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

1998년 11월 18일 금강산을 향한 현대 금강호의 첫 뱃고동 소리가 통일을 열망하는 국민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듯이 지난해 부터 새로 개설된 육로관광은 남측과 북측의 비무장 지대를 통과하면서 분단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며 북으로 들어갔기에 해상을 이용한 관광 보다 현장에서 느끼는 긴장감과  감동은 더욱 컸다. <2004. 여름 금강산 통일기행>

▲ ⓒ부천타임즈 양주승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815 민족공동행사 부천추진본부’에서 주최하고‘부천Y시민회’가 주관한 <금강산 육로 통일기행> 행사에는 풀무원 육영재단 김관식 이사장을 비롯하여 백선기(부천시민연합공동대표), 김범용(부천Y시민회장),김명원(환경대안협회 이사장),박혜연(부천YMCA 이사장),박미현(부천시민여성연합회장),백두산(초등5) 등 부천시민 41명이 참가했다.
 
지금까지 금강산에 다녀온 사람이 70만 명 정도 된다고 한다. 작년 9월부터 육로관광이 시작된 이후 관광객 숫자가 늘어났는데 2박 3일 기준으로 배로 가면 약 70~80만원 이었는데, 육로로 가면서부터  20~40만원대로 가격이 절반 이하로 내려갔다. 금강산관광 초기에는 60대 이상의 실향민이 많았는데 지금은 초등학생부터 다양한 연령층이 금강산길에 나서고 있는 것을 현지에서 직접 볼 수 있었다.

▲ 한국의 초등학생들도 금강산 관광에 나섰다 . 온정리 금강산 온천앞 도로 ⓒ양주승

금강산 통일기행 첫날,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콘도에 도착하여 관광증 수령 및 출입사무소 통행검사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통과하여 강원도 고성군의 마지막 반쪽인 북측 장성항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북측 출입사무소에서 통행검사를 받고 온정리 소나무 숲속에 마련된 포레스트돔에 짐을 내려 놓음으로서 금강산통일기행 본 궤도에 진입했다.

온정리는 여행객을 위한 호텔과 펜션,야외켐프장 등이 있다. 위락시설로는 금강산온천을 비롯한 온정각 휴게소(식당,쇼핑센터,편의점),평양모란봉교예단 공연이 열리는 금강산문화회관 등 금강산 관광의 중심지다.

▲빌리지형 팬션(좌) 돔형 켐프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2박3일간 일정 중, 매일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앞 소나무 숲에 둘러앉아‘부천Y시민회’김범용 회장의 사회로 남북화해와 긴장해소,평화통일을 위한 자유토론 시간을 갖었다.

자유토론에 나선 ‘부천Y시민회’김범용 회장은“TV나 신문을 통해 보았던 북한군을 직접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깡마른 몸과 왜소한 체구,초라한 외모에서 북한의 어려운 현실을 체감했다. 과연 이들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았다. 수구언론을 비롯한 냉전세력이 오늘의 한반도 긴장을 부추키며 고조시키는 주역이다. 한겨레 한핏줄 북한 동포에 관심을 갖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 회장은 “매년 8.15 광복행사를 부천Y가 주최가 되어 행사를 치렀는데 이번 방북기행은 뜻깊은 행사로 통일을 앞 당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명원(환경대안협회 이사장)
 -“북측 봉사원과 대화를 나누면서 정서적으로 우리는 하나며, 같은 민족임을 재확인 했다”

박혜연(부천 YMCA 이사장)
-“북한주민들과 직접 만나 대화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통일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

백선기(부천시민연합 공동대표)
-“화해와 일치 앞에 전쟁과 적대는 멀어질 수 밖에 없다”

김영진(부천시정발전연구소장)
-“금강산의 울창한 산림을 보고 환경에 대한 소중한 체험도 함께 했다”

박미현(부천시민여성연합회장)
-“북한 주민과 군인들의 까맣게 탄 얼굴, 초라한 행색에서 어렵게 살고 있음을 느꼈다”

김경숙(강화생협이사장)
-“오늘 함께온 두 아들에게  통일이라는 소중한 경험을 산 교육으로 보여준 것이 보람이다”

▲ 지난 7월23일 제8차 이산가족 단체상봉이 열린 김정숙 휴양소 ⓒ부천타임즈 양주승

금강산통일기행 이틀째,차량을 이용하여 이동하는 동안 창밖으로 비쳐진 북의 표정은 너무 초라해 보였다. 60년대 한국에서 볼 수 있었던 낡은 스레트 지붕의 집과 공공건물 마져도 페인트칠이 벗겨진 채 있었고, 넓은 들판은 북측의 식량난을 말해주는 듯 온통 옥수수 밭과 잡초가 우거진 들녘 뿐이었다.

