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양주승 대표기자

'자기'가 '자기 작품'을 심사하는 어이없는 '셀프심사'가 문화특별시 부천시 홍보실에서 발생했다.

부천시가 주최하는 제5회 '시(市, 詩)가 활짝'  공모전 심사에 자신의 작품을 출품한 <복사골신문> 이주희 시민기자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사실이 밝혀져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시가 활짝'은 부천의 관문인 육교나 버스정류장 , 전철 스크린도어에 짧은 싯구로 홍보에 활용해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 작년부터 전국 공모로 확대 했다.
 
공모전 심사과정에서 이주희 시민기자는 자신이 작품을 출품한 사실을 숨기고 심사위원으로 위촉됐으며 출품한 '짧은 시' 부문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다가 시인 고경숙 심사위원의 강력한 이의제기로 취소되는 사태가 23일 2차 심사과정에서 발생했다. 이주희 씨는 자기가 출품한 작품에 점수를 주고 심사위원 서명난에 서명까지 한것으로 드러났다.

▲ 고경숙 심사위원(수주문학상 운영위원장/전 한국문인협회부천지부장) ⓒ부천타임즈

고경숙 심사위원은 "20년 이상 문단생활을 하면서 (수주문학상 등) 각종 심사에 참여했지만 이처럼 비도덕적인 경우는 처음이다"라고 분개하면서 "특히 이 과정에서 더욱 화가 났던 것은 다른 아무도 그녀의 개념 없는 도덕성을 문제 삼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에게 (1차,2차심사에서 자신의 작품을 출품했다는 사실을 사전에 밝힐) 몇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왜 심사를 고사하지 않았냐고 물었는데, 그 문제에 대해선 그럼 이제와 어쩌라는 거냐는 식으로 한 번도 정식으로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고경숙 심사위원은 홍보실 직원의 제 식구 감싸기도 문제 삼았다.

"홍보실 직원이 (최우수상 취소해) 아깝다면서 '에이 가족 이름으로 할 걸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이거 뭐하는 거냐고, 그것도 안되는 거라고 했는데, 제가 더 화난 건 당사자나 주최측이나 그 사안의 심각성을 아무도 대수롭게 여기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상금이 30만원 밖에 안되는 거니 그냥 넘어가자는 식... 오히려 아깝다고 그 작품 써도 되냐고 당사자에게 묻고, 본인은 쓰라고 답하고... 이런 황당한 말을 계속 주고받는 거예요."

그는 "전국에 있는 응모자들께서 이런 몰상식한 여자가 심사를 한 걸 알면 어떻게 할까요?"라면서 "(심사위원의) 정체나 자질, 구성에 대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묻고, 이런 인성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이라면 당장 (심사위원을) 해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최측(부천시)에 제가 누누이 부천의 얼굴이 될 (시가활짝) 문구에 전문가의 심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시민의 입장 운운하며 묵살하더니 기어이 이런 사단이 났다"고 말했다.

또한 고경숙 시인은 "홍보실 직원들의 안이하고 내부자들간의 결속처럼 보이는 이런 자세들은 당장 척결되어야 할 적폐"라고 꼬집었다.

심사위원은 시인 고경숙, 부천문화원 유재숙, 복사골신문 이주희 시민기자, 김덕영 블로그기자, 홍보실 박경필 팀장 등 5명이다.

이와 관련 안치완 홍보실장은 " 복사골신문 시민기자를 심사위원으로 위촉 했는데  본인이 사전에 작품을 출품해서 심사위원 위촉을 고사했어야 했다"면서 "(홍보실에서)사전에 살피지 못해서 죄송하다.당사자에게 시민기자 사직을 권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SNS 페이스북에서 누리꾼들은 "셀프전성시대다, 국회의원도 본인이 주최하고 본인한테 주더니....요즘 셀프수상이 유행인 듯 따라할 것 따라 해야지...", "(기자의)자격이 없다", "이러면 복사골신문도 신뢰할 수 없다", "놀라운 일이다" ,
"공모전을 훼손시킨 당사자는 사과하길 바란다"," '세상에 이런일이' 프로그램에 강추합니다"등  비난의 댓글들이 줄이어 올라오고 있다.

한편 부천시는 공모 수상작을 육교, 버스쉘터, 지하철 스크린도어 등 옥외 홍보와 페이스북 등 온라인 홍보에 활용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육교 7개소를 비롯한 344개소에 수상작을 게시한 바 있다.

▲ 부천시 주요도로 육교에 설치된 '시가활짝' 싯구