64살. 요식업(식당)만 33년째인 김 대표의 원래 고향은 광주다. 광주에서는 대형 구내식당을 했고, 18년 전 경기도에 올라와 군포, 용인 건설 현장에서 함바식당을 했다. 제법 규모가 컸다.

부천에 올라온 건 14년 전, 그가 51세 되던 해였다. 당시 노량진에서 교육공무원 임용고사를 준비하던 아들이 부천이 살기 좋다고 해서 무작정 부천으로 이사를 오게 됐다. 김 대표는 노량진으로 공부하러 가는 아들의 밥을 챙겨주기 위해 추어탕 집을 열었다. 김 대표는 흑임자 반계탕을 개발하고, 홍어를 삭히고, 간장게장도 만들었다.

무조건 게는 봄에 사야혀
"내일 팔 것은 있어. 근디 안팔어. 왜냐믄 5일째 껏이 제일 맛있으니께."

   
▲ 간장게장

게는 봄에 산다. 연안부두에서 선동된 봄게 2~3천만 원 어치를 산다. 일년 동안 쓸 분량이다. 김 대표는 비싸더라도 봄게를 고집한다. "가을게는 비리고 살이 없어. 봄게로 담가야 맛있어." 그는 손님상에 올릴 게를 5일 동안 숙성한다. "보통 게장집은 2-3일 정도 숙성할거여. 5일이 돼야 딱 맛있어."

단번에 얻은 맛이 아니다. 그는 처음에 돈 천만 원 어치를 버렸다. 짜면 짜서 맛없고, 싱거우면 살이 빠지고. 적당한 염도로 살과 알을 잘 간직하는 것이 중요한 기술이다. 간장게장이 완성되는데 3-4년이 걸렸다. "산 게로 하니까 살이 줄줄줄줄줄줄 다 빠져 버린 당께. 영하 40도 밑으로 게를 냉동허니까 좋고. 인자 추어탕을 해도 게장이 맛있다고 서울에서도 와." 걸쭉한 사투리 덕에 음식이 더 맛깔스럽다. 게 한 상자에 대략 30마리가 들었다. 많이 팔릴 때도 하루에 딱 30마리만 담근다. 그는 게가 떨어지면 안 판다.그는 단순하고 단호하다.

맛있는 김치

깍두기, 갓김치, 묵은지, 생김치. 네 가지 김치가 메뉴와 짝을 맞춰 상에 오른다. 반계탕에는 깍두기가, 홍어에는 묵은지가 딱이다. 생김치는 그것만으로도 최고의 맛이다. 김치도 다 직접 담근다. 그는 김치에 온 정성을 쏟는다. 그 중 삼합에만 나가는 묵은지는 150포기를 담그는데 A급 양념을 쓴다. 굴, 홍시, 사과 그리고 다섯 가지 젓갈. 갈치젓, 황새기젓, 새우젓, 액젓. 멸치젓 이렇게 다섯 가지를 넣어야 김치가 제 맛이 난다고 비법을 털어놓는다.

   
▲ 깍둑이, 갓김치, 생김치(배추김치)

겉절이(생김치)는 알배기로 만든다. 시장에 가보면 알배기 하나에 1천500원에서 2천 원 사이에 팔린다. "알배기는 한 상자에 12개 들었는데 저렴하게 몇 개 더 껴주는 것은 안 사. 좋은 것만 써." 알배기를 고를 때도 깐깐한 그의 안목은 그대로다. 알배기로만 담으면 양은 적지만 손님들이 먹기는 편하다. 한 접시에 반포기를 낸다. 네 명이 오면 6접시를 먹는다. 알배기 값만 6천 원이다. 하지만 비싼 김치라고 아끼지 않는다.

"김치도 조금씩 해. 떨어지면 끝이여. 오래돼 물 찌걱찌걱 떨어지는 거 누가 먹어. 나는 그거 안 먹어. 나 안 먹는 거슨 손님도 안줘."

홍어는 연평도 암놈
"4만 원이면 엄청 싼 거여. 난 올리는 것도 싫고. 그냥 그대로 가는 거여."

   
▲ 국내산 홍어

보통 홍어의 가격은 이렇게 형성된다. 전남 흑산도 암홍어 1번치(9kg 내외)가 100만 원이라 가정하면 수놈은 50만 원. 국내산 암홍어가 70만 원, 수놈은 30만 원, 칠레산 수입홍어는 암홍어가 40만 원, 수놈은 20만 원 수준이다.