“우리는 우리식으로 산다”
길거리 곳곳에 “우리는 우리식으로 산다”라는 표어가 눈에 들어왔는데 그들의 주체사상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생각되지만 북측도 이제는 대화화 화합의 장으로 망설임 없이 나와 그들만의 식으로 사는 것이 아닌 “우리도 이젠 더불어 산다”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 구룡연으로 향하는 목련관 식당 앞에서 북측 봉사원들과 함께 건배를 ⓒ양주승

“남측의 시사문제도 비교적 잘 알고 있어”
구룡연과 만물상 관광코스 주차장 입구에는 관광객을 위한 식당과 매점이 있는데 북측 여성들이 김일성 뱃지를 달고 북한특산품을 비롯한 기념품과 음료와 주류를 팔고 있었다.

북측 지도원으로  보이는 남자들 역시 김일성 뱃지를 달고 있었는데 그들의 임무는 환경감시와 금지구역에서의 사진촬영제한, 각종사고예방 등의 임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필자가 그들에게 술을   권하자 받아 마시면서 “남측의 이라크 파병문제는 어떻게 되가고 있습니까?” 라고 물으며 “친일청산문제와 최근 문제가 된 모 정치인 패러디 사건”까지 남측의 시사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날 만난 북측 봉사원들은 우리일행이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관심을 보여주자 기념촬영도 응해 주는 등 퍽이나 우호적 이었다.

▲ 구룡연으로 향하는 길에 위치한 목란관 휴게소 ⓒ양주승

“통일을 향한 길에 진보와 보수의 편가르기는 없다”
25일 오후,평양모란봉교예단 공연이 끝난 후 현대아산 문화팀장의 중재로 북측 교예단과 인터뷰를 요청하였는데 북측 교예단장이 “남측 무슨 신문기자냐”라고 묻자 현대아산 문화팀장이 “남측에서 가장 진보적인 신문사 기자”라고 소개를 하자 “진보면 어떻고 보수면 어떻습니까, 통일을 향해 함께 매진해야지요”라고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현대아산 문화팀장이‘가장 진보적인 신문사’라고 강조하여 소개한 것은 혹시 북한이 싫어하는 언론사면 인터뷰를 거절할까봐 미리 선수를 친것.인터뷰가 끝난 후 현대아산 문화팀장은 북측 관계자 이지만 상당히 깨어있는 사람이라고 알려주었다.

▲ 차창 밖으로 본 북측 주민들의 공사현장 ⓒ양주승

공식 일정을 마치고 남측을 향하면서 버스 창밖을 통해 본 각종 공사현장은 오직 인력만으로 공사를 하는 듯 별다른 장비가 눈에 뛰지 않았다. 작업 현장에 동원된 인부들의 나이는 16세에서 20세 정도의 어린 청소년들이었으며 까맣게 그을린 얼굴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삽과 괭이를 가지고 작업을 하는데 손에 면장갑을 낀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 북측의 물자가 얼마나 부족한가를 단편적으로 볼 수 있는 현장이었다.

2박3일의 통일기행을 마치고 우리 일행을 실은 버스가 북측 경비구간을 벗어나 우리측 구간으로 들어서는 순간 창밖으로 보이는 훤칠하고 잘생긴 우리 국군을 보고 박수가 터져나왔다. 동안 우리 일행은 너무도 많이 긴장했다. 북측이 요구하는 각종 제한이 많아 조심했고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북을 향한 바닷길이 열린데 이어 육로가 열렸다. 이제 머지 않아 하늘길이 열리면 반세기동안 허리짤린 분단 민족이 하나로 되는 그 날이 꼭 오리라 믿으며 ‘금강산통일기행’을 마친다.

▲ 세계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평양모란봉교예단이 공연이 끝난후 관객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양주승

▒ 덧붙이는 글
금강산 기행을 주최한 <2004 민족공동행사 부천추진본부>는 오는  8월 15일 부천중앙공원에서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2004 부천시민통일문화제>를 개최한다.

▒ 통일음악회
8월 15일(일) 오후 7시30분 부천중앙공원 야외음악당

▒ 북한어린이돕기 사랑의 나눔장터 및 사랑의 바자회
8월 15일(일) 오후 3시 부천중앙공원

▒ 룡천소학교 편지보내기
북한 어린이에게 보내는 편지를  선정하여 전시

▒ 통일박람회. 통일족구대회
8월 15일(일) 오후 3시부터 중앙공원 일대에서 청소년 인형극, 훼이스페인팅, 통일족구대회,통일사진전, 북한음식,북한음료 시음회 통일그림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