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양주승 대표기자

클로이 모레츠가 목소리 출연하는 한국 애니메이션이자 한국인 최초로 디즈니 스튜디오에 입사한 김상진 애니메이터의 공동감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빨간구두와 일곱 난쟁이>가 제19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BIAF2017)을 찾아왔다.

▲ '빨간구두와 일곱 난쟁이' 포스터

개막 3일차 주말을 맞아 많은 관객들이 찾은 10월 22일(일) 오전, 김상진 감독과 장무현 감독이 참석한 <워크 인 프로그레스 : 빨간구두와 일곱 난쟁이>가 뜨거운 호응 속에 진행되었다.

객석에서 쏟아지는 박수와 함께 두 감독은 무대에 올랐다. 먼저 김상진 감독은 <빨간구두와 일곱 난쟁이>에 참여한 제작진들을 소개하며 프로그램의 포문을 열었다.

공동감독이자 CG 슈퍼바이저를 맡고 있는 장무현 감독과 <캐리비안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의 음악을 담당한 바 있는 제프 자넬리 음악감독, <빅>, <뮬란>에 참여한 토니 밴크로프트 감독 등 믿고 보는 제작진들로 작품의 기대감을 높였다.

<빨간구두와 일곱 난쟁이>는 외모만 따지다 저주받아 초록색 피부의 난쟁이가 된 일곱 왕자와 순수한 마음을 지닌 용감하고 활발한 공주, '빨간구두'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김상진 감독은 간략한 영화 소개와 함께 "이 작품은 'What if?'에서 시작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곱 난쟁이에 관해 다른 이야기 혹은 비밀이 있지 않을까?라는 궁금증이다. 재미있는 부분은 난쟁이뿐 아니라 백설공주에게도 비밀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이다."라며 작품을 제작하게 된 계기를 이야기했다.

이어 두 감독은 27, 10, 200 등 숫자를 키워드로 제작과정과 일화들을 풀었다. 장무현 감독은 "숫자'27'은 스토리를 발전시키기 위해 10명이 넘는 작가와 수많은 각색 버전들을 만든 수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김상진 감독은 "27이라는 숫자만큼 스토리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그리고 '200', 지금 제작에 참여한 스텝들의 숫자다. 30여명의 애니메이터, 모델 12명과 스페인에서 같이 작업하는 약 15명의 애니메이터 그리고 제작회사의 150여명 등 많은 이들과 함께 작업 중이다. 현재는 60% 정도 제작이 완료되었다. 내년 1분기 완성이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캐릭터 소개와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시도한 다양한 과정을 하나의 이미지로 보여주었다. 김상진 감독은 "하나의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수많은 과정이 있었다. 기본적인 컨셉을 유지하면서 디테일한 변화를 시도했다."며 백설공주부터 일곱 난쟁이의 상반된 모습 등 공개되지 않았던 제작과정의 이미지들을 보여주며 프로그램의 집중도를 높였다.

캐릭터 설명과 함께 목소리 연기를 담당한 배우들의 소개도 이어졌다.

▲ '빨간구두와 일곱 난쟁이'의 김상진 감독

백설공주역에는 할리우드의 주목받는 대세배우 클로이 모레츠가 맡았다. 김상진 감독은 <킥 애스>로 이름을 알린 클로이 모레츠의 털털하고 유쾌한 이미지가 백설공주 역과 잘 어울린다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Q&A시간에는 쏟아지는 작품에 대한 관심만큼 관객들의 질문이 연이었다.

<빨간구두와 일곱 난쟁이>가 극장용 3D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묻는 질문에 김상진 감독은 "누구든 자신 있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하지만 마음은 이 작품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꾸준히 애니메이션 시장을 발전시킬 작품들이 나오고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그러했고 제작진행 중인 많은 작품들이 있다. 이 작품이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 발전에 초석이 되어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작품을 발판삼아 더 많은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진중하게 답했다.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요소를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김상진 감독은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열정. 끝까지 가고자 하는 열망과 그것에 대한 사랑이 가장 필요하다. 그리고 꾸준하게 길을 가다 보면 실력도 늘지 않을까 싶다. 일단 해보고자 하는 열정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 장무현 감독은 ”같은 생각이다. 애니메이션 분야가 열악하다고 하지만 현재의 종사자들은 애니메이션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애니메이션은 창작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출발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BIAF2017에서 최초로 <빨간구두와 일곱 난쟁이>의 10분 영상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짧은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영상을 본 관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김상진 감독은 "친구들, 가족들과 함께 봐주시면 좋겠다. 저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사랑하기에 계속하고 있다. 지금 BIAF2017에 디즈니 레전드 버니 매틴슨과 에릭 골드버그 감독님이 방문하셨다. 버니 매틴슨 감독님은 디즈니의 64년차 애니메이터로 꾸준히 작업하신 분이다. 사랑하고 좋아한다면 애니메이션으로 향한 길에서 누구든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열심히 사랑하고 즐기면서 하시기를 바란다."며 프로그램을 훈훈하게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