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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의 순수함으로 사로잡는 '애기나리'
2004년 07월 16일 (금) 00:00:00 양주승 기자 dong0114@netian.com

화장을 하지 않은 여자친구의 맨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란적이 있습니다.
요즘 말대로 뽀사샤하고 촉촉한 얼굴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렇게 고운 피부와 아름다운 얼굴에 왜? 화장을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더 아름답고 예뻐지기 바라는 여자들의 속 마음 때문이었겠지만 화장한 모습 보다는 맨 얼굴이 더 예쁘고 매력적인 여자들을 가끔 만날 수 있습니다.

   
▲ 애기나리 ⓒ부천타임즈 양주승

마광수 교수는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라는 책도 펴냈지만 야한 여자의 기준은 화장과 옷,행동 등에서 묻어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산과 들에서 만난 꽃중에도 야한 꽃이 있는가 하면  화장을 하지 않은 순수한 꽃이 있습니다.백합(나리)과에 속하는 원추리는 야한 자태로 당나라 현종의 근심걱정 까지 잊게 해주었을 정도로 화려함을 뽐냅니다.

   
▲  솔나리(좌)와 나리(우)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원추리는 고개를 들고 유혹하는가 하면 솔나리는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내숭을 떨면서 유혹합니다. 백합(나리)과에 속하는 꽃의 종류는 약 130여종이라고 합니다. 참나리, 말나리,솔나리는 모두 키도 크고 꽃봉오리도 탐스럽고 크지만 ‘애기나리’는 이름 그대로 애기처럼 작고 앙증스럽습니다. 화장하지 않은 백색의 순수함으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 애기나리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도종환 - 나리꽃
 
세월의 어느 물가에 나란히 앉아
나리꽃만 한나절 무심히 바라보았으면 싶습니다
흐르는 물에 머리 감아 바람에 말리고
물소리에 귀를 씻어며 나이가 들었으면 싶습니다

살다보면 어느 날 큰물 지는 날
서로 손을 잡고 견디다가도
목숨의 이파리 끝까지 물은 차올라
물줄기에 쓸려가는 날 있겠지요

삼천 굽이 물줄기 두 발짝도 못 가서 손을 잃고
영영 헤어지기도 하겠지요
그러면 또다시 태어나는 세상의 남은 생애를
세월의 어느 물가에서 따로따로 그리워하며 살겠지요

그리워하다 그리워하다
목이 길어진 나리꽃 한 송이씩 되어
바위 틈에서고 잡풀 속에서고 살아가겠지요.

도종환님의 시(詩), <나리>는 수 많은 종류의 나리 중에서 <애기나리>를 표현했을 것이라고 필자는 추측합니다. 시의 어느 구절에도 화려함의 표현은 없고 “바위 틈에서고 잡풀 속에서고 살아가겠지요”라는 표현이 순결하고 순수한 <애기나리>임을 확신하게 했습니다.

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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