보통 암놈이 수놈보다 2배 이상 비싸다. 뼈까지 먹어야하는 홍어의 특징상 뼈가 연한 암홍어가 비싸다. 홍어는 국내산, 연평도 암놈만 쓴다. 수놈은 딱딱해서 못 먹는다. 연안부두에서 10일을 삭히고, 항아리에 지푸라기를 넣고 2차로 삭힌다. 홍어 한 접시를 시키면 찰진 홍어 28점이 나온다. 국내산 암놈을 쓰는데 그렇게 비싸지는 않다.

고슬고슬한 쌀밥

무등산추어탕에서 게장과 홍어만큼이나 맛있는 것이 고슬고슬한 쌀밥이다. 김 대표는 손님 오면 밥을 40그릇 해놓고, 15인분씩 추가로 한다. "농협에서 제일 비싼 거 사. 5만3천 원 짜리. 수입산은 안 써." 고슬고슬한 쌀밥의 비밀은 의외로 단순했다.

김 대표는 손님들이 추가로 먹는 공기밥은 돈 안받는다. "그거 일년 내내 해봐야 쌀 한 포대야. 밥 먹다가 모자라서 그거 쪼금 더 먹겠다는데 짜잔한 거 그거 돈을 받으면 못써." 통과 배포가 큰  사장이다.

식당을 시작한다면 1억 원 까먹는 거 금방이다. 김 대표는 3년은 버텨야 승부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최소 1년 치 인건비는 가지고 시작해야한다. 그는 인건비를 줄이려고 종업원을 두지 않고 친정 엄마랑 둘이서 몸으로 버텼다. 어머니 박복림(85). 김치는 어머니가 담고, 오전에 서빙도 한다. 정정하다. 김 대표는 다른 사람이랑은 못한다. 어머니랑 손발이 맞다. "우리는 콤비여" 물론 엄마랑 싸우기도 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했지. 내가 여기서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다. 여태 계모임도 하나 없다." 그는 당시 기억을 끄집어냈다. 상동 집에서 가게로 가는 길에 학교마다 조기축구회가 있는 것을 본 김 대표.

아침마다 홍어무침과 막걸리를 챙겨 동네 초등학교를 다 돌았다. "처음엔 두고 가쇼 하는데 두 번째 가면 어머니 이리 오셔 해. 맛있으니까. 선전도 되고 손님도 잡았어." 그의 남다른 영업 덕분에 6개월 만에 가게가 자리를 잡았다. 그 당시 4월에 가게를 열었는데 9월부터는 미어터졌다. 노력 앞에 장사는 없었다.

6개월 만에 미어터졌다
"앞으로 여기서 17년 더 할 거여. 내가 80살까진 해야지.
내가 엄마를 보니까 활동을 해야지 긴장을 놓으면 아파."

장사가 꼭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계산하면 안 된다. 음식을 맛있게 해서 손님이 오게 하는 식당이 최고다. 김 대표는 식당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당부한다. 음식은 무조건 정직해야 한다. 안 그러면 실패한다. 음식을 사다가 들여 놓는 건 누구라도 한다. 열심히 정성을 해야 한다. 음식 장사는 거짓 없이 깨끗하게 나 먹을 것처럼만 하면 된다. "정직하게만 하면 식당은 돼! 맛만 안 변하면 끝까지 할 수 있어!" 김 대표는 정직, 정성, 청결을 몇 번이나 강조했다. 딱 17년 만, 80살까지만 가게를 운영할 생각이다.

   
▲ 무등산 추어탕 김숙자 대표

"돈은 옛날에 큰 식당할 때 더 많이 벌었다. 지금은 밥 먹고, 노후대책으로 저축이라도 하나 할 만큼만 하고 싶다"는 김 대표. "딱 8시에 우리가게는 끝나. 그래서 술안주 안하고 밥만 팔아. " 일요일과 명절 당일만 쉰다. 노모를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친정엄마가 국산영화를 좋아해서 일요일이면 운동할 겸 영화관까지 걸어간다. "어제도 「신과 함께」도 보고 맛있는 것도 사먹고.  다음엔 1987 보려고." 사이좋은 모녀다.

가장 작은 식당

무등산추어탕에서 아직까지 술먹고 진상부린 사람은 아직 없었다. "손님들한테 말을 너무 많이 시켜서 내가 진상일수도 있겠네." 김 대표는 웃으며 너스레를 떤다. 전라도식으로 하다보니까 욕은 아닌데 욕처럼 들릴 수도 있다. "아따, 난 친절하게 하는데 무섭다는 사람도 있당께"

"여기는 내 인생에서 제일 적은 식당이여. 그런데 이게 제일 재밌더라고. 사람들하고 얘기할 수 있잖여?" 모녀의 건승과 무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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